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경우의 수' 넘긴 금융시장..탄핵 넘어 안정 찾을까

2016. 12. 11.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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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외 금융시장은 안정적 분위기..내주 FOMC가 다음 고비
금융당국, 연쇄 회의로 리스크 관리

(서울=연합뉴스) 이상원 고동욱 박의래 기자 = 지난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찬성 234표로 가결되면서,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최악의 경우의 수'는 넘겼다는 안도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금융시장 전반이 탄핵 가결을 예상했던 만큼 만약 부결됐다면 큰 충격이 생길 수 있었지만,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옴으로써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오히려 금융시장이 더 안정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다음 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고, 정치적 불안도 이어지는 만큼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당국은 13일까지 각종 회의를 열며 탄핵 국면이 금융시장의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 역외 금융시장서 한국물 큰 충격 없어

실제로 금융시장은 탄핵이라는 커다란 정치적 이슈를 큰 충격 없이 소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탄핵안 표결 결과가 국내 금융시장의 장 마감(오후 3시 30분) 이후에 드러났기 때문에 9일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따라서 가장 먼저 탄핵의 파장이 반영되는 곳은 장 마감 이후 계속된 역외시장이라고 볼 수 있는데, 여기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먼저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현지시간으로 9일 달러당 1,174.15원에 장을 마쳤다.

전일보다 0.9% 올랐지만 국내 정치상황 때문이라기보다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같은 시점에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15.32엔으로 1.12% 올랐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또 국제금융시장에서 10년물 외평채금리는 2.63%를 기록해 0.06% 상승했다.

한국의 국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43bp(0.43%)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물의 지표가 크게 흔들리지 않은 만큼, 12일 개장하는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파장은 크지 않으리라고 추론할 수 있다.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이 가결됐을 때에는 주가가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급변동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탄핵은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라 큰 충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시장 전망에 맞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것이라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반등하고 환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NH선물 민경원 연구원도 "'최순실 사태'가 터진 이후 환율과 CDS 프리미엄이 오르고 투자심리가 떨어진 상황이었는데, 그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환율은 떨어지고 주식은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 다음 주 미국 FOMC가 다음 변수

물론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이 큰 변동을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우려까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탄핵만큼이나 중요한 대외 이슈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긴장감 속에 주시하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13∼14일 열리는 FOM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기준금리 인상 자체는 시장에 선반영돼 있으나, 향후 금리인상 속도가 더 빨리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만약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내년 3차례 이상의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신호가 짙어지면 시장에 또 한 번 충격이 올 수 있다.

그간 금융시장에서는 탄핵 부결·연준의 매파적 신호가 이어지는 상황이 '최악의 경우의 수'라며, 이 경우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급락하리라고 관측해 왔다.

일단 첫 고비인 탄핵이 가결됨으로써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연준의 스탠스에 따라 '차악'의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만약 연준이 금리인상과 함께 완화적인 태도를 유지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중요한 변수의 불확실성이 대부분 걷히는 셈이 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금융시장에는 탄핵의 영향도 있지만 FOMC의 중요성이 더 크다"며 "FOMC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면 불확실성이 사라지므로 일단 금융시장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급증하는 가계부채와 부실기업의 구조조정 문제,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경제정책의 변화 등 대내외적으로 경제 현안이 산적한 상황인 만큼, 정치적 공백이 길어지면 결국 금융시장에도 장기적으로 충격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경제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요구받는 시점이다.

주원 실장은 "기존 정책을 마무리하고 경기가 급랭할 때나 금융시장의 불안이 확대될 때 바로 대응하도록 준비를 잘해야 한다"며 "지금은 부총리가 경제 수장이 돼 전반적으로 중심을 잡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은 "정치적 불안은 이어지는 만큼, 그 때문에 경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이미 우리나라는 경제와 정치가 분리돼 돌아가니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신 원장은 "컨트롤타워가 유일호 부총리로 명확해진 만큼 오히려 혼란을 정리하고 불확실성을 걷어낸 면이 있다"며 "지금은 리스크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당국, 외화유동성 등 위험 요인 점검…13일까지 계속 회의

당국은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9일 긴급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주말에도 잇따라 회의를 열어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금융당국은 13일까지 각종 점검 회의를 잇달아 개최해 전체 시장, 권역별, 리스크 요인별 상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이 10일 합동 비상경제대응반 회의를 주재한 데 이어 11일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시장 동향을 살펴봤다.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금융당국은 금융부문 리스크 요인과 은행의 외화 유동성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정치적 불안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어 대규모 외화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다.

당국은 현재 은행의 외화 유동성이 양호하고 계속해서 관리를 강조해온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탄핵뿐만 아니라 미국의 금리 인상,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단일시장 포기), 유럽은행 위기 등 대외 여건 역시 불확실성이 커져 비상 외화자금 조달 계획을 다시 점검하고 외화 국공채 등 유동성이 큰 외화자산을 충분히 확보토록 지도하고 있다.

가계부채 역시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시장금리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고 경기 부진으로 소득이 악화해 상환 능력이 나빠질 가능성에 대비해 감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2일에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합동으로 리스크 점검회의를 개최한다.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을 비롯해 이들 기관의 주요 간부들이 참석해 최근 금융권 상황과 가계부채, 구조조정 등 리스크 관리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13일에는 업권별 리스크 점검회의를 열어 은행, 보험, 금융투자, 글로벌동향 등 권역별, 부문별로 위험 요인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 단기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치적 불안이나 불확실성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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