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바꾼 현대상선.."기존 2M 수준 가입 타진은 아니었다"

최선 입력 2016. 12. 1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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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양해각서 체결 때부터 2M과 협력만 명시해
기존 2M 가입 아닌 머스크·MSC와 새 협력체 구성
서울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 로비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최선 기자] 현대상선이 채권단 출자전환의 전제 조건이던 ‘얼라이언스’ 가입을 두고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2M 가입에 난항을 빚자 애초부터 세계 최대 해운얼라이언스인 ‘2M 얼라이언스’에 가입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공동운항 방안을 추진해온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 MSC가 가입된 2M에 편입하는 것이 아니라, 2M 회원사들과 새로운 협력체를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는 얘기다. 정부와 회사가 그동안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으면서 3사가 선박공유협정(VSA) 수준의 협력을 준비하는 것으로 눈속임을 했고 현재는 면피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상선(011200)은 11일 “기존 2M 얼라이언스와 다른 형태의 협력체를 2M과 만들 예정이다. 이는 조만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양해각서(MOU) 체결 때부터 추진해왔던 사안”이라고 밝혔다. 즉 기존 머스크, MSC가 결성한 2M 얼라이언스에 가입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처음 MOU 체결을 할 때부터 2M과 현대상선 사이에 공동운항을 하겠다고 했을 뿐, 기존 2M 얼라이언스에 가입한다는 얘기는 아니었다”며 “하지만 얼라이언스의 정의는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협력체가 얼라이언스가 아니라고 단정지을 수도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M과의 새로운 방식의 협력 방안은 지난 7월 머스크, MSC와 MOU를 체결할 당시에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대상선이 발표한 자료에도 ‘2M과 공동운항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는 애매한 표현이 명시됐다.

애초부터 세계 1위, 2위 선사인 머스크, MSC와 동등한 지위에서의 2M 얼라이언스 가입은 불가능한 얘기라는 점을 정부, 채권단, 현대상선 측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머스크와 MSC는 각각 세계 선복량의 15.9%, 13.6%를 점유하고 있는 반면, 세계 13위인 현대상선은 2.2%에 불과한 선복량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상선, 정부 등은 2M 얼라이언스에 가입을 타진하는 것처럼 발표했다. ‘2M에 가입할 경우 회원사가 보유한 초대형 선박을 활용할 수 있다’ ‘2M 얼라이언스 관련 협상은 진행 중이다’고 현대상선 측은 밝혀왔다. 또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일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2M 가입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이라며 10일 전후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도 내놨다.

최근에도 2M 회원사인 머스크는 현대상선의 2M 편입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현대상선의 2M 얼라이언스 가입과 관련한 언론인터뷰에서 ‘현대상선이 2M의 파트너로 합류하는 가능성을 논의했으나 다른 협력 가능성을 찾아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현대상선이 2M에 가입하지 못할 것이라는 머스크 직원의 이메일이 공개되기도 했다.

현재 2M 회원사들과 가입에 난항을 겪고 있는 얼라이언스 논의도 기존의 2M 얼라이언스가 아닌 새로운 동맹체에 대한 논의인 것으로 보인다. 이 또한 난항을 겪으면서 본계약 체결 발표가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상선 얼라이언스 협상팀은 지난 6일 출국해 나흘만에 소득없이 귀국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 채권단 출자전환 조건 기준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지 않은 정부, 채권단에 대한 비판도 거세질 전망이다.

용선료 조정은 인하가 아닌 조정 협상이었고, 얼라이언스 가입도 결국 기존 2M이 아닌 새로운 협력체 구성으로 진행해 일종의 꼼수를 부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지난 3월 현대상선과 맺은 조건부 자율협약의 3대 전제조건인 사채권자 채무조정, 용선료 조정, 얼라이언스 가입이 사실상 성공시켰다고 지난 7월 인정했다.

최선 (bestgiz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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