한국인의 24시간, 한국인의 일생

구성/뉴스큐레이션팀 정영민 2016. 12. 12.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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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의 한국인 vs 2014년의 한국인

통계청은 5년에 한 번씩 '한국인들의 생활시간 조사'를 시행한다. 국민이 각자 주어진 24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조사의 결과는 노동·복지·문화 등 관련 정책의 수립이나 연구에 사용된다. 올해 4월에는, 생활시간 조사가 가장 먼저 시행됐던 1999년과 가장 최근이었던 2014년의 변화를 분석한 자료가 발표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은 하루 24시간 중 먹고 자는 데 11시간, 일과 공부를 하는 데 8시간, 노는 데 5시간 정도를 소요했다. 15년 전과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가장 큰 변화는 일·공부시간이 1시간 줄고, 수면·식사·개인관리의 시간이 1시간 늘었다는 점이다. 숫자는 한국인의 삶이 전보다 나아졌다고 말하고 있지만, 피부로 느껴지는 '삶의 질'이 정말 좋아졌는지는 의문이 든다. 통계청의 조사와 OECD 자료, 또 우리 삶의 단면을 보여줄 수 있는 각종 지표를 참고해 한국인의 하루를 세부적으로 살펴봤다. ※참고: '한국인의 생활시간 조사' 전체 자료는 통계청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 관련기사 먹고 자는데 11시간 쓰는 한국인… 15년 전보다 약 1시간 늘어

한국인의 24시간

23시24분에 잠자리 6시34분에 기상

한국인의 수면 부족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14년의 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49분으로 OECD 18개국 중 꼴찌였다. 수면시간이 가장 많은 국가는 프랑스로 하루에 8시간 50분 정도 잠을 잤다. 한국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기관마다 조금씩 다르게 조사된다. 2014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19세 이상 성인 남녀의 평균 수면시간이 6.8시간이었다. OCED 조사에서도 한국의 직장인들만 떼어 보면 평균 수면시간은 6.1시간으로 뚝 떨어진다. 2014년 통계청 자료 기준, 한국인이 잠자리에 드는 시각을 23시 24분 경이며 기상 시각은 오전 6시34분이었다. 수면 부족 탓, 키 더 작아진 고교생들 성인들의 짧은 수면 습관은 이미 청소년기부터 이어져 왔을 공산이 크다. 각종 지표에서 청소년들도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음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미국수면재단이 정하는 하루 적정 수면 시간이 8~10시간(14~17세 기준)인데, 한국의 고교생 절반은 "하루에 6시간도 못 잔다"고 답했다. 이러한 수면 부족은 신체 발달을 저하하는 원인이 되어, 2015년 한국의 고3 학생들의 키가 10년 전보다 더 줄어드는 결과를 낳았다. ▶기사 더보기

독일보다 4개월 더 일하면서 휴가는 1년에 8일 뿐

'세계적으로 일 많이 하는 한국인'도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니다. 지난해 OECD가 조사한 한국인의 연간 근로시간은 2,124시간으로, OECD 평균(1,770시간)보다 무려 354시간이나 더 많았다. 근로시간이 가장 짧은 독일(1,371시간)에 비하면 1년 중 4개월을 꼬박 더 일하는 셈이다. 그런데도 한국인이 1시간 일하고 벌 수 있는 돈(14.6달러)은 독일(31.2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기사 더보기 유급휴가 15일 중 8일 밖에 못 써… 선진국 평균은 20일 일하는 시간은 세계 1위인데, 한국 직장인들의 평균 휴가 일수는 전세계에서 6년째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가 조사한 결과, 세계 주요 28개국 중 휴가 사용 10일 미만을 기록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한국은 주어진 유급휴가 15일 중 평균 8일을 사용하는 데 그쳤지만, 28개국의 평균 휴가 일수는 20일에 달했다. 한국인이 휴가가 남아도 쓰지 못하는 이유로는 빡빡한 업무량과 대체 인력 부족이 꼽혔다. ▶기사 더보기

직장인은 1시간30분 학생은 1시간씩 매일 이동

20세 이상 취업자의 평일 출·퇴근 시간은 수도권이 1시간 36분, 비수도권이 1시간 11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의 학습 관련 이동시간(학교·학원 포함)은 초등학생이 59분, 중학생이 1시간 5분, 고등학생이 1시간 9분으로 진학할수록 통학에 더 많은 시간을 소요했다.

