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차 독수리' 김태완, 고척 영웅 노린다

양형석 2016. 12. 10. 16:0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넥센 히어로즈 웨이버 공시된 김태완 영입.. 프로 입단 11년 만에 첫 이적

[오마이뉴스양형석 기자]

오른손 거포 김태완이 넥센 히어로즈에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넥센 히어로즈 구단은 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오른손 타자 김태완을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20대 시절 김태균, 이범호(KIA 타이거즈)와 함께 한화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김태완은 내년 시즌 30대 중반의 나이에 새로운 팀에서 험난한 생존경쟁을 펼치게 됐다.

미완의 거포 김태완
 한화맨 이미지가 강한 김태완은 내년에 고척돔을 홈으로 쓰게 됐다.
ⓒ 한국야구위원회
성균관대 시절부터 뛰어난 장타력을 과시하던 김태완은 한화 입단 후에도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한화에는 이미 장종훈 이후 최고의 4번타자로 불리던 '넘사벽' 김태균이 있었고 김태완은 입단 후 2년 동안 1군과 2군을 드나들어야 했다(게다가 이 야속한 선배는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참가하며 병역혜택까지 받았다).2008년 124경기에 출전해 타율 .266, 23홈런 73타점을 기록하며 주전으로 도약한 김태완은 2009년 한화의 붙박이 3번타자로 활약하며 타율 .289, 23홈런 68타점으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특히 .419의 출루율과 .958의 OPS로 높은 효율을 자랑하는 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여기에 2009 시즌이 끝나고 본의 아니게 자신의 앞을 가로막았던 김태균마저 일본으로 진출하면서 김태완은 본격적으로 한화 타선의 중심으로 거듭나는 듯했다.

하지만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과 상대의 집중견제가 더해지면서 2010년 타율 .265, 15홈런 62타점으로 성적이 하락했고, 시즌 후 그는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했다. 김태완이 2012년말 병역의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했을 때 '하필이면' 김태균도 일본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있었다. 김태완은 2013년 우익수로 변신을 시도했지만 낯선 포지션 적응은 수비뿐 아니라 타격 슬럼프로까지 이어지며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말았다(타율 .229 3홈런 33타점).

이후 팀 내에서 김태완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었지만 2014시즌이 끝나고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면서 김태완에게도 한줄기 빛이 비추는 듯 했다. 김태완은 대학시절 인스트럭터로 온 김성근 감독에게 타격 재능에 대해 극찬을 받은 후 자신감을 한껏 끌어 올렸던 좋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화 구단과 팬들이 기대했던 '김성근 효과'는 김태완에게 발생하지 않았다.

2015년 어깨부상으로 고전한 김태완은 22경기 출전에 그쳤고 올해도 24경기에서 주로 대타요원으로만 출전했다. 김태완은 최근 2년 동안 단 1개의 홈런도 때려 내지 못했고 올해는 타점조차 기록하지 못했다. 결국 김태완은 지난 9월20일 박노민과 함께 웨이버로 공시되며 11년의 세월을 함께 했던 정든 한화와의 인연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김태완은 새해가 되기 전에 새 일자리를 찾았다. 9일 넥센에서 김태완의 영입을 공식 발표한 것. 김태완은 "다시 야구를 할 수 있게끔 기회를 주신 넥센 히어로즈에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넥센에서 시작하는 내년 시즌은 나의 야구인생에 새로운 도전이자 즐거운 모험이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시즌을 보내고 싶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응원해주신 한화이글스 팬 분들께 감사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치열한 생존 경쟁 불가피
 김태완은 내년 윤석민(왼쪽), 채태인 등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
ⓒ 넥센 히어로즈
넥센은 김태완 영입을 발표하면서 그의 포지션을 '외야수'라고 칭했다. 하지만 내년 시즌 김태완이 넥센의 외야를 지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김태완은 지난 11년 동안 한화에서 주로 1루수 혹은 지명타자로 활약해 왔다. 실제로 김태완은 2013년 25경기, 2014년 1경기에서 우익수로 출전한 후 작년과 올해는 외야수로 한 경기도 출전하지 않았다.

만약 김태완이 외야수비가 가능하다 해도 넥센의 견고한 외야진을 뚫기란 쉽지 않다. 넥센은 이미 이택근과 고종욱이라는 걸출한 외야수를 보유하고 있고 외국인 선수 대니 돈도 있다. 여기에 유망주 임병욱과 박정음이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고 대주자 요원 유재신도 외야수 포지션이다. 이들을 모두 제치고 김태완이 장정석 신임 감독의 중용을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결국 김태완은 자신의 전공(?)인 1루수와 지명타자 포지션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물론 이도 김태완에겐 결코 쉬운 도전이 아니다. 넥센의 1루와 지명타자 자리에는 올해 .334, 19홈런 80타점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낸 윤석민과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4연패 주역 채태인이 있다. 1루와 외야를 오가는 외국인 선수 대니 돈 역시 김태완의 잠재적인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최근 성적만 보면 김태완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김태완은 리그에서 드문 오른손 거포형 타자로 이는 김태완의 중요한 경쟁무기가 될 수 있다. 넥센에는 현재 마땅한 오른손 대타 요원이 없다. 허정협과 홍성갑, 강지광 등이 경험치를 쌓으며 성장하고 있지만 이들 중 김태완의 커리어를 앞서는 선수는 없다. 붙박이 주전은 현실적으로 힘들더라도 대타 요원이나 오른손 플래툰 자원으로는 아직 경쟁력을 찾을 수 있다.

물론 이는 김태완이 예년 기량을 어느 정도 회복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전성기 시절 김태완은 리그 최고수준의 스타는 아니었지만 호쾌한 스윙과 뛰어난 선구안으로 상대 투수를 긴장시켰던 뛰어난 타자였다.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될 김태완이 자신이 한 각오처럼 후회 없는 2017 시즌을 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