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 반쪽 가입..홀로 남은 현대상선의 비애(종합)
규모 열세 속에서 생존을 위해 성장 희생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현대상선이 세계최대 글로벌 해운동맹 2M에 정식 가입하지 못하고 일감을 교환하거나 매입하는 느슨한 형태의 협력관계로 출발하게 됐다. 일감을 더 얻는 대가로 선박 신규확보 등으로 규모를 더 키우지 않는 굴욕적 조건도 수용했다. 규모와 재무구조 열세 속에서 생존을 위해 성장을 희생한 모양새다.
현대상선은 11일 " '2M+H 전략적 협력'(Strategic Cooperation)이란 이름으로 선복을 교환하거나 매입하는 낮은 단계의 동맹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2M+H'협약은 일단 3년으로 잡혔다. 이는 머스크와 MSC로 이뤄진 2M 정식 동맹이 협력기간이 10년이라는 것에 비해 크게 짧은 것이다.
정회원을 의미하는 선복공유(VS) 파트너로 가입은 3년후 현대상선의 재무구조와 유동성이 개선된 이후에나 검토하는 것으로 됐다. 선복공유는 항로 운영시 동맹 해운사들의 배를 섞어 마치 한회사처럼 운항하는 방식이다. 이에 비해 선복교환이나 매입은 해운사가 자체 선박으로만 구성하되 짐을 실을 공간(선복·슬롯)을 등가로 교환하거나 돈주고 사는 것이다.
이번 협상 타결에 대해 현대상선은 "낮은 단계의 제휴인 것은 맞지만 타선사에 대한 배타성과 미국 해사위원회(FMC)에 신고해야하는 구속력 있는 제휴관계라는 점에서 명백히 해운동맹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상선 2M 가입이 반쪽이라는 평가는 비켜가기 힘들 전망이다. 치킨게임에서 현대상선의 선대 확대를 원하지 않은 2M과 일감을 더확보해 열악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더 급한 현대상선의 입장이 절충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도 그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현대상선은 이날 "2018년까지 예상되는 초과 공급에 의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선대규모, 재무상태, 수익성 등 모든 면에서 상대적으로 2M과의 협상 열위에 있는 상황하에서 실리에 방점을 두고 협상팀이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번 협상에서 현대상선이 얻은 것은 일감이다. 이와 관련 현대상선은 "기존 G6 규모대비 약 20% 더 많은 선복량이 할당된다"고 전망했다. 또 현대상선이 경쟁력 있는 북미서안 운영항로는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어난다.
대신 현대상선은 선박 신조 발주 등으로 규모를 키우지 않는다. 2M과의 협력기간이 3년으로 짧게 돼 있는 것도 이같은 독소조항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3년이 지난뒤에도 현대상선이 홀로서기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계속 2M의 볼모로 남아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M 가입은 산업은행이 지난여름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계획을 승인할 때 중요한 조건 가운데 하나였다. 현대상선은 지난 7월 "머스크 및 MSC와 2M과 공동운항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하며 법정관리를 피했다. 그러나 현대상선의 2M가입이 반쪽에 그치면서 채권단 결정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게 됐다.
당시 채권단은 현대상선이 조건부 자율협약의 3대 조건인 사채권자 채무조정, 용선료 조정, 얼라이언스 가입에 성공했다고 판단하고 구조조정 자금을 지원했다. 출자전환 방식으로 산업은행이 현대상선에 투입한 금액은 2400억원에 달한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경우 더(THE) 얼라이언스 가입을 결정짓고도 유동성 부족을 이유로 채권단이 법정관리행을 결정했다"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한진해운과 달리 2M과의 부분 제휴를 해운동맹 편입으로 판단하고 자금을 지원했다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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