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미래에 '협동조합'이 해답, 정말일까?

김영주 2016. 12. 1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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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 사회적 경제①] 경기도 교육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한 네트워크

[오마이뉴스김영주 기자]

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센터는 2015년부터 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해 사회적기업, 마을공동체, 비영리 법인 등 3개 이상의 조직이 모인 협동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협동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협동화사업'이 실제로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성장하며, 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는지 그 걸음을 쫓아가 보았다.
<편집자말>

▲ 제1회 청소년협동조합 교육포럼 청소년 사회적경제 교육을 받은 120명과 학교협동조합을 추진하고 있는 학생들이 모여 교육포럼을 진행했다.
ⓒ 김영주
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센터는 협동화사업 일환으로 경기도 6개 지역 협동조합을 모아 '경기도 교육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한 네트워크'(이하 교육협동조합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는 6개 협동조합은 사회적경제지원협동조합이음(남양주), 만듦협동조합(고양), 더불어꿈협동조합(동두천), 라온경제교육협동조합(수원), 파주녹색농업사회적협동조합(파주), 사회적협동조합신난다(양주)이다.

교육협동조합 네트워크는 그동안 협동화 사업을 하는 6개 지역에서 '청소년 사회적경제 교육'을 추진했다. 그 결과, 지난 11월 26일 1년간 사회적경제 교육을 받은 청소년과 학교협동조합을 추진한 청소년들이 경기도체육회관에서 모였다. '제1회 청소년협동조합 교육포럼(아래 교육포럼)'이 열린 것이다. 이날, 경기도체육회관엔 웃음이 가득했고, 서로를 격려하는 소리가 이어졌다. 때맞춰 첫눈이 내렸다.

이날 교육포럼의 문을 연 것은 전민석 남양주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이다. 전민석 센터장은 "사회적경제일자리는 우리나라 전체 일자리의 0.3%에 지나지 않다. 그러나 30%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 20억 개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있는 이 시대, 새로운 일자리는 사회적경제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고 확신에 찬 발언을 한 뒤, 남양주에서 추진한 '협동화 사업'을 소개했다.

남양주에서는 낡은 컴퓨터를 수리해 노인 등 취약계층에 나눠주는 사업을 실시했다. 남양주에 있는 사회적기업 (주)한국컴퓨터재생센터와 주식회사 순성산업, 진건고등학교 학생들이 힘을 모아 노인 등 취약계층에게 컴퓨터 40대를 보급했다.

진건고등학교 컴퓨터 동아리 DEV가 불용컴퓨터를 수거하면, 사회적기업인 ㈜한국컴퓨터재생센터가 수리해서 각 가정에 설치해 주는 방법이었다. 이에 따른 비용은 주식회사 순성산업이 댔다.

이 사업 수혜자는 노인 등 취약 계층만이 아니었다. 학생들도 수혜자였다. 노인들이 보기 편한 글씨 큰 자판기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컴퓨터 관련 대학에 진학하기로 결심한 학생이 있으니, 어쩌면 더 큰 수혜자는 학생일 수도 있겠다. 협동화 사업이 학생들의 꿈을 찾아준 것이다.

아이들의 미래, 협동조합이 답이다
▲ 흥덕쿱의 사례 발표 흥덕쿱 혐동조합의 사례를 발표하고 있는 흥덕고 방세린, 이주은 학생.
ⓒ 김영주
전민석 센터장 사례 발표에  이어 학생들 사례 발표가 시작됐다.

용인 흥덕고에 재학중인 방세린(3), 이주은(1) 학생은 '흥덕쿱' 사례를 발표했다. '흥덕쿱' 협동조합에서는 학교 매점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 학부모, 교사가 힘을 모아 지난해 4월 1일 만들었다.

[방세린] "지난 2012년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매점이 학교에 들어섰어요. 그런데, 불량식품이 주를 이뤘고, 매점 주변에 쓰레기가 가득해 학생들의 불만이 많았죠. 어느 날, 매점에서 파는 햄버거가 잘 만들어진 걸까라는 의문에 관찰을 해보게 되었는데 한 달이 지나도록 상하지 않았어요. 방부제가 많이 섞였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학생들이 원하는 매점을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자극적이지 않은 밍밍한 친환경 먹거리를 친구들이 맛있다고 할 때였어요. 경쟁 생활 속에서 협동의 자세를 배우게 된 점도 큰 성과이고요. 그 속에서 느낀 선후배의 유대감, 학교에 대한 애정 등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어요. 지난 3년간 흥덕쿱 활동을 통해 제 진로도 찾았어요. 협동조합에 대한 교육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에 상명대학교 교육대학에 이번에 입학하게 되었어요. 가장 큰 깨달음은 '내가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지'를 찾았다는 것입니다."

[이주은] "학생들은 로고 등을 만드는 재능기부를 하고, 학생 임원들은 시식회, 환경캠페인, 조합원활동 이벤트, 위캔두잇 공동체 영화상영 등을 했어요. 학부모는 바쁜 점심시간에 봉사를 해주었고요. 교사들은 전남구례에 있는 자연드림파크와 희망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등을 탐방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었어요.친환경제품 교육도 할 수 있게 도와 주었고요."

자치, 상생, 소통을 배우다

용인 현암고는 '마을교육공동체 개방형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이 협동조합에서는 북카페, 소공연장, 매점, 자치배움터를 만들어냈다.

