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차 전국 750만 촛불 기록..'평화 시위' 대하드라마 쓰다

김현섭 입력 2016. 12. 11.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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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명규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제7차 범국민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에서 춤을 추고 있다. 2016.12.11. mkcho@newsis.com
【서울=뉴시스】조명규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제7차 범국민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세월호 유족들이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에서 참가자들에게 따뜻한 물을 나눠주고 있다. 2016.12.10. mkcho@newsis.com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10일 오후 울산롯데백화점 광장에서 열린 '5차 박근혜 퇴진 울산시국촛불대회'에서 울산의 공연팀 뮤직 팩토리달라잇의 신나는 난타 공연이 열리고 있다. 2016.12.10. bbs@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제7차 범국민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2016.12.10. photo@newsis.com

10월29일 1차 촛불집회 2만명으로 시작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며 6차 집회 전국 232만명
탄핵안 통과 후 7차에도 전국 100만명 넘어
3차 이후 내내 연행자 수 '0'…경이로운 기록

【서울=뉴시스】김현섭 임종명 이재은 기자 =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통과된 후에도 시민들의 '촛불 열기'는 여전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연대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0일 열린 제7차 촛불집회에 오후 8시30분 기준(최종집계)으로 서울 광화문광장 80만명, 지방 24만명 등 전국에서 104만명의 시민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9일 국회 본회의에서 '234 대 56'이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후 첫 주말 촛불집회다. 탄핵안이 통과된데다 영하의 추운 날씨였음에도 참여자 수가 전국 10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그칠 줄 모르는 촛불 열기의 서막은 지난 10월29일에 열렸다. 2만명의 시민이 한 손에 촛불을, 다른 한 손에 '박근혜는 퇴진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광화문광장을 가득 채웠다. 이 때는 '비선실세' 최순실(60)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에 손을 댔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첫 주말이었다.

앞서 25일 박 대통령은 첫 대국민 담화에서 "일부 연설문에서 최씨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시인하면서도 "세심히 살펴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을 해 대중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 시민들의 일념 하에 타오른 촛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2차 촛불집회 참가자 수가 20만명으로 단번에 10배가 늘어난 후부터는 매주 주말마다 새로운 역사가 쓰여졌다.

박 대통령 측이 검찰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후 열린 12일 3차 촛불집회에서는 서울에서만 100만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단일 지역 집회 참가인원이 100만명이 넘어선 건 이 때가 처음이었다.

일각에선 3차 촛불집회를 정점으로 열기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5차 촛불집회에서 전국 190만명(서울 150만, 지방 40만)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찍었고, 이 기록은 6차 촛불집회 때 전국 232만명(서울 170만명, 지방 62만명)의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일주일 만에 깨져버렸다.

박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기 전까지 6차례에 걸친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 수는 연인원으로 서울 506만명, 전국 644만명이다.

탄핵안이 통과된 후인 10일 7차 촛불집회까지 합하면 서울 586만명, 전국적으로는 무려 748만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고 대통령의 퇴진을 외친 것이다.

이처럼 분노를 안은 시민들이 구름 떼처럼 쏟아져 나왔지만 집회는 놀라울 정도로 평화로웠다.

7차례에 걸친 집회에서 가장 많은 연행자 수가 나온 건 11월12일에 열린 3차 촛불집회 때다. 당시 경찰은 경찰을 폭행하거나 해산명령에 불응한 시민 23명을 연행했다가 다음 날 전원 석방했다.

이후 시민들은 집회 중 누군가의 돌발행동 기미만 보이면 "비폭력"을 외치며 너나 할 것 없이 평화집회를 유도했고, 역대 최대 참가자 수를 갱신한 한 달 내내 연행자 수가 '0'이라는 경이로운 장면을 연출했다.

자신들을 막아선 경찰에게 핫팩 또는 음료수를 건네거나 집회 후 자발적으로 거리 청소에 나서는 대한민국 시민들의 모습에 외신들도 극찬을 쏟아냈다.

이 같은 시민들의 평화 의식에 법원도 화답했다.

법원은 지난 3일 열린 6차 촛불집회에서 청와대로부터 불과 100m 거리인 효자치안센터 앞 집회와 행진을 사상 처음으로 허용했다.

시민들은 대통령 관저 턱밑까지 다다랐음에도 "박근혜는 퇴진하라" 등의 구호만 외쳤을 뿐 일절 폭력적인 행위를 하지 않고 스스로 절제했다.

7차 촛불집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2주 째 청와대 100m 앞 행진 및 집회가 허용된 이날도 경찰이 밝힌 연행자 수는 '0'이다.

'국정농단 충격→시민의 분노→탄핵안 가결'에 이르기까지, 전국에서 빛난 7차례의 촛불집회는 국민을 무시하고 우롱한 권력자는 결국 국민의 힘으로 주저앉게 된다는 대의 민주주의의 진리를 되새기게 한 한 편의 대하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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