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은 돈먹는 하마? 전북현대가 주는 메시지

이종현 2016. 12. 1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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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의 B급 씬] 모기업과 구단 모두 윈윈하는 전략

[오마이뉴스이종현 기자]

 전북은 10년 만에 ACL을 제패했다.
ⓒ 연합뉴스
전북현대가 10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쉽지 않았다. UAE(아랍에미리트)의 알 아인과 두 차례 맞대결은 승부를 쉽사리 예측하지 못할 만큼 치열했다. 결국 정신력과 간절함이 앞선 전북이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이제 전북의 시선은 '2017 FIFA(국제축구연맹) 클럽월드컵'으로 향한다. 전북은 이미 지난 2006년 이 대회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전북은 K리그에서도 중·소 구단이었다. 클럽월드컵 무대에서 무엇인가 이루고자 하는 꿈보다는 참여한 그 자체에 의미를 뒀다. 

10년이 지났다. 많은 것이 변했고 전북은 환골탈태했다. 2005년 최강희 감독 부임 이후 전북은 K리그를 넘어 아시아 최고의 구단이 됐다. 이제 당당하게 클럽월드컵에 나서는 전북의 행보는 K리그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북의 지속적인 목표 설정과 투자

전북은 ACL 우승으로 300만 달러(약 35억 원)를 챙겼다. ACL 우승 자격으로 참가할 클럽월드컵에 얻을 최소 금액만 100만 달러(약 12억 원)다. K리그 클래식 우승 상금 5억 원을 크게 웃도는 액수다. 추가로 전북이 대회에서 거두는 성과에 따라 최고 500만 달러(약 60억 원, 우승 상금 액수) 이상의 금전적 이익을 취할 수도 있다.

여기에 브랜드 노출효과까지 있다. 현재 전북은 모기업 현대자동차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데 최근 브랜드 전문 분석 업체인 '닐슨스포츠 코리아'는 올 시즌 전북의 스폰서 노출 효과가 약 1808억 원(K리그 861억, ACL 947억)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물론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는 클럽월드컵을 통해 전북이 얻는 경제적 효과는 더 상승할 전망이다.

성적에 따른 금전적 효과뿐 아니라 전북만큼 시즌 내내 팬들과 조화롭게 호흡한 팀도 드물다. 특정 경기에 선수를 지정하는 '선수의 날(데이)'을 통해 팬들과 함께 이벤트를 펼쳤다. 클럽하우스를 일부분 개방해 찾아오는 팬들과 소통했다. 정기적인 팬 사인회를 개최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전북은 지방구단이라는 열세와 접근성 떨어지는 경기장의 장애물을 이겨내고 창단 첫 시즌 홈경기 관중 40만 명 돌파라는 역사를 세웠다. 이제 전북 시내에서 초록색 유니폼을 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정도다. 그 가운데 자연스럽게 팀과 모기업이 홍보되고 모기업이 구단을 지원을 유지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전북의 윈-윈 전략

전북의 이러한 모기업-구단의 '윈-윈' 사례는 전북 자신뿐 아니라 다른 K리그 구단들에 모범이 될 만한 사례다. 현재 K리그 구단들을 모기업의 지원이 줄어들어 쉽사리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리그 내 투자가 감소했고 K리그의 파이가 좀처럼 크지 못하고 있다. 

모기업은 '기업의 이윤' 감소에 따른 지원금 삭감이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기업들 역시 지원하는 구단이 자신들에 뚜렷한 이익을 준다는 사실이 입증하면 지원을 철회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 K리그 구단들이 하나의 짐으로 생각하고 '돈 먹는 하마' 같다고 생각하기에 가장 먼저 손을 떼는 것이다.

전북은 2006년부터 아시아 무대를 제패하기 위해 연속적 있는 투자를 지속해왔다. 또한 시즌 내내 팬들과 소통하려 했다. 이러한 전북은 이제 목표이자 꿈꿔온 클럽월드컵에 나서며 그간 노력에 결실을 보려 한다. 명확한 목표를 두고 지속성을 유지하면 돈과 명예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사실을 전북이 보여줬다.

전북은 하나의 문화를 만들었고, 그 힘을 바탕으로 클럽월드컵에 나간다. 그리고 전북은 K리그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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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종현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fff156)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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