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 "최순실 방패막이 한 친박, 나가라"

이경태 2016. 12. 11.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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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핵심 겨냥한 '인적청산' 공식 요구, 분당 대신 친박과 정면 대결 택해

[오마이뉴스이경태 기자]

새누리당 비주류(비박근혜) 주도의 '당내당(黨內黨)' 격 모임인 비상시국회의가 11일 이정현 당대표 등 친박근혜 주류 인사들을 향해 당을 떠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총회를 마친 후 성명서를 통해 "보수를 빙자한 구태정치, 도덕성이 무너진 가짜 보수는 청산돼야 한다"면서 "대통령을 바르게 보필하지 못하고, 당을 특정인의 사당으로 만들고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 범죄의 방패막이가 됐던 이들은 스스로 당을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박 지도부를 향해서도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헌법 위배를 방조·옹호하고, 최순실 국정농단 진실 규명과 단죄 노력을 끊임없이 방해해 민심 이반을 초래한 것에 대해 책임지고 전원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즉,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친박 주류를 향해 제기됐던 인적청산론을 공식적으로 제기한 셈이다. 무엇보다 당을 떠나야 할 사람들은 비주류가 아니라 친박 핵심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기도 하다.

서청원·최경환 등 친박 의원 20여 명이 지난 9일 탄핵 가결 직후 모임을 갖고 김태호·이인제 전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를 꾸려 비주류에 맞서겠다는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주류·비주류의 힘겨루기가 내주부터 본격적으로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 떠나야 할 사람들이 우리 보고 '떠나려는 이들'이라고 공격할 것"

비상시국회의 안에서 '차라리 탈당해야 한다'는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비상시국회의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탈당 여부와 관련해 격론이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저는 있었다고 본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비주류가 '탈당'을 공식화 하지 않은 것은 친박 측에서 제기하고 있는 '분당(分黨) 프레임'에 말려들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본 탓이다.

이에 대해 황 의원은 "탈당과 분당 이런 얘기를 우리가 꺼내게 되면 오히려 정말 당을 떠나야 할 사람들이 본인들은 '당을 지키려는 사람'이고 우리는 '당을 떠나려는 사람'이라고 공격할 게 뻔하기 때문"이라며 "(오늘 회의 결과는)우리가 '당을 지켜야 할 사람' 역할이라는 점을 확고히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비대위 구성을 논의한 친박 측은 자신들을 '구당(求黨)모임'으로 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황 의원은 또 "(친박 지도부를 향해) 최후통첩을 해야 한다, 국민들은 새누리당 내에서 지지부진하게 논의하는 것을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나왔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당내에서 우리가 해야 할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데 목표를 두자고 했다"면서 "탄핵 표결 결과를 통해 당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의원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고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친박 측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새누리당에 준엄한 비판을 보내고 있는데도 전혀 꿈쩍하지 않고, 얼마 안 되는 기득권을 유지하고 대통령을 옹호하기 위한 방편으로 당권을 놓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며 "결국 이것은 당을 죽이는 것이고 국민들이 그나마 새롭게 새누리당에 보내 줄 수 있는 희망과 기대마저도 꺾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비상시국회의는 조만간 대표 1인을 선출해 친박과의 대결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대표로 거론됐으나 김 전 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이든 비상시국회의 대표든 절대 맡을 생각이 없다"고 고사한 상황이다. 유 의원은 아직 이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황 의원은 "비상시국회의 참석자들은 김무성 전 대표나 유승민 의원이 그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데 상당 부분 공감했지만 김 전 대표의 고사 등으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면서 "2~3일 정도 시간을 두고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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