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에 쏘아올린 탄핵 축포.. 헌재 앞에서도 "탄핵 인용" 외쳐

특별취재팀 입력 2016. 12. 10. 23:18 수정 2016. 12. 1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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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뜨거운 전국 104만 촛불, 광화문에만 80만명 운집

[오마이뉴스특별취재팀 기자]

▲ 청와대 인근서 폭죽 터트리며 자축하는 촛불 시민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첫 주말 7차 촛불집회가 열린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박 대통령 탄핵 가결에 자축하며 폭죽을 터뜨리고 있다.
ⓒ 유성호
▲ 촛불의 바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다음 날인 10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정권 끝장내는 날'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박근혜 즉각퇴진'을 외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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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안 끝났다", "박근혜 끌어내릴 때까지 촛불은 계속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축포가 청운동 밤하늘을 수 놓았다. 

10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끝장내는 날' 7차 범국민행동(촛불집회)을 마친 시민들은 청와대에서 100미터 거리에 있는 청운동·효자동 주민센터 앞에 집결해 2차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미리 준비한 폭죽을 일제히 하늘로 쏘아 올렸다. 전날(9일) 국민들의 힘으로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것을 축하하는 의미였다.

참가자들은 "우리가 바꾼다, 우리가 주인이다"라며 1분여간 폭죽을 터뜨렸다. 이어 "박근혜는 퇴진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 "황교안도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촛불집회는 232만 촛불이 맺은 탄핵안 가결이라는 중간 결실을 축하만 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무대에 올라 자유발언에 나선 참가자들은 모두 "탄핵안 가결은 시작일 뿐"이라며 박 대통령이 즉각 퇴진할 때까지 촛불을 계속 들자고 다짐했다.

▲ "세월호 7시간 단 한명도 안 구한 박근혜 구속수사하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첫 주말 7차 촛불집회가 열린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박 대통령의구속과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요구고 있다.
ⓒ 유성호
서대문중고생연합회 회장 이주연양은 "저희 학생들이 다시 꿈을 꿀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하지만 아직 안심해서는 안 된다"라며 "헌재의 탄핵심판과 대선이 남았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 신분을 유지한 채 월급까지 받고 있는데 헌재 탄핵심판까지 (시민들이) 지쳐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주연양은 또 "완전히 승리하는 그 날까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헌재를) 감시할 것"이라며 "부패 돈 잔치에 부역한 사람, 거짓으로 졸업장을 따고 말을 타고 대학 간 사람, 304명의 꽃다운 학생들이 바다에 잠겨갈 때 모른 척한 사람들을 모두 잊지 않고 역사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헌법재판관들은 야근하라"

촛불집회 주최 측 법률팀장을 맡고 있는 권영국 변호사는 "국회의 탄핵은 우리 국민이 이룬 값진 결과지만 청와대에 박 대통령이 있고 그 부역자들이 남아있는 한 완전한 승리가 아니다"라며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심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 헌재에 집중심리 야근 수당을 지급하자"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권 변호사는 "이제 헌법재판관들은 야근을 해야하지 않겠느냐, 헌법재판소가 집중심리로 불이 꺼지지 않는 불야성이 되라고 함께 외치자"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의 댓글 대선 개입 사건에 공직선거법을 적용하지 말라고 한 사람이 바로 황교안 총리"라며 "박근혜 부역 총리 황교안은 즉각 사퇴하라, 박근혜 호위무사 황교안도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 청와대로 향하는 촛불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 이후 첫 집회가 열린 10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정권 끝장내는 날' 촛불집회에 참석한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오후 9시경 참가자들은 함성을 지르며 '촛불 파도타기'를 시도했다. 또 '친일·독재 미화 국정역사 교과서 철회'를 외치며 종이비행기를 날리기도 했다.