육아는 70% 이상 여자 담당 직장 여성, 하루 3시간 넘게 가사일

가사노동은 남녀의 차이가 가장 명확히 드러나는 항목이었다. 성인 남자들이 평일에 가사노동에 쓰는 시간은 평균 39분인 반면, 여자들은 평균 3시간 25분을 가사를 돌보는 데 사용했다. 그러나 1999년에 비해서는 약 35분가량 줄어든 수치다. 배우자가 있는 여성 중 비취업자, 즉 전업주부는 취업 여성에 비해 2시간 48분 더 많은 6시간22분을 가사에 소요했다. 2015년의 가족 실태 조사 결과, 12세 미만 자녀 밥 먹이기(73.3%), 공부 돌봐주기(73.1%), 준비물 챙기기(82.6%), 교육 시설 알아보기(77.5%) 등은 대체로 여자가 담당했다. 남편과 아내가 함께 분담하는 부분은 놀아주기(40%), 병원 데려가기(27.8%) 목욕시키기(23.3%) 정도였다. ▶기사 더보기

한 끼 식사에 평균 30분 한국인 3명 중 1명은 매일 외식

한국인은 아침·점심·저녁의 하루 세 끼 식사에 평균 1시간 30분 정도를 소요했다. 한 끼를 먹는 데 30분 정도 걸리는데, 이는 1999년보다 3~4분 늘어난 것이다. 식사를 시작하는 시각도 점심과 저녁의 경우 20~30분가량 빨라졌다. '집밥' 대신 외식을 하는 비중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013년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3명 중 1명은 매일 밖에서 밥을 사 먹었으며 가장 선호하는 외식 메뉴는 김치찌개였다. ▶기사 더보기 커피 하루 1.7잔, 사과보다 귤 까먹기 좋아해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도 점차 옛말이 되고 있다. 1인당 쌀 소비량은 매년 줄고 있는데, 2013년(69.8kg)의 수치는 1970년(136.4kg)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대신 밀가루와 단백질이 주식인 쌀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특히 술자리에서 고기를 많이 먹는 20~30대의 남성의 경우, 단백질을 권장섭취량보다 최대 80% 이상 더 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한국인의 식습관 중 눈에 띄는 것은 음주·커피 섭취량이다. 15세 이상의 한국인은 연간 9.16ℓ의 술을 마시는데, 이는 OECD 국가 중 중간 수준이었다. 커피는 하루 평균 1.7잔을 마셔 쌀밥이나 잡곡밥보다 자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인은 과일 중 귤을 가장 즐겨 먹었다. ▶기사 더보기

밥보다 '스마트폰' 20대의 71% "혼자 노는 게 좋다"

한국의 20대 71%는 "혼자 노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친구와 함께 여가를 보낸다고 답한 비율은 2007년 34.5%에서 2015년에는 8.3%로 대폭 줄었다. '나홀로 여가족'은 하루 평균 4시간 34분 정도를 여가에 할애했데, 대부분 TV나 스마트폰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TV시청 시간은 평일엔 1시간 53분, 주말엔 더 길어졌다. 한국인이 휴일에 가장 많이 한 여가활동도 TV 시청(51.9%)과 영화 관람(48.6%)으로 조사됐다. ▶기사 더보기 스마트폰을 쓰는 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 20분으로, 식사 시간보다 더 길었다. 활용 용도 순으로는 게임·웹툰 등 엔터테인먼트(평균 52분) ▷ 메신저와 SNS(평균 50분) ▷ 정보 검색(평균 27분) 등이었다.

하루 독서시간 6분 대학생보다 공부 많이 하는 초등생

10세 이상 한국인의 하루 평균 독서시간은 6분에 불과했다. 2014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전체 국민 중 하루 10분 이상 책을 읽는 사람은 평일엔 9.7%, 주말엔 10.5%였다. 이들은 평일에 1시간 5분 정도 책을 읽는다고 답했다. 독서량과 더불어 학생들의 평균 학습시간도 5년 전보다 32분 줄어들어 6시간 17분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부터 시행된 주5일 수업제의 영향 덕인데, 주목할 점은 초등학생(5시간 23분)의 공부시간이 대학생(4시간 10분)보다 길었다는 것이다. ▶기사 더보기

