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소신지원' 중하위권은 '틈새'를 노려라

표준점수 상승, 합격선 높아질 전망
최상위권 모집단위별 점수차 커
예전처럼 과도한 눈치싸움 불필요

중위권은 지나친 하향 피하고
점수 잘나온 영역위주 선택 바람직

이제는 정시다. 지난 7일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수험생들 손에 전달되면서 본격적인 정시 문이 열렸다. 올해 수능은 전반적으로 어렵게 출제돼 상당한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채점 결과에 따르면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자 비율)은 국어 139점(0.23%), 수학 가형 130점(0.07%), 수학 나형 137점(015%), 영어 139점(0.72%)이다. 수학 나형을 제외하고 지난해보다 모두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랐다. 작년 수능보다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만점자 비율도 영어만 제외하고는 2016학년도에 비해 모두 하락했다.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전반적으로 어렵게 출제되면서 최상위권과 상위권 수험생들은 정시 전략을 수립하는 데 보다 수월해질 전망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상위권 수험생의 경우 소신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수험생들이 수능 성적표를 받고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입시업체들은 표준점수 상승으로 주요대학 합격선이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수능 표준점수 기준 합격선으로 서울대 경영 536~537점, 서울대 인문 534점, 서울대 의예 537~538점, 연세대 경영 533~535점, 연세대 의예 536~537점, 고려대 경영 532~534점, 성균관대 글로벌경영 529~531점, 이화여대 수학교육 503~510점, 중앙대 소프트웨어 511~515점, 한국외대 영어 512~518점 등을 예상했다

이제 수험생들은 자신의 성적표에 표기된 영역별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을 토대로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빈틈없는 정시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 입시전문가들은 “최상위권은 소신대로, 중위권은 상위 학생들이 빠져나간 틈새를 공략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최상위와 상위권은 소신 지원하라”=올 수능은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한두 문제 실수로 손해볼 확률이 크게 줄었다. 그만큼 상위권 학생들의 정시 전략 수립도 다소 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지원하는 모집단위별 점수 차도 작년보다는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자연계열은 전년도 국어A, 수학B, 영어 영역 총점 기준의 표준점수 최고점 397점과 1등급 컷 384점의 차이가 13점으로 큰 편이었는데, 이번 수능에서는 표준점수 최고점 408점, 1등급컷 387점으로 차이가 21점으로 더욱 크게 벌어졌다. 동점자가 적고 수험생들의 점수가 일렬로 늘어서 예전처럼 과도한 눈치싸움이 불필요해졌다는 뜻이다. 때문에 입시전문가들은 최상위와 상위권 수험생들의 전략은 “소신 지원”으로 입을 모은다. 심지어 지나친 안정지원은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충고한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자연계열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등에서 과학탐구영역을 30% 반영하는 등 탐구영역 반영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며 “따라서 자연계열 상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수학뿐 아니라 탐구영역 과목별 백분위 기준 고득점 여부가 합격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문계열 상위권 대학들의 경우엔 국어, 수학, 영어 영역은 표준점수를 활용해 선발하고 반영비율도 비슷하기 때문에 탐구영역 환산점수와 각 영역별 반영비율을 잘 살펴야 한다.

▶“중하위권은 틈새를 노려라”=중위권 전략은 상위권 수험생들에 비해 다소 복잡하다. 보다 다각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중위권 대학의 인문계열은 국어와 영어, 자연계열은 수학과 영어 영역에 높은 비중을 두고 선발하는 대학이 많다. 인문계열은 국어, 자연계열은 수학 가형 또는 과탐을 선택할 때 대부분 3~20%의 가산점이 부여된다. 이처럼 중위권 대학은 대학별로 영역별 반영 비중, 반영 과목, 가산점 등이 다양하게 반영되기 때문에 점수가 잘 나온 영역 위주로 선택해 지원 전략을 수립하면 합격률을 높일 수 있다. 

서울 소재 대학들은 주로 가군과 나군에 많이 몰려 있어 상위권은 사실상 2번의 지원 기회가 있는 반면, 중위권 점수대는 가, 나, 다군에서 골고루 모집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3번의 복수지원 기회를 사용할 수 있다.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어 경쟁이 치열한 구간이다. 특히 올해 수능이 어려워 변별력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2~4등급은 난이도에 따른 표준점수 변화가 크지 않다. 때문에 작년 합격컷을 참고하면서 원하는 대학을 찾는 게 좋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두 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임 대표는 “올해 무조건 대학을 가야하느냐, 아니면 수시지원 대학에 준하는 학교는 반드시 가야하느냐, 즉 재수나 반수도 감수할 수 있는지에 따라 지원 전략이 달라진다”며 “전자의 경우는 안정 지원이 바람직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안정 하나, 나머지 2개군은 소신 지원을 하도록 한다. 특히 상위권 수험생들이 수시모집 70%와 소신 지원으로 빠져나간 틈새를 노려볼 수 있다”고 했다.

올해는 중위권이라도 지나친 하향은 피하는 게 좋다는 것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위권 수험생 역시 중위권이 안정 지원 방향으로 감에따라 빈자리를 겨냥, 2개 대학 정도는 합격 위주의 안정적인 선택을 하고, 나머지 1개 대학은 자신의 적성을 고려해 적정 지원하는 게 좋다.

도움말=메가스터디, 대성학원, 종로학원하늘교육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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