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아재 클러버' 박수홍의 혼자 사는 법

이예지 우먼센스 기자 입력 2016. 12. 1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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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 속 박수홍은 클러버(clubber)다.

친한 친구들을 소환해 한 차에 싣고 클럽 여행을 떠나고, ‘핫하다’는 페스티벌을 찾아다니며 분위기를 만끽한다.

감춰두었던 본능을 표현한 박수홍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도 있지만, 철부지 어린아이 같다고 손가락질을 하는 사람도 있다.

방송에서 어머니를 대하는 박수홍의 모습은 무뚝뚝한 다른 집 아들들과는 사뭇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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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방송이 삶의 목표, 지금은 방송과 나를 분리..하고 싶은 것 하며 산다"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 속 박수홍은 클러버(clubber)다. 친한 친구들을 소환해 한 차에 싣고 클럽 여행을 떠나고, ‘핫하다’는 페스티벌을 찾아다니며 분위기를 만끽한다. 스케줄이 없을 땐 텔레비전을 친구 삼아 시간을 때우고, 아주 간혹 담배를 피운다. 이를 본 어머니의 “아이고!” 하는 탄식소리가 브라운관 너머까지 들린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지금까지 열심히 일만 했어요. 개인적인 시간이라곤 없을 정도로 바쁜 스케줄이었죠. 예전에는 방송이 삶의 목표였고 인생이었다면 지금은 아니에요. 철저히 제가 우선이 됐죠. 유명해지는 것, 방송인으로서 능력을 인정받는 것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해요. 방송과 저를 분리하면서 인생이 달라졌어요.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죠. 노홍철씨가 ‘하고 싶은 것 하고 사세요’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요즘 제가 그래요. 이를테면 ‘클럽’도 그중 하나죠(웃음).”

© 우먼센스 제공

“아직까지는 결혼 생각이 없어요”

‘철없는 아재 클러버’라는 수식어도 개의치 않는 박수홍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클럽을 좋아하는 이유는 세 가지예요. 첫째는 여성이, 둘째는 젊음이, 셋째는 음악이 있기 때문이에요. 남자니까 당연히 여성들과 어울리는 게 좋고, 나이를 먹다 보니 젊은 사람들의 열정과 패기가 좋고, 장르와는 상관없이 좋아하는 음악이 나오니까 좋아요. 아! 마지막으로, 요즘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제게 놀이터가 돼줘 좋습니다(웃음).”

하고 싶은 걸 하며 산다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자기가 하는 일을 오롯이 보여준다는 건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감춰두었던 본능을 표현한 박수홍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도 있지만, 철부지 어린아이 같다고 손가락질을 하는 사람도 있다. 방송에서 과거 가족의 반대로 결혼이 무산됐었다고 고백했을 때도 사람들은 삐딱한 시선으로 그를 봤다. 혹자는 박수홍이 아직 미혼인 이유가 어머니 때문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 당시 가족의 반대가 있었고, 여자도 기다려주지 못하고 떠났지만, 그게 온전히 부모님의 잘못은 아니잖아요. 말 못할 사정이 분명히 있었을 거라는 걸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일 뿐이에요. 어머니는 악성 댓글 때문에 상처받기도 하셨어요. 어차피 지나갈 관심일 뿐이라고 위로했어요.”

의외로 어머니는 흔쾌히 방송 출연을 승낙했다고 한다. ‘아들을 위한 일’이라면 더는 이유가 필요 없었기 때문이다. “방송국 섭외 제안을 받고 어머니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고민했어요. 어머니는 단 한마디만 물어보셨죠. ‘내가 출연하면 네게 도움이 되느냐’고요. 당신이 욕을 먹을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흔쾌히 출연하셨어요. 세상 모든 부모님의 마음이 그럴 거예요. 어머니는 저를 위한 일이라면 어떤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 분이세요.”

