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미, 반주 없이 애국가 '소름'.. '애인있어요'에선 울컥

손화신,이승열,남소연 2016. 12. 1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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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 촛불집회 본대회] 권진원 "국민의 힘은 위대".. 시민들의 사이다 발언도 이어져

[오마이뉴스 글:손화신, 사진:남소연, 영상:이승열, 편집:곽우신]

촛불은 계속 타올랐다. 탄핵소추안 가결은 시작일 뿐이었다. 박근혜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104만 촛불이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 촛불 무대에 오른 권진원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7차 촛불집회 무대에 오른 가수 권진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대해 "우리 국민의 힘은 정말 위대하다"고 말했다.
ⓒ 남소연
▲ 권진원, 평화의나무 합창단과 합동공연 가수 권진원과 평화의나무 합창단이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7차 촛불집회 무대에 올라 합창하고 있다.
ⓒ 남소연
권진원 "'살다보면' 수천 번 불렀지만..."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주최하는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7차 범국민행동' 본무대의 첫 시작은 가수 권진원이었다.

그는 "국민의 힘은 정말 위대하다"며 어제 국회에서 "희망의 표결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기 때문에 마음이 무겁다며 세월호 7시간의 진실이 꼭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권진원은 '살다 보면'을 부른 후 "이 노래를 수천 번은 부른 것 같은데 오늘 가장 강렬한 무대였다"고 말하며 어려운 고비를 지혜롭게 함께 넘기자고 했다.

이어 다함께 부를 것을 요청하며 '아리랑'을 열창했고, 마지막 곡으로 '그대를 꽃피운다'를 평화의나무 합창단과 같이 불렀다. 권진원은 지난달 8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대중음악인 시국선언'에도 참가한 바 있다.

 
▲ 광장에 선 이은미 "당장 내려와라" 가수 이은미가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7차 촛불집회에서 무대 공연을 펼치고 있다. '애국가'를 부르며 등장한 이은미는 "국민의 명령이다, 지금 당장 내려와라"라고 구호를 외치며, 촛불을 든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 남소연
▲ 광장에 선 이은미 "당장 내려와라" 가수 이은미가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7차 촛불집회에서 무대 공연을 펼치고 있다. '애국가'를 부르며 등장한 이은미는 "국민의 명령이다, 지금 당장 내려와라"라고 구호를 외쳐, 촛불을 든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 남소연
이은미, 반주없이 애국가 부르며 시작... "늘 깨어있으시겠습니까?"

오후 7시가 되자 가수 이은미가 무대에 올랐다. 첫 곡은 '애국가'였다. 아무 반주 없이 조용한 가운데 목소리만으로 '애국가'를 부른 후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어제 시민혁명의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이뤄낸 기적 같은 일입니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영웅은 이 자리에서 촛불 들고 계신 여러분,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마음의 촛불을 켜고 계신 대한민국 국민들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이 구호 함께 외치고 다음 노래 이어가겠습니다. 대한민국이여 새롭게 깨어나라!"

그는 다음 노래 '깨어나'를 부르며 혼신의 무대를 선보였다. 비트가 시작되자 박수를 유도하며 열정적인 무대매너를 보였고 스탠딩 마이크 앞에 서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쏟아냈다. "깨어나 일어나" 후렴을 부를 땐 힘주어 외쳤고 시민들도 따라했다.

"나의 앞을 항상 가로 막고 서있는/ 그 무엇이 있다면은/ 이젠 그 벽을 나는 자유롭게 가볍게/ 뛰어넘어가고 말 테야" - '깨어나' 중

다음곡은 '비밀은 없어'였다. "이제는 날 봐/ 비밀은 전혀 없어/ 날 봐 비밀은 전혀 없어"란 후렴구를 머리를 흔들어가며 격정적으로 열창했다. 노래 중간에는 은빛 확성기를 들고 노래를 부르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곡이 끝나자 헐떡이며 멘트를 이어갔다.

"제대로 된 역사가 어제 쓰여졌습니다. 절대 잊어선 안 됩니다. 늘 깨어있으시겠습니까?"

ⓒ 남소연
그의 말에 시민들이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어제의 첫 단추를 축하하는 의미로 우리 옆에 있는 분들 손도 꼭 잡아주시고 어깨도 한 번 감싸안아주십시오. 어제 고생했다고." 이은미는 다음곡으로 '가슴이 뛴다'를 가사 하나 하나 눌러가며 불렀다.

"이제는 흔적도 없을 줄 알았었는데/ 다시 세상을 향해/ 다시 너만을 위해 가슴이 내 가슴이 뛴다/ 다시 봄이 내게 온다/ 내 가슴에 비가 내린다"  -'가슴이 뛴다' 중

시민들이 "이은미"를 연호하며 앙코르를 요청했다. 그는 다시 무대에 올라 다함께 외칠 것을 제안하며 "국민의 명령이다! 지금 당장 내려와라!" 구호를 목청껏 외쳤다. 마지막으로 "사랑합니다 여러분. 지치지 맙시다"란 말을 남기고 '애인 있어요'를 불렀다.