주최측은 오후 9시 20분경 집회 종료를 공식 선언했지만 일부 참가자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자유발언을 이어가는 등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비슷한 시각 100여 명의 시민들은 국회에서 가결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심판할 헌법재판소로 향했다. 안국역에서 헌법재판소 방향 도로는 이미 경찰 차벽으로 막혀 있고 수백명의 경찰이 인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헌재 정문 앞에 도착한 시민들은 '박근혜를 탄핵하라'고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열었다.

이들이 광화문광장으로 돌아간 후, 20대 여성 한 명이 홀로 헌재 정문 앞에 섰다. 그는 앞면에 '탄핵안 인용 꼭 부탁드립니다', 뒷면에 '헌법질서 파괴 범죄자 박근혜'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시간가량 1인 시위를 이어나갔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이 여성은 왜 1인 시위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선 가결됐으니 이제 헌재 차례 아니냐. 이렇게 피켓을 들고 있으면 (헌재에 있는) 누구라도 나와서 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판사인 제 친구가 여기서 근무한 적이 있는데, 저기 건물 위에서 보면 삼청동이 다 보인다고 들었다"며 "온 국민의 염원을 대신 전하기 위해서...(1인 시위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오후 9시 넘어 뒤늦게 도착한 일부 시민들은 "박근혜 탄핵 성지순례의 마지막 코스가 바로 헌법재판소"라며 헌재 앞에서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오후 9시 25분쯤 한 무리의 청년들이 헌재 앞에서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치다가 직원의 제지를 받고 돌아가기도 했다. 앞서 헌재사거리까지 행진한 시민 3만여 명은 "탄핵을 인용하라" "국민의 명령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고 돌아갔다.

▲ 304벌 구명조끼 앞에서 발걸음 멈춘 촛불시민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7차 촛불집회가 열린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세월호참사 희생자 304명을 뜻하는 구명조끼 304벌이 놓여져, 촛불 시민과 함께하고 있다.
ⓒ 남소연
한편 박근혜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처음 열린 이날 촛불집회에는 서울 광화문광장에 80만여 명, 전국 104만여 명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한 시점 최대인원을 세는 경찰 추산은 저녁 7시30분 기준 서울 12만여 명)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지난 3일 집회에 비해 인원은 다소 줄었지만, 영하로 떨어진 강추위에도 박근혜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박 대통령 퇴진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이전 촛불집회와 같이 아이 손을 잡고 온 가족단위 참가자부터 교복을 입고 온 중·고등학생, 연인, 60~70대 노인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했다. 영하를 넘나드는 추운 날씨 탓에 두꺼운 외투와 장갑, 핫팩 등으로 중무장한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국회의 탄핵안 가결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외쳤다. 탄핵 정국의 공을 넘겨받은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인용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최종 결실을 맺을 때까지 정치권에 기대지 말고 촛불이 계속 나서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시민사회 원로인사인 함세웅 신부는 '박근혜 즉각 퇴진 새로운 대한민국 국민주권 선언대회'에 참석, "정치인을 믿을 수 없다"며 "야당 정치인도 교육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 신부는 "시민단체가 힘을 모아 정치인이 시민에게 무릎 꿇게 해야 한다"며 "아름다운 민주국가, 통일국가를 이루도록 시민이 함께하자"고 말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국회도 우리가 끌고 갔으니 이제 범법자도 끌어내야 한다"면서 "우리가 우리 힘으로 박 대통령을 끌어내지 못하면 전 세계의 양심 있는 시민으로부터 손가락질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취재 : 최경준, 김은혜, 이승훈, 손화신
오마이TV : 오연호, 장윤선, 김윤상, 박정호, 황지희, 윤수현, 정교진, 정현덕, 이승열, 조민웅, 홍성민
사진 : 권우성, 남소연, 유성호
지역 : 심규상, 장재완(대전·충청), 윤성효(창원), 이주빈(광주), 조정훈(대구)
SNS : 김혜리 /  자막 : 이한기
편집 : 황방열, 김미선, 김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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