집에서 시간 보내는 한국 어린이들 야외활동 미국의 1/3 수준

'운동 부족'도 한국인에게 나타나는 고질적인 특성이었다. 2014년에 한국인이 집에 머문 시간은 일주일 평균 14시간 59분으로, 1999년(14시간 35분)보다 20여 분이 더 늘었다. 성별로는 여자가 남자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3~9세의 한국 어린이들도 다른 국가의 같은 연령대 어린이들보다 바깥 활동 시간이 적었다. 한국의 어린이들은 하루 평균 34분을 실외에서 보냈지만, 미국 어린이와 캐나다 어린이는 각각 1시간 59분, 1시간40분을 밖에서 활동했다. 이는 한국 어린이들이 학원에 가거나 TV·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많아 그런 것으로 분석된다. ▶기사 더보기

한국인의 일생

/조선DB.

일생의 큰 부분인 출생·결혼·사망 통계를 살펴보는 것도 한국인의 현재 모습을 아는 방법이다. 출생·결혼·사망 통계는 한국의 인구수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17년 만에 신생아 수 최저… 아기 울음소리 안 들리고,

올해 한국의 신생아 수는 인구 통계가 시작된 1925년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2005년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이 그간 가장 낮은 1.05명을 기록한 이후, 10년간 저출산 대책을 시행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2004년 통계청의 조사를 보면, 한국의 30대 기혼 여성들은 네 명 중 한 명꼴로 아이를 낳지 않거나 한 명만 낳았다. 첫 아기를 낳는 연령도 31세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늦은 결혼과 더불어 가임 여성(15~49세)의 수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 낮은 출산율의 원인으로 꼽힌다. 가임 여성은 지난 10년간 매년 평균 9만4000명씩 줄었으며, 특히 아기를 많이 낳는 연령층인 25~34세의 여성은 감소세가 더 심했다. ▶기사 더보기

40년 만에 年 혼인수 30만건 아래로… 결혼 행진곡도 안 들린다

혼인적령기(25~34세) 남녀가 결혼을 꺼리거나 포기하는 비중도 점차 늘고 있다. 국내의 혼인 건수는 2011년부터 5년간 꾸준히 줄어들었다. 특히 올해는 연간 혼인이 30만 건 이하로 떨어졌는데, 이는 40년 만의 일이다. 낮은 혼인율의 가장 큰 이유는 인식 변화다. 20대 젊은이 중 '결혼이 필수'라고 답한 사람은 6.5%에 불과했으며, 국민 두 명 중 한 명은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기사 더보기 총각 6명 중 1명은 "신부가 없어"… 기혼男 25%는 이혼 위기 그런가 하면, 80년대 남아 선호 사상이 팽배할 때 출생한 남성들은 '짝이 없어' 결혼을 못 하기도 한다. 특히 올해는 '최악의 남초(男超)' 해로, 총각 6명 중 한 명은 신부가 없어 결혼하지 못하는 경우였다. ▶기사 더보기 혼인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점차 많아진다. 기혼 남성 4명 중 1명은 이혼 위기에 처해 있다는 분석이 나왔으며, 이혼에 관한 인식도 바뀌어 국민의 60%는 "이혼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혼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적 요인이었는데, 남성의 학력에 따라 중졸 이하(48.4%) ▷ 고졸(28.2%) ▷ 대졸(20.6%) 순으로 이혼할 확률이 낮아졌다. ▶기사 더보기

퇴직 후에도 11년간 '다른 일'… 폐암·간암으로 사망하는 한국인

한국인의 말년은 어떨까? 다른 선진국 국민들에 비해 한국인들은 노후 준비를 제대로 못 한 탓에, 정년퇴직한 후에도 일을 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 남성의 실질 은퇴 연령은 71.1세로 멕시코(72.3세)에 이어 OECD 국가 중 2위였으며, 여성도 평균 70.4세까지 일해야 했다. 주 직업에서 퇴직한 후에도 계속 일을 하는 한국인들은 고용시장에서 완전히 퇴장하는 데까지 11년이 걸리며, 이는 전세계에서 가장 길었다. ▶기사 더보기 하루 평균 5,000원으로 생활하는 노년층… 나들이도 1년에 한 번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노년층은 '1년에 영화 한 편 보기도 힘든' 수준의 용돈으로 생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용정보원이 60대 이상의 노인들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평균 5,000원으로 하루를 보내며 한 달 용돈은 15만7000원에 불과했다. 나들이 횟수는 1년에 1.1번, 영화·공연·스포츠 등의 관람 활동은 5년에 한 번 밖에 하지 못했다. ▶기사 더보기 힘든 노년을 보낸 한국인들은 '암(癌)'에 걸려 사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통계청의 '한국인 사망 원인' 조사에서 33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인구 10만 명당 150.8명이 암 때문에 사망했다. 암 중에서는 폐암 ▷ 간암 ▷ 위암 ▷ 대장암 ▷ 췌장암 순으로 사망률이 높았다. 반면 10~30대의 젊은 층에서는 자살이 사망 원인의 1위를 차지했는데, 2013년에는 하루 평균 40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꾸준히 늘어 지난해 기준으로 남성 79년, 여성 85.2년이었다. 남녀간의 수명 격차는 1985년에 8.6년이었지만, 2015년엔 6.2년으로 줄었다.

