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에게도 아내가 필요하다

이해진 기자 2016. 12. 10.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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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발표된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에 25점, OECD 조사국 29개국 중 29위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유리천장이란 여성이 고위직 승진에 있어 보이지 않는 사회 전반의 성적 차별을 말한다.

남성들이 아내 덕에 휴식을 취하거나 자기 계발의 시간을 갖는 반면, 여성들은 '아내가 없어서' 이중노동에 시달리며 자기 계발의 기회도, 승진의 기회도 놓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아내들의 유리천장을 깨부수는 동시에 남편들의 비상계단을 지을 연장을 함께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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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아내가뭄'..유리 천장을 넘어 유리 비상계단을 논의할 때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따끈따끈 새책] '아내가뭄'…유리 천장을 넘어 유리 비상계단을 논의할 때]

올해 발표된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에 25점, OECD 조사국 29개국 중 29위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유리천장이란 여성이 고위직 승진에 있어 보이지 않는 사회 전반의 성적 차별을 말한다.

실제 2015년 말 기준 중앙부처 고위공무원단(1~2급) 중 여성 비율은 3.7%, 2016년 현재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채 3%가 안 된다. 주요 공기업 중 여성 임원은 '0명'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었음에도 왜 여성 리더는 아직 희귀하기만 할까. 바로 '아내 가뭄' 때문이다. 호주의 기자 출신 정치평론가 애너벨 크랩은 '여성에게도 아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무슨 말인가.

일하는 여성들은 수컷들의 노동 세계로 전진했음에도 가사 노동의 세계에서는 몇 발짝 퇴각하지 못했다. 2015년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 남편의 하루 평균 가사 노동 시간은 40분인데 반해 아내는 평균 3시간 14분, 무려 5배 넘게 일한다. 남성들이 아내 덕에 휴식을 취하거나 자기 계발의 시간을 갖는 반면, 여성들은 '아내가 없어서' 이중노동에 시달리며 자기 계발의 기회도, 승진의 기회도 놓치고 있다.

그런데 애너벨 크랩은 우리가 지나치게 유리천장에만 골몰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저서 '아내 가뭄'에서 유리천장 못지않게 남성들이 일터에서 가정으로 나가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장벽 또한 견고하다고 지적한다. 현대사회는 남성들에게 가사 노동을 권하지 않을뿐더러 가사 노동하는 남성을 패자·왕따로 취급한다.

그래서 저자는 이제 유리천장이 아니라 남성들을 위한 '유리 비상계단'을 논해야 할 때라고 힘주어 말한다. 지금까지 '직업 세계에 진입하는 여성의 수를 어떻게 하면 늘릴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가사 노동의 세계에 진입하는 남성의 수를 어떻게 늘릴 수 있을까'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요지다. 그래야 여성 리더를 늘릴 수 있다는 것.

책에는 차별적 시선을 받으면서도 꿋꿋이 앞치마를 두른 남성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이들이 일터에서 어떤 차별적 시선을 받는지 생생한 증언들이 담겼다. 전업주부 남성이 받는 사회적 시선 폭력은 말할 것도 없다.

저자는 이러한 편견이 워낙 견고해서 가사 노동의 불변의 법칙, 즉 여성은 생계 부양 능력이 커져도 가사 노동 시간이 줄어들지 않고, 남성은 생계 부양 능력이 없어도 가사 노동 시간이 여성보다 적은 현상이 벌어진다고 지적한다.

이는 사회적으로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쓰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가 아내들의 유리천장을 깨부수는 동시에 남편들의 비상계단을 지을 연장을 함께 고민할 때다.

◇아내가뭄=애너벨 크랩 지음. 황금진 옮김. 동양북스 펴냄. 432쪽/1만7500원.

이해진 기자 hjl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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