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0 촛불집회]"탄핵, 이제부터 시작..국민이 주인되는 나라 만들어야"

2016. 12. 10.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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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권 날씨 속 60만여명 운집…‘세월호’ 참가자들 최대 화두

“앞으로가 중요…적폐 청산시켜야…脫조선 없는 나라 만들자”

박사모, ‘촛불 행진’ 인근서 맞불집회하다 충돌…불상사 없어

‘세월호 단체’ 관계자들과 중고생 연대 회원들이 26일 오후 사전 행진을 마친 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본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종로구 자하문로를 행진하고 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국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한 다음날인 10일 오후 서울 도심을 비롯한 전국에서 대규모 7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렸다. 서울에서는 이날 오후 6시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집회 ‘박근혜 정권 끝장내는 날’이 개최됐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60만여 명(오후 7시 현재)이 모였다. 지난주 같은 시간보다 50만여 명 줄어들었지만, 이날 오후 7시 현재 서울 지역의 날씨가 영하권(영하 0.6도)인 것을 감안하면 경이로운 수치다. 

26일 오후 열린 7차 주말 촛불집회 참가자들. 공연을 보는 모습이 보인다. 김진원 기자/jin1@heraldcorp.com

집회 참가자들은 “탄핵은 국민의 위대한 승리지만, 이제 시작”이라며 “국민이 주인이 되는, 행복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모(37ㆍ경기 수원) 씨는 “잘못된 99퍼센트를 찾아야 한다”며 “앞으로 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탄핵안이 가결됐지만 나왔다”고 말했다. 김지은(29ㆍ서울 성동구) 씨도 “촛불집회는 이번 사태에서 잘못한 사람들이 처벌을 확실하게 받고 다음 정부에서 국민을 위한 정치가 실현된다는 것이 확실해질 때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단체’ 관계자들과 중고생 연대 회원들이 26일 오후 사전 행진을 마친 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본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종로구 자하문로를 행진하고 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세월호 참사’는 이날 집회의 최대 화두 중 하나였다. 고등학교 1학년 이모(16ㆍ경기 평택) 양은 평택에서 “꼭두각시같은 박근혜가 물러난다고 부패한 세상이 바뀌지 않기 때문에 촛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이후 수학여행과 현장학습이 없어졌다”며 “촛불의 힘으로 박근혜를 퇴진시키고 행복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자. 국민이 주인인 나라 만들자”고 강조했다.

26일 오후 7차 주말 촛불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노란리본봉사단이 횃불을 들고 종로구 자하문로를 통해 청와대 인근으로 행진하고 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유경근 4ㆍ16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협의회 집행위원장(고 유예은 양 부친)도 “40명의 가족이 탄핵 장면을 직접 지켜봤다“며 ”매우 긴장도 되고 가슴도 떨렸지만,가결 순간 기쁨과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며 지켜볼 수 있게 허락한 국민에게 감사하다고 거듭 말했다.

‘헬조선’ 대신 새로운 세상을 열망하는 대학생들의 목소리도 컸다.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부정 입학’ 파문이 있었던 이화여대의 학생단 ‘암행어사’의 우지수 실천단장은 “정유라 문제가 최경희 전 총장으로, 박근혜 대통령까지 이어졌다”며 “이화여대에서 시국선언이 100만 촛불로 번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헬조선에서 연애도 취업도 먹고 살기도 힘들었다”며 “탈조선하지 않고 살 수 있는 나라 대한민국 청년들이 만들어 갈 것이다. 오는 24일 크리스마스 촛불로 광장 다시 한 번 달구겠다”고 덧붙였다. 

26일 오후 7차 주말 촛불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노란리본봉사단이 횃불을 들고 종로구 자하문로를 통해 청와대 인근으로 행진하고 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싱가포르 유학생 시국선언단의 구하림 씨도 “대한민국의 뿌리 깊은 문제 청산해야 하고, 국민의 뜻은 즉각 퇴진임을 밝혀야 한다”며 “헌재의 탄핵소추안이 전달 됐지만 박 대통령은 하야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여섯 차례 집회와 마찬가지로 가족 단위 참가자가 눈에 많이 띄었다. 송모(41ㆍ서울 동작구) 씨는 ”열 살 아들이 자꾸 물어봐서 어떤 상황인지 알려주고자 나왔다”며 “탄핵안은 통과됐지만 속 시원하게 해결된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26일 오후 7차 주말 촛불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이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집회 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공연도 이어졌다. 무대에 오른 가수 권진원 씨는 “역사가 굽이굽이 넘어가듯, 이번에도 우리는 슬기롭게 넘어갈 것”이라며 “우리 국민과 우리나라는 헤어질 수 없기에 우리는 님이다”며 민요 ’아리랑‘을 부른 뒤 자신의 신곡 ’그대와 꽃‘을 열창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7시45분께부터 다시 청와대 방면으로 대규모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늦은 밤까지 집회를 계속할 예정이다.

그러나 집회 도중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보수 성향 시민단체와 촛불집회 참가들 간 잠시 충돌도 있었다. 박사모 회원 40여 명은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참가자들의 행진 코스인 통의동 로터리 인근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애국가를 부르며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26일 오후 7차 주말 촛불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이 본 집회를 마친 뒤 다시 청와대 인근으로 행진하고 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이들은 ‘탄핵 무효’, ‘선동하는 국회의원 나라세금 바닥나니 반으로 줄여라’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맞불 시위를 벌였다. 박사모 회원들이 나타나자 촛불집회 참가자 수백명이 주변으로 몰려들어 “어딜 오느냐”, “박사모는 물러가라” 등을 외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박사모 회원들과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서로 욕설을 주고받으며 비방전을 벌였고, 간간이 몸싸움도 벌어졌다.

26일 오후 열린 7차 주말 촛불집회 참가자들. 공연을 보는 모습이 보인다. 김진원 기자/jin1@heraldcorp.com

양측의 충돌이 거세질 기미를 보이자 경찰이 투입돼 양측을 분리했고, 더는 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어 박사모 회원들을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으로 이동시켜 귀가하도록 했다. 박사모 회원들은 적선동 로터리에서도 10여 명이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행진 코스에 들어와 맞불 집회를 했다가 경찰의 제지로 물러났다.

26일 오후 열린 7차 주말 촛불집회 참가자들. 공연을 보는 모습이 보인다. 김진원 기자/jin1@heraldcorp.com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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