불행한 나라의 피곤한 국민들

어떤 일을 할 때 '죽도록 해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한국인들. 하루 24시간과 80년 일생을 꽉꽉 채워 살고 있는 한국인들은 얼마나 행복함을 느끼고 있을까?

/조선 DB

'열심히' 살고 있는지는 몰라도, 수치상으로 드러난 한국인의 삶은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OECD를 비롯해 UN, 갤럽 등 행복지수를 측정하는 기관과 기준은 모두 다르지만, 어떠한 기준으로 조사해도 한국은 하위권에 있다. '행복'을 측정하는 항목들은 주거·소득·교육·환경·정서적 평안 등 여러가지다. 행복지수뿐 아니라 삶의 질을 평가하는 조사에서도 한국은 100점 만점에 50점을 겨우 얻는다. ▶기사 더보기 "가족과 안 친해" "외롭다"… 엄마도 아이도 불행한 한국인 더 안타까운 건, 한국 아동·청소년의 '삶의 만족도'도 OECD 국가 중 최하위라는 점이다. 한국 아이들이 답한 삶의 만족도는 60점으로, 아이들이 가장 행복한 네덜란드(1위·94.2점)와는 무려 30점 넘게 차이가 났다. 초·중·고교생이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학업'과 '부모와의 관계'였다. 특히 "가정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다", "외롭다고 느낀다"고 말한 청소년의 비율은 OECD 평균의 2배였다. 엄마들의 행복을 측정하는 '엄마 웰빙지수'에서도 한국은 30위로 떨어진다. 1~5위는 모두 북유럽 국가들이 휩쓸고 있다. ▶기사 더보기

"행복은 숙제가 아니다"

/조선DB·정지섭 기자

국민의 97%가 "행복하다"고 말하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부탄'이란 나라가 있다. 히말라야 오지에 있는 이 나라는 인구 68만 명, 1인당 국민소득은 2,772달러에 불과한 소국이다. 소득 수준이 높지 않음에도 부탄이 행복한 이유는, 이 나라의 국민들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평안한 마음을 행복의 제1조건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국민소득·복지제도·교육환경 등을 우선하는 행복지수에서는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에 오른다.

2016년, 하루를 25시간처럼 써 온 당신 행복한가요? 반면 한국의 행복 수준은 아르메니아, 가봉, 팔레스타인, 이라크, 아이티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다들 어렴풋이 알듯, 이들 나라는 오랜 전쟁에 시달리거나 지구촌의 최빈국들에 속한다. 이제 '살 만큼 사는' 한국은 '행복' 얘기만 나오면 유독 맥을 못 춘다. 혹자는 한국인이 끊임없이 경쟁하는 구도에서 살아온 탓에 행복하지 않다고 말한다. 풍부한 자원이나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지 못한 나라에서 각자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밟고 올라서야 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는 타인에게 평가받기를 좋아하는 한국인의 특성이 불행의 원인이라고 꼬집는다. '행복'이라는 것 자체가 추상적인 개념이기에, 분석도 제각각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행복해져야 할까? '행복학'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행복해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라고 조언한다. 주어진 과제처럼 뭔가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 행복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2016년, 24시간을 25시간처럼 지내온 한국인들은 이제 하루를 꽉꽉 채우며 사는 법보다 비우며 사는 법을 생각해야 할 때다. ▶관련기사 명문대에 좋은 직장에… 남들 날 부러워하는데 난 왜 행복하지않죠? ▶관련기사 휴가 때면 여행 가는데… 내 삶, 왜이렇게 힘들지? ▶관련기사 그 미소엔 83%의 행복과 17%의 두려움이 담겨있다참고=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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