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O 'M'자도 안 돼"..충북도 항공사업 올스톱

15~16일 MRO특위, 이시종 충북지사 증인 출석 요구

【청주=뉴시스】이병찬 기자 = 충북도의회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는 충북도의 MRO(항공정비) 사업이 예산안 심사에서도 철퇴를 피하지 못했다.

충북경제자유구역청(경자청)이 구상한 내년도 MRO 관련 사업의 '올스톱'이 불가피해 보인다.

11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는 경자청이 새해 당초 예산안으로 편성해 제출한 아시아 MRO리그 전문가 회의 사업 등 예산안 4건을 전액 또는 일부 삭감했다.

MRO리그 전문가 회의(3000만원), 항공산업전문가 활용 해외 CEO초청 설명회(4000만원), 항공관련 방위사업체 투자설명회(2000만원) 예산은 전액 삭감했으며 1억4000만원을 편성한 관련 홍보 예산도 1억원으로 감액했다.

청주공항 인근 경제자유구역에 MRO 단지를 조성한 경자청은 아시아나항공을 선도기업으로 하는 MRO단지를 만들 계획이었다. 도와 경자청은 "항공정비산업은 향후 충북의 100년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호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8월 이 단지의 확장성과 사업성 부족 등을 이유로 사업 참여를 철회하면서 사실상 중단 위기를 맞았다.

도와 경자청은 대형 항공기가 아닌, 저비용항공(LCC) 정비 분야와 항공기 부품, 항공 물류 쪽으로 눈을 돌려 MRO단지 조성사업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경자청에 새해 예산안에 편성한 MRO리그 전문가 회의와 투자설명회 등의 사업은 국내외 항공 관련 기업 유치를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예결위는 "도의회 MRO특위가 어떤 결론을 낼지 모르는 상황에서 MRO 관련 사업 예산을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자청의 MRO 관련 프로그램 운영은 오는 19~20일 청주 그랜드플라자호텔에서 열리는 MRO리그 전문가 회의를 끝으로 전면 중단될 전망이다.

도의회는 'MRO 좌초론'이 본격화한 지난 9월 항공정비산업점검 특별위원회(MRO특위)를 구성했다.

현장 조사 등을 벌인 특위는 "청주공항 MRO단지는 아시아나항공이 요구한 것보다 지나치게 작았고, 여러 가지 여건으로 볼 때 처음부터 국가 규모 항공정비단지가 들어서기 어려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시종 지사 역시 "도의회가 지적한 대로 사과 그릇에 수박을 담으려 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사과 만한 작은 수박(소규모 MRO)을 찾았지만 아직 찾지 못한 것이지 무산된 것은 아니다"며 지속 추진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특히 특위는 오는 15~16일 열릴 위원회에 이 지사를 증인으로 채택한 상태다. 도와 경자청이 추진해 온 MRO사업의 문제점 등이 대부분 드러난 상황이어서 이번 이틀 일정의 위원회를 끝으로 특위 활동을 마감할 가능성이 크다.

특위 엄재창(단양) 위원장은 "특위 활동을 통해 주먹구구식 사업 추진 실태를 확인했고, 이에 따라 MRO 관련 예산안을 모두 삭감한 상태"라면서 "이번 위원회에서는 도와 경자청에 사업 백지화 선언과 책임자 경질 등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bc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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