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주 팔자 얻으려고? 어처구니없는 '출산 택일'

서유정 2016. 12. 1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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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출산 택일'이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점쟁이나 역술인이 불러준 날짜에 아기를 낳으면 아기가 좋은 사주나 팔자를 갖게 된다는 건데요.

예비 부모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터무니없는 상술이 줄지 않고 있습니다.

서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철학원.

배 속의 아기를 언제 낳으면 좋을지 묻자 역술인이 익숙한 듯 날짜를 건넵니다.

[A 철학원 역술인]
"요즘엔 다 택일 날짜 잡아서 (수술)해요. 날짜를, 좋은 날짜를 잡아서…."

정확히 몇 시 몇 분에 제왕절개를 하면 아기가 재물운이 있는 팔자로 태어나 부자로 살 것이라고 말하는 역술인도 있습니다.

[B 철학원 역술인]
"제왕절개 할 때 시간까지 맞춰야 해요. 탯줄 자를 때 기가 무슨 기가 들어가느냐에 따라… 제왕절개 하면 그 제왕절개 시간 팔자대로 가요."

일부 산모들은 택일 날짜가 일요일이어서 일요일에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다니기도 합니다.

[출생 택일 부모]
"좋은 사주가 있다는 말이 있으니까 이왕이면 좋은 날에 태어나는 게 아기한테도 안 좋은 일도 덜 생기고…."

내 아이에게 좋은 사주를 만들어주겠다며 출산 택일을 받으러 다니는 부모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가는 철학관 마다, 점집마다 제시하는 출산일이 제각각입니다.

한 철학원에 찾아가 내년 4월 18일이 출산 예정일인 태아의 출산 택일을 부탁했습니다.

[C 철학원 역술인]
"(예정일에 낳으면) 자식하고도 사별, 이별 (사주가) 이렇게 나오죠. 이런 운을 만나지 말아야죠. 4월 6일 11시30분에서 오후 1시29분 사이에 낳아야 딱 좋아요."

하지만 다른 철학원에서는 전혀 다른 날짜와 시간을 얘기합니다.

[D 철학원 역술인]
"(4월) 14일 아침 7시 30분에서 9시 30분 사이 이때 애를 끄집어 내면 돼요."

출산일은 서로 다르게 불러도 고액의 복비를 요구하는 건 똑같습니다.

[E 철학원 역술인]
"만약에 그 시간대에만 나오면 부귀하게 산다… (복비는) 10만 원…."

산모의 집을 직접 방문해서 출산 택일을 해주고 풍수지리까지 봐주면 복비가 250만 원을 넘기기도 합니다.

[곽금주/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우리 사회가)노력만으로 안 된다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요. 이 아이가 원래 태어날 때부터 뭔가 운명이 좋아야겠다… 그런 불안심리가 있는 거죠."

출산 택일은 허무맹랑하고 믿을 수 없는 얘기지만 아이 키우기 힘든 우리나라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MBC뉴스 서유정입니다.

서유정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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