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산 "빌리 홀리데이에 빠져 입문한 재즈..찰리 채플린 영화처럼 날 웃게 해줘"

김향미 기자 입력 2016. 12. 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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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데뷔 20주년 맞은 웅산

데뷔 20주년을 맞은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이 8일 경향신문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재즈는 찰리 채플린 영화처럼 ‘스마일 스마일 스마일’ 하며 늘 웃게 해주죠.”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43·본명 김은영)은 재즈의 매력에 대해 묻자 이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웅산은 음악적 성취와 대중적 인기를 함께 누리는 한국의 대표적인 재즈 보컬리스트다. 8일 오후 경향신문사에서 그를 만나 ‘재즈 인생 20년’에 대해 물었다.

웅산은 열일곱 살 가을 무렵 “세상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며 살겠다”면서 충북 단양 구인사로 들어갔다. 2년 조금 못되는 시간 동안 수행을 했다. ‘웅산’(雄山)도 실은 법명이다. 그러다 세상으로 나온 뒤 대학에선 록밴드 보컬로 활동했다. “거칠게 포효하듯 쏟아내던 시절”을 지나 대학 졸업 무렵 친구가 소개해준 빌리 홀리데이의 음악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웅산은 “빌리 홀리데이의 노래를 듣는 순간 ‘나는 이 노래를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재즈클럽을 찾아다니며 독학으로 재즈를 공부하던 웅산은 1995년 겨울 1세대 재즈 뮤지션인 피아니스트 신관웅을 만난다. 그의 제안으로 첫 무대에 오른 게 이듬해 1월. 웅산은 프로 재즈 보컬리스트로 데뷔했다.

웅산은 최근 데뷔 20주년 기념 미니앨범 <재즈 이즈 마이 라이프(JAZZ IS MY LIFE)>를 냈다.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존 비즐리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웅산은 “스윙, 보사노바, 블루스, 포크 등 다양한 장르를 결합해 재즈의 다양한 매력을 담으면서도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수록된 5곡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은 ‘뷰티풀 아리랑’이다. “저는 재즈를 하면서 거칠던 성정도 부드러워지고, 음악도 참 자연스럽고 부드러워졌거든요. ‘뷰티풀 아리랑’은 재즈가 전하는 따뜻한 느낌이 묻어 있어요.”

지난 20년 동안 웅산은 2004년 정규 1집부터 스폐설 앨범 등을 포함해 총 12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웅산은 “두 번째 앨범부터 직접 곡을 쓰면서 참여했다”면서 “내 안에서 어떤 음악을 하고 싶어하는지 질문하고 그걸 반영해온 것 같다”고 말했다. 웅산은 음악도 수행과 같다고 말해왔다. 그는 “저는 인생이나 음악이나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스탠더드 재즈 음악을 하면서도 저만의 새로운 곡을 써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웅산은 배재대, 상명대 등에서 학생들에게 재즈를 가르치면서 무조건 재즈 뮤지션이 되라고 부담을 주진 않는다. 그는 “다만 재즈를 알고 음악을 하면, 재즈가 등대가 돼 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웅산은 “재즈는 살아 있는 음악”이라면서 “무대에 오를 때마다 자유분방함을 느끼고, 어느 무대나 도전할 수 있도록 해주는 멋진 음악”이라고 했다.

웅산은 이번 연말 국내 공연과 내년 3월 일본, 6월 미국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이 길을 걸어오는 동안 힘들다거나 지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데, 잠깐 뒤돌아보니 ‘녹록지 않았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20년 뒤에도 저 자신에게 잘해왔다고 칭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그렇게 소박하면서도 가장 이루기 힘든 꿈을 꾼다”고 말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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