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 목도리'에서 '당장 비우그라' 피켓까지..탄핵이 낳은 풍자(종합)

입력 2016. 12. 10.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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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지켜볼 거다' 피켓 목격돼..황교안대행 겨냥 '직무대행 물러나라' 구호도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 처음 열린 주말 집회인 10일 서울 도심 촛불집회에서는 이전 집회와는 다른 구호와 풍자가 눈에 띄었다.

촛불집회를 주최하는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일찌감치 탄핵 가결을 예상하고 이날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집회의 이름을 '박근혜 정권 끝장내는 날'로 잡았다.

이날 집회 참석자 대다수는 이전에 인쇄해뒀던 '박근혜 퇴진' 등 피켓을 들고 있었지만, 일부는 탄핵가결 상황이 반영된 피켓을 들고 새로운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민은 손글씨로 '국민의 승리다', '국민이 주인이다' 등 구호를 적은 '수제' 피켓을 들고나와 탄핵가결을 자축했다.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피켓을 든 시민도 목격됐다.

한 참석자는 '지금 당장 비우그라'라는 피켓을 손에 드는 등 청와대가 예산으로 비아그라를 산 데 대한 풍자도 이어졌다.

탄핵 가결이 끝이 아니므로 계속 지켜보겠다는 의미를 담아 '끝까지 지켜볼 거다'라고 적고 눈동자를 그린 캔버스도 광장에 등장했다.

시민들은 이 캔버스에 "닭그네는 닭장으로 들어가라" 등 박 대통령에 대한 풍자 발언과 김기춘·우병우 등 측근 수사를 요구하는 글을 적었다.

'평화의 친구들'은 한 건강식품 업체와 함께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지치시면 안 됩니다. 닭 잡아서 만든 닭발 액기스 먹고 힘내서 닭 잡아봅시다'라고 겉봉에 적은 닭발·약초 진액을 시민들에게 배포했다.

심지어 한 참석자는 '근혜야 말로 할 때 내려와'라는 글귀와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사진을 붙인 피켓을 들었다.

이 피켓에는 김 전 부장의 발언인 양 '촛불들 고맙네! 그대들이 완성하라 민주주의'라고도 적혔다.

다른 참석자는 '김재규 2호'라는 이름표와 함께 '이번엔 어느 편에 서는지 봅시다'라는 쪽지를 등 뒤에 붙였다.

상인들도 나섰다. 군밤 장수는 '탄핵 군밤'을 팔았고, 커피 트럭은 '하야 커피'와 '퇴진 코코아'를 내놨다.

박 대통령과 최씨로 분장해 한 채 포승줄에 묶인 채 걷는 퍼포먼스를 벌인 참석자들은 이날도 어김없이 목격됐다.

특히 이날은 그 뒤로는 현대자동차·삼성그룹 로고와 '정치인'이라고 적힌 종이를 몸에 붙인 채 결박된 참석자들이 뒤따라 눈길을 끌었다.

탄핵을 계기로 부패한 정치권과 재벌 체제에도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환기하려는 의도로 판단된다.

최씨의 딸이자 승마선수인 정유라씨를 풍자하려는 듯 커다란 모형 말도 집회 현장에 등장했다.

'근혜, 중독된 여자', '닭살' 등 인기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와 '암살'을 패러디한 포스터도 집회 현장 곳곳에 나붙었다.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는 한 상인이 '퇴진', '하야', 'HAYA(하야) 근혜' 등 글이 수놓인 목도리를 판매했다.

한 일러스트 학원은 박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을 그린 전문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을 엽서로 만들어 무료로 나눠줬다.

탄핵안에 끝까지 반대한 친박계 새누리당 의원들의 사진은 광화문광장 세월호 농성장 인근에 붙여져 시민들의 발에 밟히는 신세가 됐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겨냥해 "황교안이 박근혜다, 황교안은 사퇴하라", "직무대행(권한대행) 물러나라" 등 구호도 나왔다.

탄핵 가결로 가시권에 들어온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듯 선거권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공론장에 나왔다.

청소년단체 회원들은 이날 행진 과정에서 '조기대선 16세부터', '청소년에게 선거권을'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국YMCA는 광화문광장에서 선거권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들은 세계 239개국 중 87%인 208개국의 선거권 연령이 만 18세인데, 한국만 유일하게 만 19세라고 설명하며 서명을 독려했다.

주최 측은 이날 방송차에서 "박근혜를 구속하라", "아무것도 하지 말라", "시간 끌기 어림없다" 등 구호를 선창하며 탄핵 가결로 권한이 정지된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수사를 촉구했다.

'안 나오면 쳐들어간다', '국민이 건물주다, 청와대에서 방 빼라' 등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곧바로 나와야 한다는 요구를 담은 구호도 등장했다.

'박근혜는 하야하라'라는 구호를 주로 외쳤던 중고등학생들도 '박근혜를 구속하라'로 구호를 바꾸는 등 '구속'을 외치는 시민들이 늘어난 모습이었다.

경찰 버스에 박 대통령이 철창에 갇힌 모습을 그린 스티커를 붙이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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