세월호 유족들 촛불에 허리 숙여 인사... 시민들은 위로의 박수

▲ 촛불 광장에 선 유경근 집행위원장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7차 촛불집회가 열린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유경근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즉각 퇴진"을 외치고 있다.
ⓒ 남소연
▲ 촛불시민에 인사하는 세월호가족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촉구 7차 촛불집회에 참여한 세월호참사 희생가 유가족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촛불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이날 많은 시민들의 3분 발언이 이어졌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무대에 올라 말했다.

"우리는 확인했습니다. 우리 힘이 얼마나 강한지. 우리가 믿어야 할 것은 바로 우리입니다. 그 믿음으로 끝까지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 촛불이 시작됐을 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 언제까지 할 거냐?'고요. 우리 이번엔 독해집시다. 이번엔 정말 독하게 끝까지 가봅시다. 어제 탄핵 관련 숫자를 놓고 재미있는 해석들이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0이 빠졌습니다. 0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자신들의 권력을 이용해서 사리사욕을 채우고 우리 삶을 파탄 내는 그들이 없어질 때까지 독하게 끝까지 함께 하자는 의미입니다."

그는 발언이 끝난 후 무대 앞에 자리잡고 앉은 세월호 유가족들을 일어나게 했다. 유가족들은 뒤를 돌아 촛불을 든 시민들을 향해 깊이 허리 숙여 인사했다. 시민들이 뜨겁게 위로의 박수를 보냈다.

한 시민은 재벌가를 비판했다. "삼성전자는 노동자의 목숨 값으로 단돈 500만 원을 던져줬습니다. 그런 이재용이 박근혜에게 바친 수백억 원이 뇌물이 아니란 게 말이 됩니까? 현대차 정몽구도 마찬가지입니다. 다함께 구호를 외칩시다. 재벌도 공범이다. 재벌총수 구속하라. 광장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

▲ 탄핵 가결 후에도 꺼지지 않는 촛불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촉구 7차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박근혜를 구속하라"고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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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들 "한국인인 게 부끄러웠다, 조롱 대상 돼"

싱가포르에서 공부 중인 한인유학생 5인도 무대에서 발언했다.

"저는 10년 전에 유학을 떠나 지금까지 한국인이란 자부심으로 생활해왔습니다. 한류열풍으로 한국인의 인기가 좋았습니다. 그러나 요즘 한국인인 게 이렇게 부끄러운 적 없습니다. 제가 공자를 읽고있으면 다가와 '한국에선 <주술>을 읽어야 성공하지 않느냐'고 조롱합니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싱가포르에선 시국선언이 금지지만 150명의 한인학생들이 모이기도 했습니다."

또 한 학생은 "우리는 냄비가 아니라 뚝배기입니다. 불이 꺼져도 펄펄 끓는 뚝배기처럼 아직 촛불은 꺼질 수 없습니다"라고 말해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 광장에 선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촉구 7차 촛불집회에 참여한 우지수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이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이화여대 총학생회장도 무대에 올랐다. 정유라 부정 입학에 관해 언급하며 "박근혜가 청년에게 뭘 해줬나. 대학생들 다음주면 종강하는데 집에 내려가기 전에 광장에 모여서 12월 17일 '대학생 종강집회'로 촛불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이상진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 서서 보니 촛불이 정말 아름답다"며 "민주노총은 힘차게 함께 싸워나겠다"고 외쳤다. 이어 "박근혜를 구속하고 한상균을 석방하라" 구호를 외쳤고 이어 무대로 돌아온 사회자는 "지금 스마트폰으로 포털 검색창에 '한상균 석방'이라고 써달라" 부탁했다.

마지막으로 노동가수 연합팀과 시민합창단이 무대를 가득채웠다. 이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원작자이시고 이땅 민주주의 산증인이신 백기완 선생님께서 이 자리에 함께 계신다"고 말하자 시민들의 박수가 터졌다. 시민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한 목소리로 불렀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란 곡도 이어 불렀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란 가사를 시민들이 함께 불렀다. 

본대회가 모두 끝난 후 사회자가 말했다. "우리 이제 어디로 가야할까요?" 촛불 든 시민들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답했다. "청와대!" 사회자의 마지막 멘트 "갑시다. 일어나십시오"를 끝으로 시민들은 이동하기 시작했다.

▲ 탄핵 가결 후에도 꺼지지 않은 '촛불의 바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다음 날인 10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정권 끝장내는 날'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박근혜 즉각퇴진'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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