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박정희 사진, 혁명공약, 재벌 소개..뉴라이트 교과서 판박이

김경욱 2016. 12. 8. 19: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고등학교 <한국사> 국정교과서의 근·현대사 기술과 사진배치가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이 참여한 교과서포럼이 만든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일명 ‘뉴라이트 교과서’)와 상당 부분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겨레> 가 고교 <한국사> 현장검토본과 뉴라이트 교과서를 비교 분석해보니, 먼저 박정희 정권의 출범과 관련한 서술 부분에서 국정교과서는 ‘냉전 시기 권위주의 정치 제제와 경제·사회 발전’이란 하나의 단원(262~269쪽) 아래, ‘박정희 정부의 출범과 경제 개발 계획 추진’에 이어 ‘계속되는 안보위기’, ‘수출 주도의 경제 개발 체제’, ‘유신 체제의 등장과 중화학 공업의 육성’ 등의 순서로 기술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국정교과서, 뉴라이트 교과서와 곳곳 유사
박정희 정권 서술 ‘안보위기→경제발전’ 흐름 같아
쿠데타 당시 탱크사진, ‘혁명공약’ 게재도 그대로
이병철·정주영 소개한 것도 비슷

박근혜 정부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고등학교 <한국사> 국정교과서의 근·현대사 기술과 사진배치가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이 참여한 교과서포럼이 만든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일명 ‘뉴라이트 교과서’)와 상당 부분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교과서를 만들면서 뉴라이트 교과서를 본 뜬 것이 아냐는 의혹이 나온다. 뉴라이트 교과서는 교과서포럼이 ”검정교과서들이 좌편향됐다”고 주장하며 2008년 펴낸 책으로 정식 교과서는 아니다.

국정교과서 261쪽에 실린 5·16 쿠데타 당시 사진. 다른 검정교과서에는 쿠데타 당시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당시 소장) 사진이 실려있으나, 국정교과서에는 서울에 진입한 탱크 사진이 실려있다. 오른쪽에는 5·16 쿠데타 세력이 내세운 ‘혁명 공약’이 서술돼 있다.

8일 <한겨레>가 고교 <한국사> 현장검토본과 뉴라이트 교과서를 비교 분석해보니, 먼저 박정희 정권의 출범과 관련한 서술 부분에서 국정교과서는 ‘냉전 시기 권위주의 정치 제제와 경제·사회 발전’이란 하나의 단원(262~269쪽) 아래, ‘박정희 정부의 출범과 경제 개발 계획 추진’에 이어 ‘계속되는 안보위기’, ‘수출 주도의 경제 개발 체제’, ‘유신 체제의 등장과 중화학 공업의 육성’ 등의 순서로 기술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안보 위기 속에서 국가 주도의 경제 개발 정책을 적극 추진해 고도성장을 이뤘다는 흐름으로 기술한 것이다. 뉴라이트 교과서 역시 184~212쪽까지 ‘근대화혁명과 권위주의 정치’란 단원에서 ‘박정희 정부의 출범’을 시작으로 ‘경제개발체제의 전개’ ‘안보위기의 심화’ ‘유신체제와 중화학공업화’ 순서로 국정교과서와 유사한 흐름으로 서술했다.

반면, 금성출판사와 지학사 등 검정교과서들은 ‘박정희 정부의 성립과 3선 개헌’ ‘유신체제의 성립’ ‘10·26 사태와 유신체제의 붕괴’ 등으로 ‘박정희 정권의 성립과 유신체제’를 하나의 단원으로 서술한 뒤, 교과서 후반부에 별도의 ‘경제발전과 사회·문화의 변화’라는 단원에서 박정희 시대의 경제 상황에 대해 기술했다. 경제발전 부분을 교묘하게 연결시켜 전체적으로 박정희 정권을 긍정적으로 서술한 국정교과서나 뉴라이트 교과서와는 서술 방식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다.

국정교과서 267쪽에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인’이란 제목으로 소개된 이병철, 정주영 회장에 대한 서술도 뉴라이트 교과서 223쪽에 ‘한국의 대표적 기업가’란 제목으로 이병철, 정주영 회장이 그대로 등장한다. 다만, 국정 교과서에서는 이들 외에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자까지 포함시켰다. 기업인들에 대한 서술이 역사교과서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라이트 교과서 182쪽에 실린 5·16 쿠데타 당시 서울에 진입한 탱크 사진과 박정희 전 대통령(당시 소장)이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사진. 이중 국정교과서에는 탱크 사진만 실렸다. 오른쪽 183쪽에는 쿠데타 세력의 `혁명공약'이 서술돼 있다. 국정교과서에도 혁명공약이 실렸다.

사진에서도 유사점이 발견됐다. 검정교과서에는 5·16 쿠데타 직후 군복을 입고 중앙청 앞에서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서 있는 박정희 당시 소장의 사진이 많이 실려있다. 하지만 뉴라이트 교과서(182쪽)는 이 사진과 함께 쿠데타 당시 서울에 진입한 탱크 사진이 함께 실려있다. 국정교과서(261쪽)는 선글라스 사진을 빼고 탱크 사진만 실려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1963년 취임식 사진은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진이 아닌데, 국정교과서 원고본(초본)과 개고본(1차 수정본)에 실렸다. 이 사진은 뉴라이트 교과서 185쪽에 실린 사진이다. 이 사진은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에서는 빠졌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단독] SK·CJ “전경련 탈퇴” 약속 이틀만에 뒤집었다
최순실 청문회서 ‘국민 밉상’된 이완영 집중 탐구
누리꾼·박영선 손발 척척, 김기춘 거짓말 밝혀낸 전말은…
김영한 비망록 속 ‘VIP 앞 민원’은 뭘까
박보검·아이유가 사회 보는 촛불집회는 어때?
하루종일 우병우 찾아 삼만리…‘법률 미꾸라지’에 농락당한 국회
야당의원 총사퇴하면 국회 자동 해산?
[뉴스룸 토크] ‘올림머리’ 추적기
“대통령 옷값 최순실이 냈다”…박 대통령 ‘뇌물죄’ 해당
광화문 ‘세월호 고래’ 메고 다닌 사람은 누구?

▶ 발랄한 전복을 꿈꾸는 정치 놀이터 [정치BAR]
▶ 콕콕 짚어주는 [한겨레 카드뉴스][사진으로 뉴스 따라잡기]
▶ 지금 여기 [사설·칼럼][한겨레 그림판][신문구독]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