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헌재 '탄핵 열공'
[경향신문] ㆍ김하열 교수가 쓴 국내 유일 ‘대통령 탄핵 연구’ 논문 집중학습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심판하게 되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건물 뒤로 청와대가 보인다. 김정근 기자 jeongk@kyunghyang.com |
헌법재판소 연구관들은 9일 국회에서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을 앞두고 탄핵심판에 대한 집중 학습을 이미 마친 상태다. 헌재 연구관들의 교재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 심사 당시 헌법연구관이던 김하열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탄핵 관련 논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 관계자들은 최근 김 교수 논문 <탄핵심판에 관한 연구>를 읽고 탄핵심판 심리를 준비했다. 김 교수는 사법연수원 21기로,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 때는 헌법연구관이었다. 김 교수는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2015년 12월 이 논문을 고려대 법학박사 학위논문으로 썼다.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도, 헌재가 실제 대통령 탄핵심판을 진행한 것도 노 전 대통령 탄핵심판이 유일했다. 헌재 내부에서 이 논문을 지침서로 삼은 것은 유일한 대통령 탄핵심판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연구한 헌법연구관이 직접 작성했다는 의미 때문이다. 국내의 대통령 탄핵을 연구한 논문도 이 논문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문은 미국·영국·일본·독일 등 주요 국가의 탄핵제도 등을 들어 한국의 탄핵제도를 평가·분석했다. 2004년 노 전 대통령 때의 탄핵 과정을 정리했으며, 이를 기준으로 세부적인 탄핵 절차에 대해 설명했다. 탄핵 쟁점에 대해서도 해외 사례와 한국의 현실을 비교하면서 적정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에 따라 한국의 탄핵제도에는 큰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국회가 대통령 등을 탄핵할 만한 기준을 충분히 심사·판단해야 하며, 탄핵을 국가기관 장악·공격의 빌미로 삼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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