이유도, 설명도 필요 없이 무조건 출연해 준 어머니에게 “못난 모습만 보여주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했다. 방송에서 어머니를 대하는 박수홍의 모습은 무뚝뚝한 다른 집 아들들과는 사뭇 다르다. 애교가 많지는 않아도 말 한마디 한마디에 사랑이 묻어난다. 따뜻하고 다정다감하다. “아들이라서 어머니에게 살갑게 하지 못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다른 집 아들들을 보면 저보다 더 무뚝뚝하더라고요. 아직 장가를 안 갔고, 얼마 전까지 같은 아파트 위아래 층에 살았고, 둘째 아들이다 보니 그나마 살가운 편이죠. 다정하게 대해 드리려고 노력해요.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불효자죠. 어머니가 원하는 결혼을 하지 못했으니까요.”

말이 나온 김에 왜 결혼하지 않는지 물어봤다. 웨딩 사업을 펼치고 있는 이유가 결혼에 대한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사는 데 불편한 게 전혀 없어요. 거짓말처럼 들리겠지만 아직까지는 결혼 생각이 없어요. 이렇게 말하다가도 운명 같은 상대가 나타나면 당장이라도 결혼하겠죠. 다만 결혼을 하기 위해 여성을 찾지는 않을 거예요. 결혼이 인생의 목표가 되면 결국 실패하기 마련이거든요. 성실하게, 인생을 즐기며 살다 보면 저와 꼭 맞는 여성분이 나타나지 않겠어요?”

박수홍은 ‘진짜’ 자기를 보여주고 싶어 했다. 좁은 골목길, 허름한 외관이 운치 있는 작은 식당에서 주변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밥을 먹을 줄 아는 자연인의 모습 같은. 화려하게 빛나는 연예인의 삶보다는 죽마고우와 커피 한잔하며 몇 시간이고 수다 떨 수 있는 수더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 

“가식 없이 편하게 행동하는 게 진짜 제 모습일 텐데, 사실 주변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살기란 어려워요. 어딜 가든 알아보시는 분들이 있고, 그런 관심이 좋기도 하고요. 정직하고 바르게 사는 게 진짜 제 모습인 것 같아요. 어디에서도, 어느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는 게 본성 같아요. 꾸밈없이 살고 싶지만 어떻게 꾸미지 않고 살겠어요. 꾸미는 게 일인 직업인데요.”

© 우먼센스 제공

연예인이라서 응당 치러야 하는 관심과 시선이 부담스러운 건 당연했다. 박수홍은 지난 20년 동안 대중의 눈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고 했다. 

“옛날에는 돈을 많이 벌고 싶었어요. 예를 들어 여자친구와 데이트할 때 메뉴판의 가격을 신경 쓰지 않고 주문할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싶었어요. 열심히 일한 덕분에 지금은 불편하지 않을 만큼은 벌었죠. 지금도 사람들의 시선에 구애받는 편이에요. ‘요즘 왜 TV에 안 나와요?’ ‘왜 결혼 안 해요?’와 같은 말이 아마 평생 꼬리표가 되겠죠?”

박수홍은 요즘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다. 최근 SBS 예능 《씬스틸러》의 MC를 맡기로 하면서 바쁜 일상이 더 바빠졌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바쁘게 지내느냐고 물어요. 저는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방송을 해요. 그동안 운 좋게도 장수 프로그램의 MC를 맡았어요. 결코 제가 잘해서 된 게 아니에요. 작가·PD·동료 연기자들이 함께 잘 버무렸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리 바빠도 소홀히 할 수가 없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것, 그러면서도 기본을 지키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꿈과 보람을 찾는 것. 박수홍은 이 세 가지를 잘 조화시키며 살고 있다. 인터뷰를 끝내고 차에 오르는 박수홍의 뒤에 대고 말했다. “불타는 토요일 보내세요.” 박수홍은 그렇게 클럽으로 향했다.

이예지 우먼센스 기자 sisa@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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