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충돌 가능성 있는 소행성, 1만5천개 있다

박근태 입력 2016. 12. 11. 19:53 수정 2016. 12. 12.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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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소행성의 날'공식 지정..내년부터 6월30일로
6500만년 전 충돌로 공룡 멸종
1908년 러시아에 떨어진 소행성
히로시마 원폭의 185배 넘는 충격
100m짜리 떨어지면 남한전체 피해
우주위험 매뉴얼 등 대응 나서

[ 박근태 기자 ]

유엔이 지난 7일 내년 6월30일을 ‘국제 소행성의 날’로 지정했다.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소행성에 대해 국제 사회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서다. 유엔은 “점차 증가하는 소행성 충돌 위협에서 지구의 안전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 공식 기념일을 지정했다”고 밝혔다.

◆퉁구스 충돌일 기념

국제 소행성의 날로 지정된 6월30일은 약 100년 전인 1908년 러시아 시베리아 퉁구스 지역에 소행성이 떨어진 날이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 23개국은 2013년부터 소행성의 날로 지정해 경각심을 높여왔다. 유엔도 같은 해 총회를 열어 국제 소행성 위험성을 파악하는 경고그룹(IAWG) 설립을 승인했다.

유엔이 소행성 알리기에 나선 것은 소행성 충돌이 지구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퉁구스에 떨어진 소행성 역시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리틀보이) 폭발력의 185배가 넘을 정도였다. 이 충돌로 약 2000㎢의 숲이 불에 탔다. 65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 공룡 멸종을 부른 원인도 소행성 충돌 때문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지름 50m 소행성이 떨어지면 대도시 하나가, 100m짜리가 떨어지면 남한 전체가 심각한 피해를 보는 수준이다. 50m짜리 소행성은 100년에 한 번꼴로 지구로 날아온다.

◆100만개 중 0.8%만 관측

소행성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호텔 수영장(지름 16~31m) 크기인 2016EF195 소행성이 지구와 달 사이 10분의 1 거리인 3만8463㎞ 거리를 스쳐 지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통신방송위성인 무궁화위성이 떠 있는 높이 정도다.

2월에는 이보다 훨씬 가까운 1만4320㎞ 거리를 지름 2~5m짜리 소행성(2016DY30)이 스쳐 지나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 등 지구근접물체(NEO)가 1만50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간은 이 가운데 0.8%만 관측했다. 지구에 위협이 되는 수m~수십m 크기 소행성은 해마다 1000개씩 발견하는 데 그친다.

문홍규 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부분 소행성이 일반 태양계 행성과 달리 크기가 작아 태양빛을 반사하는 면이 작다 보니 관측 위성이나 관측 망원경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다수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기 전 3~4일 전에야 발견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소행성 가운데 일부는 태양 에너지를 받아 추진력을 얻는 야르코프스키효과가 나타나 불규칙한 궤도로 날아든다. 과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앞으로 100년간 치명적인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은 0.01%다. 지구에 접근하는 소행성 1만개 중 1개 정도가 가공할 수준의 피해를 줘 인류를 포함해 지구를 멸망에 이르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NASA, 미 소방당국 모의 재난훈련 시행

NASA는 9월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를 쏘아 올리고 지구에 접근하는 소행성에 주목하고 있다. 베누로 불리는 이 소행성은 100년 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NASA와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 미 공군은 10월 캘리포니아에서 소행성 충돌에 대비한 모의 훈련을 처음 시행했다. 훈련은 2020년 9월20일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2%인 소행성이 발견됐다는 천문학자의 보고가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소방전문가와 과학자들은 소행성이 캘리포니아 해안에 충돌하는 상황을 가정해 시민 수백만명을 대피시키는 방안을 마련했다.

국내에서도 인공위성 추락과 소행성 충돌 가능성 등 우주 위협에 대비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가동한 외계 행성 탐색 시스템(KMTNet)으로 지구에 접근하는 소행성을 찾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천문연구원은 올 1월 처음으로 우주위험 대응 매뉴얼을 작성하고 관계 부처와 활용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대부분 내용이 인공위성 추락이나 우주물체 충돌에 집중돼 있어 이보다 피해가 심각한 소행성 충돌에 대비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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