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으로, 책으로..세월호 아픔 함께 보듬은 문화예술인

박다해 기자 2016. 12. 1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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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세월호 ⑤] '세월호 관련 연극·도서' 꾸준..'블랙리스트'오르거나 '검열' 당하기도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편집자주]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한 국정농단 사태는 결국 박근혜 대통령 탄핵 요구로 이어졌다. 여기에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한 여러 의혹도 포함된다. ‘탄핵소추안’에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헌법의 생명권 보장조항을 위반했단 내용이 분명하게 명시됐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요구가 다시 커지는 가운데 지난 9월 강제 해산된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특조위)를 다시 출범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끝나지 않은 세월호 ⑤] '세월호 관련 연극·도서' 꾸준…'블랙리스트'오르거나 '검열' 당하기도]

304명의 예술인과 시민들이 지난달 26일 오후 4시16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 행적 관련 진실 규명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박광범 기자

#지난달 26일 오후 4시 16분, 광화문에서 열린 5차 촛불집회 현장에선 문화예술인과 시민 304명이 모여 구명조끼를 입고 청와대 방향으로 호루라기를 7번 불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을 기리고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한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퍼포먼스였다.

세월호 참사는 지난 2년 여 간 시대를 읽고 사회를 담아내는 문화예술인들의 화두였다. 배우는 배우대로, 작가는 작가대로 세월호를 소환했고 각자의 방식으로 변주하며 "잊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하지만 이들의 연대는 '검열'이란 화살로 되돌아왔다. 2014년 '세월호 시국선언'과 2015년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선언'에 각각 동참한 문학인 754명과 문화예술인 594명의 이름은 고스란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랐다. 세월호를 다뤘단 이유로 연극 공연 등을 방해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전후로 우리 삶에 나타난 변화를 응시하게 하는 연극 '비포애프터'/ 사진제공=두산아트센터
'혜화동1번지' 6기 동인은 지난 8월 한달 동안 '세월호 이후의 연극, 그리고 극장' 시리즈로 세월호 참사를 다룬 연극 총 8편을 올렸다. /사진제공=혜화동1번지

◇ '세월호,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무대서 만난 세월호

'세월호'가 가장 활발히 되살아난 곳은 연극 무대다. 지난 8월 '혜화동 1번지' 6기 동인이 선보인 기획초청공연 '세월호 이후의 연극, 그리고 극장'이 대표적이다.

연극인들은 △사랑하는 대한민국 (극단 신세계)△국가에게 묻는다 (임인자) △이토록, 사사로운 (안정민) △오십팔키로 (앤드씨어터) △세월호 오브 퓨처 패스트 (극단 문) △시간을 흐르는 배 (달과아이극단) △국가 없는 나라: 사라진 기억들 (드림플레이 테제21) △킬링타임 (여기는 당연히, 극장) 등 8편의 공연을 차례로 선보이며 세월호 참사를 환기했다. 4·16연대와 간담회를 열고 관객과 함께 '세월호 이후의 세계'를 함께 고민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두산아트센터 무대에 오른 연극 '비포애프터'는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사건' 전후로 우리 삶에 나타난 변화를 보여준다. "가만히 있는데 왜 가만히 있으라 그래!"라고 외치는 학생의 대사는 관객을 '그 날'로 소환한다. 이경성 연출은 연극을 통해 "닿을 수 없는 아픔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란 질문을 던진다.

세월호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주최 측으로부터 방해를 받았단 주장이 제기된 공연도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공연예술센터가 주최한 '팝업시어터'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연극 '이 아이'다. 당시 연극인들은 센터의 간부직원이 공연 도중 고함을 질러 연극을 중단시키고 이례적으로 대본 제출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 매년 4월 급증한 '세월호' 도서 판매량…민간잠수사 다룬 '거짓말이다'는 영화화

활자를 통해 세월호를 기억하려는 움직임도 꾸준했다. 세월호 관련 도서는 매 년 4월 판매량이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알라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한 달 세월호 관련 도서는 무려 1만 2772권 팔렸다. 4월 전후엔 2000여권, 6월 이후 하반기엔 400~900권만 판매됐다.

올해도 4월(4564권) 판매량이 가장 많았고 참사 전후인 3월(1783권)과 5월(1276권)에 상대적으로 많이 판매됐다. 이례적으로 8월(1702권)에 세월호 관련 도서가 많이 팔린 것은 당시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기간연장 논란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SNS에서 김탁환 작가의 소설 '거짓말이다'를 추천한 점이 맞물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에 참여했던 민간잠수사 고(故) 김관홍씨를 주인공으로 쓴 소설 '거짓말이다'는 영화화 작업에 돌입했다. 영화 '지슬'의 오멸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자료=예스24

올해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을 많이 받은 세월호 관련 도서(예스24 기준)는 △세월호, 그날의 기록 (진실의힘) △금요일엔 돌아오렴 (창비) △다시 봄이 올 거예요 (창비) △눈먼 자들의 국가 (문학동네) △세월호 이후의 사회과학 (그린비) 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그 날의 기록'은 참사 관련 수사 및 공판 기록 등을 분석한 방대한 기록물이다. '금요일엔 돌아오렴'은 참사 직후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유가족과 동고동락한 작가들이 인터뷰한 부모 13명의 육성을, '다시 봄이 올 거예요'는 생존학생과 형제자매들의 구술 기록을 담았다.

'눈먼 자들의 국가'는 김애란, 김연수, 박민규 등 작가와 사회과학자들이 바라본 세월호 참사를 다뤘다. 2주기를 앞두고 출간된 '세월호 이후의 사회과학'은 인문사회과학자 14명이 참사 이후 한국 사회를 진단하고 사회적 고통을 치유할 방법을 모색하는 글을 담았다.

한편 세월호 관련 도서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세종도서'(옛 우수도서) 선정·보급 사업에서 대거 탈락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다해 기자 doa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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