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 명가' 삼성·롯데, 배영섭·전준우 부활이 절실

케이비리포트 입력 2016. 12. 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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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위로 추락한 팀의 재도약 이끌어야 할 롯데 전준우와 삼성 배영섭

[오마이뉴스케이비리포트 기자]

2016시즌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10월 9일 시즌 최종전까지 순위가 확정되지 않은 채 순위 싸움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한 롯데는 승률 4리 차이로 삼성을 앞질렀다. 이렇게 보면 꽤나 치열한 순위싸움을 펼치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을 것 같지만 현실은 씁쓸했다. 그들의 최종 순위가 8~9위였기 때문이다.

두 팀의 정규리그 순위가 이렇게 가까워진 것은 2011시즌 이후 5년 만이다. 상처뿐인 순위경쟁을 했던 올 시즌과 달리 5년 전에는 삼성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그 뒤를 2위 롯데가 이었다. 하위권 다툼을 이어간 올 시즌과 달리 기분 좋은 정규시즌을 치른 2011시즌 삼성과 롯데에게는 여러 공통점이 있는 데 그 중 하나는 젊은 중견수의 맹활약이었다.
 2017시즌 팀 타선의 핵심이 되어야 할 삼성 배영섭과 롯데 전준우
ⓒ 삼성 라이온즈/롯데 자이언츠
바로 배영섭과 전준우가 그 주인공이다. 사뭇 달라보이는 이들에겐 상당한 공통점이 있다. 외야수라는 기본적인 포지션이 같은 점 말고도 고교 시절에 비해 대학 때 기량이 만개해 대졸신인으로 기대를 받고 프로에 입단한 점, KBO리그에서 흔치않은 중견수를 소화해내는 오른손 타자이며 1군에서 혜성과 같이 등장해 팬들에게 많은 기대를 받았다.

이 뿐이 아니다. 군 복무를 경찰청에서 한 점, 전역 이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가올 내년 시즌에 소속팀에서 절실하게 부활을 기다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준우는 2008년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의 상위 순번으로 입단해 롯데의 아킬레스건이던 주전 3루로 커줄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1년만에 중견수로 포지션을 변경해 1군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포지션 전향 후 프로 3년차가 되던 2010 시즌 중반부터는 무주공산이던 롯데의 중견수 자리를 차지하며 19개의 홈런을 적재적소에 뽑아내며 2010년 롯데의 최고 히트상품으로 등극했다. 2010년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롯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맹활약을 보이기도 했다.
 9월 4일 복귀전에서 홈런을 터뜨린 전준우
ⓒ 롯데 자이언츠
당시만해도 현재 롯데 타선의 중심으로 성장한 손아섭과 황재균 이상으로 전준우의 미래를 밝게 전망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 2011시즌에도 1번타자 활약하며 3할을 쳐내며 득점 1위에 등극하는 등 활약했지만 시즌 홈런은 11개에 뒷걸음질치며 장타에 대한 기대는 충족시키지 못했다.

홈런 욕심이 발목을 잡은 탓일까? 2012년과 2013년에는 강점인 타격에서도 주춤하며 여러모로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승선을 노렸던 2014년에는 잔부상이 발목을 잡아 대표팀에 승선할만한 활약을 하지 못했고 더 미룰 수 없었던 병역 문제 해결을 위해 경찰청에 입대해야만 했다.

한편 배영섭은 2009년 2차 4라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대학리그의 이치로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프로 1번타자감으로 주목받았지만 졸업 시즌에 당한 부상으로 인해 지명이 밀리면서 다소 낮은 순위로 프로에 입단하게 됐다.

프로 입단 후 몸 상태를 회복한 배영섭은 2009년 2군 무대에서 담금질을 한 뒤 프로 3년차인 2011시즌 삼성의 1번타자 자리를 꿰차게 된다. 리그 역사에 손꼽힐만한 거포를 많이 보유했던 삼성이지만 외국인 타자 초창기엔 거포 대신 톱타자감 빌리 홀을 영입했을 정도로 전통적으로 톱타자 재목이 부족했던 삼성에게 배영섭은 반가운 등장이었다.

