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이재명·박원순라인..문재인 포위작전?

박대로 2016. 12. 1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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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박원순 오랜인연 새삼 화제, 단일화 가능성 있어
문재인 측 "당내 협력적 경쟁, 나쁘지 않다"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이재명 성남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를 전후해 급격히 가까워지면서 정치권 안팎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여야 대선주자 중 지지율 1위이자 더불어민주당 내 대선주자 후보 중에서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두 시장의 공조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시장은 11일 SNS에 '원순 형님과 함께 국민승리의 길을 가겠습니다'란 글을 올렸다. 그는 "사석에서 나는 박 시장을 형님이라고 부른다. 단순히 연배가 높아서만은 아니다. 그것 이상"이라며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과 시민운동의 선배로서 나에게 많은 영향과 영감을 주신 분"이라고 박 시장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박원순 시장은 국민권력시대를 말한다. 국민들이 주인되는 나라를 위해 검찰, 재벌을 포함한 사회의 대대적인 개혁을 주장한다. 나의 생각과 거의 완벽하게 일치한다"고도 강조했다.

이 시장은 그러면서 "나는 늘 팀플레이를 말한다. 내가 아니라 우리가 이겨야 하며, 우리가 이겨야 우리 중에서 MVP가 나오기 때문"이라며 "비 내리는 국회 앞에서처럼 '원순 형님'과 함께 같은 우산을 쓰며 국민승리의 길을 가겠다"고 대선후보경선 과정에서의 단일화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까지 했다.

박 시장도 이 시장의 이같은 움직임을 거부하지는 않고 있다. 실제로 박 시장은 탄핵안 표결 전날인 8일 국회 앞에서 개최한 '박원순과 국민권력시대' 행사에 참석한 이 시장에 대해 "청출어람"이라며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높이 평가했다. 이에 이 시장은 "형만 한 아우 없다"며 몸을 낮추는 등 두 시장은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두 시장의 인연도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두사람 모두 민변에서 인권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박 시장이 참여연대를 만들었을 당시 이 시장이 성남 참여연대에서 활동했다. 이 시장이 성남시장으로 선출되기 전에는 박 시장이 운영하던 희망제작소 목민관클럽에서 활동하는 등 두사람의 인연은 상당히 오래됐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두 시장이 최근 개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박 시장은 5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당내 비문재인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제왕적 대통령 권한 대폭 제한' '대통령 인사권 축소' 등 사실상 개헌사항에 해당하는 내용을 관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도 11일 성균관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 의결까지는 과거에 관한 이야기고 지금부터는 우리 사회가 가야될 미래 비전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해야 된다"고 호응했다.

이 때문에 두 시장이 개헌 이슈를 적극적으로 제기할 경우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 등 당내 개헌파를 비롯해 제3지대에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과도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두 시장이 접근하면서 문 전 대표 측은 압박감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의 지지율이 문 전 대표의 턱밑까지 올라와있는 상황에서 박 시장과의 연대가 성사될 경우 1위 주자 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문 전 대표 측은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당내 후보들 간에 협력적인 경쟁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에는 당내 경쟁이 오히려 대선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갉아먹었는데 이번 경쟁은 전체 지지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라며 "이번에는 경쟁하는 후보들이 인품도 괜찮고 정치 경험도 많이 가진 분들이라 그분들과 지금 같은 경쟁을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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