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러시아, 美 대선 개입"..트럼프 정당성 위기

조철환 2016. 12. 1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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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여부를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측과 곧 퇴임하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사이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중앙정보국(CIA)이 러시아 개입을 인정한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선 승리의 정당성을 의심받게 된 트럼프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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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위키리크스와 협력 정황 확인

“트럼프 당선 위해 영향력 행사”

CIA, 일부 상원의원에 비밀 보고

트럼프 “CIA 정치적 의도” 반발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계를 묘사한 풍자화. wonkette.com 인용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여부를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측과 곧 퇴임하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사이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중앙정보국(CIA)이 러시아 개입을 인정한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선 승리의 정당성을 의심받게 된 트럼프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는 9일 CIA가 최근 러시아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을 돕기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대선 경쟁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궁지로 몰아 넣었던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이메일 해킹과 관련, 러시아가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와 비밀리에 협력한 정황을 CIA가 확인했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CIA는 클린턴 후보의 선거운동본부장이었던 존 포데스타와 DNC 인사들의 이메일 수천 건을 해킹한 뒤 이를 위키리크스에 전달한 인물들의 신원을 확인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정보기관 관계자들을 인용, “해킹 내용을 전달한 인물들이 러시아 정부 측과 연결된 사실도 파악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가 트럼프의 당선을 돕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미 정보당국의) 공통된 견해”라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 정부가 직접적으로 관련된 증거까지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은 또 CIA가 지난주 일부 상원의원들에게 이 내용을 비밀리에 보고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존 매케인(애리조나),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등 반 트럼프 성향의 공화당 주류 의원들이 러시아의 대선 개입설 조사를 시사했던 것도 이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 확산으로 대통령직 승계가 위협받지는 않겠지만 차기 트럼프 정권의 정당성과 위신은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대러 정책에서 트럼프와 갈등을 빚는 공화당 주류 의원들이 민주당과 합세, 관련 의혹에 대한 본격 조사에 나선다면 집권 초반부터 국정 동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진영도 CIA 조사결과에 대해 거칠게 반응하고 있다. 트럼프 정권 인수위는 성명을 내고 “(CIA는) 사담 후세인이 대량파괴무기(WMD)를 갖고 있다고 했던 바로 그 사람들”이라며 “선거는 이미 (트럼프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으며 이제는 앞으로 다시 나아가 미국을 또 한 번 위대하게 만들 때”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도 DNC 이메일 해킹 사건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의혹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한 정보기관들의 의혹 제기에는 정치적 동기가 있다”며 “그들(러시아)이 개입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CNN은 트럼프 측의 이같은 반응은 미국의 정보기관들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원천적인 불신 성향을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정보기관 보고를 주 1회만 받고 있는데. 이는 과거 당선인들이 취임 전까지 집중적으로 브리핑을 받은 것과 비교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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