빠른 발과 높은 출루율을 앞세워 삼성 타선을 이끈 배영섭은 2011시즌 신인왕으로 선정되며 프로 첫 풀타임 시즌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2012년에도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하며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였으며 2013시즌에는 업그레이드된 타격 기량을 보여주며 신인왕 시즌보다 좋은 활약을 이어나갔다.

이 당시만 해도 현재의 주전 중견수 박해민, 외야 백업 경쟁자인 우동균,이영욱 같은 선수들이 그의 자리를 넘볼 수 없었다. 그만큼 삼성타선에서 배영섭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그러나 시즌 막판 LG 광속구 투수 리즈에게 머리를 강타당하는 사구를 맞으며 잘나갔던 한 해를 다소 찝찝하게 마무리했고 시즌 종료 후 경찰청에 입대했다.

수년간 검증된 선수들이었기에 전준우와 배영섭의 전역 후 활약을 의심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무명의 선수도 군팀 전역 후 기량을 발전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각 팀의 주전급이던 이들이 경찰청에서 꾸준히 경기감각을 유지했고 퓨쳐스 기록까지 좋았기에 복귀 후 맹활약이 기대됐다.
 2013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중견수들의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둘이 함께 주전으로 활약한 가장 최근 시즌인 2013년 기록을 살펴보면 타격에서 굴지의 모습을 보여준 LG 박용택을 제외하면 확실하게 배영섭과 전준우보다 좋은 득점생산력을 보여준 중견수는 없었다.

득점생산력 기록인 wRC에서 배영섭과 전준우는 박용택에 이어 중견수 부문 각각 2,3위 성적을 기록했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부문에서도 배영섭은 2.81 전준우는 2.49를 기록하며 중견수 부문 3,4위에 올랐다.

극심한 타고투저의 영향으로 타격 기록이 전반적으로 치솟은 최근의 기록에 비교하며 다소 떨어져 보이지만 당시 리그 기준으로 상위권 중견수에 해당하는 성적이었다. 하지만 복귀 후 이들은 이 당시의 위상을 되찾진 못했다.
 박해민과의 주전 중견수 경쟁에서 밀린 배영섭
ⓒ 삼성 라이온즈
2015시즌 막바지 복귀한 배영섭은 장점이던 타격 부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올시즌 상대적으로 더 빠른 발과 좋은 수비를 가진 박해민과의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고 올시즌 막판 복귀한 전준우는 많은 기대를 받고 팀에 합류했으나 인상적인 활약은 보이지 못하며 팀의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를 쓸쓸히 지켜봐야만 했다.

경찰청 입대 당시만 해도 젊은 유망주였던 이들의 나이는 이미 서른이 넘어 팀의 주축이 되어야 하는 나이(1986년 생)가 됐다. 삼성은 주포 최형우가 KIA로 떠나며 중심타선과 외야의 공백이 불가피해졌고 롯데는 메이져리그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황재균이 이적을 하게 될 경우 최악의 타선으로 다가오는 시즌을 맞아야 할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속에서 배영섭, 전준우의 부활은 소속 팀에게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배영섭이 입대 전 높은 출루율에 기민한 타격을 되찾아 준다면 최형우의 공백을 최소화해 기존의 구자욱,박해민등과 삼성 타선의 새로운 색깔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전준우가 장타력을 회복한다면 롯데 역시 전준우가 맹활약했던 시기의 강한 롯데로 돌아갈 수 있다. 과거 히트상품이었던 이들이 2017시즌에는 군 입대 전 이상의 활약으로 몰락명가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 지 주목해 보도록 하자.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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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 이정민 필진/ 정리: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상시모집 [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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