이밖에 학생 리더십 캠프 운영, 사회적경제교육, 학부모 조합원 협동조합 스터디 등 학생회와 함께 많은 활동을 펼쳤다. 이에 그치지 않고 용인, 성남의 사회적경제 나눔장터와 용인협동조합의 문화콘서트에도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지역 연계활동도 펼쳤다.

김선정(2), 박서영(1) 학생은 "사회적경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학교에 복합문화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고, 올해 4월20일 창립총회를 진행했다. 협동조합 설립은 학생회장단 주요 공약이기도 했다"고 협동조합 설립 배경과 과정을 설명했다. 김선정 학생이 협동조합이 그동안 한 일과 성과를 차근차근 설명했다.

[김선정] "현암고가 엄청 크거든요. 우리는 이 학교 공간이 마을에 개방되기를 원했어요. 그 결과 학교는 마을공동구간, 복합문화공간, 학생자치공간으로 변모하게 됐어요. 또한 학생들은 협동조합을 통해 자치, 상생,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치게 되었죠. 학교에 꼭 필요한 일을 마을과 함께 해결할 생각을 갖게 된 것도 소득이라면 소득이죠. 학교에 가로등을 설치하고,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학생이 타고 다닐 통학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마을에 건의하기로 했어요. 우리 학교가 산중턱에 있고, 길도 어둡거든요. 꼭 추진되게 하려고 합니다."
▲ 청소년의 미래, 협동조합이 답이다 '청소년의 미래, 협동조합이 답'이라고 명확히 제시하는 경기도교육협동조합 네트워크.
ⓒ 김영주
▲ 청소년 사회적경제 교육 교육협동조합 네트워크는 학교 현장에서 '청소년 사회적경제 교육'을 추진해 왔다.
ⓒ 김영주
남양주 도농중 '오니언 동아리' 김지후(2), 박채린(2) 학생은 꿈의학교 운영사례를 발표했다.

[김지후·박채린] "경기도 꿈의학교 사업으로 부모님이 안 계실 때 해먹을 수 있는 레시피를 공유하고, 음식 만드는 법을 배웠어요. 파스타, 궁중떡볶이, 주먹밥 등을 만들었는데, 단순히 배운 것에서 그치지 않았어요. 초등학생과 나눴어요. 초등학생을  위한 방과후 친구 프로젝트였는데, 그 프로그램에서 간식 만들기를 추진해 함께 만들어 먹었어요.  그 밖에 종이접기, 보드게임, 같은 것도 했고, 마을축제 만드는 법도 배웠어요. 우리는 오니언(양파) 동아리 라는 이름처럼, 까면 깔수록 즐거운 프로젝트를 준비해 나갈 계획입니다."

학생들 발표가 끝난 뒤 김경래 경기도교육청 마을교육공동체 학교협동조합추진단 장학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김 장학사는 "발표자들의 모습을 지켜보니 협동조합 활동을 하며 자기성장을 한 것 같다"는 소감을 말했다. 이어 "학생들은 무조건 도전해보기, 실패할까 두려워말기 등의 자세를 가졌으면 하고, 민·관에서는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학생들이 보다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날 교육포럼에서 김정원 협동조합교육네트워크 사회적협동조합 대외 협력본부장을 만났다. 그는 기자에게 "아이들의 미래, 협동조합이 답"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어 그는 "한 중학교에서 협동조합 특강을 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정말 똑똑하고, 협력할 자세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래서) 청소년협동조합 교육이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교육이라는 것을 확신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청소년협동조합 프로그램과 교육강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2014년부터 협동조합 강의를 준비했다. 2015년 하반기부터 그가 주로 활동하는 남양주 중.고등학교에서 협동조합 교육을 진행했다.

그는, 대학원에서 사회적기업 창업과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전공한 사회적 기업 교육 전문가다. 그와 전문기관이 힘을 모아 개발한 교육 프로그램은 교육교육협동조합 네트워크에서 요긴하게 쓰이기도 했다. 사회적경제에 종사하는 기업과 비영리 단체 같은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하는 방법 등이 담긴 20시간짜리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김 본부장은 협동조합의 필요성을 힘주어 강조했다. 자신이 협동조합 교육에 뛰어든 이유도 담담하게 밝혔다.

"협동조합의 가치는 어느 정도 알고 있으나, 교육 프로그램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그래서, 제가 한번 하기로 마음 먹은 거죠. 활동(교육)을 하면서 협동조합은 계속 수정, 보완이 될 것입니다.  그 모든 것들이 사례, 실적, 경험으로 이어질테고요. 그런 점에서 교육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합니다. 사례, 경험을 나눠야 하니까요. 교육네트워크의 궁극적 목표는 협동조합의 미래생태계 구축이에요. 더불어 협동조합 운동으로 확산되길 바랍니다.

세상이 협동조합으로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청소년한테 협동조합 교육을 하면서 꿈으로 끝나지 않으리라 확신합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학교협동조합을 만들어내고, 교육협동조합 네트워크가 함께 한다면, 이것이 바로 협동조합 운동으로 승화하는 것 아니겠어요. 우리 사회가, 우리 아이들 미래를 걱정하고 우리 아이들을 끌어안았으면 좋겠어요. 전 매년 즐거워요. 지역사람들의 성장이."
▲ 청소년 사회적경제 프로그램 청소년들이 직접 사회적경제 워크샵을 통해 협력을 하기 위한 조건과 우리가 함께 해결하고 싶은 문제들을 발굴한다.
ⓒ 김영주
▲ 교육협동조합 네트워크 회의 6개 협동조합 일원들이 모두 모여 '청소년 사회적경제 교육'에 대한 활동방향(목표)을 설정한다.
ⓒ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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