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모기지, 서민층에 혜택 많이 돌아가게 '문턱' 높인다

이우중 2016. 12. 8.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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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4차 경제현안점검회의.. 개편방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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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지원하는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 등 정책 모기지(주택담보대출)의 문턱이 높아진다.

디딤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주택가격이 5억원 이하로, 보금자리론은 6억원 이하로 각각 낮아지고 소득요건도 강화된다. 이 상품은 연 2%대 고정금리로 최대 30년까지 주택자금을 빌려주는 것이어서 서민과 중산층에서 큰 인기를 모아왔다.

정부는 이번 조치에 대해 상대적으로 부유한 이들의 대출요건을 까다롭게 하는 대신 서민 실수요자들이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에다 이번 정책모기지 개편까지 가세하면서 주택실수요자의 피해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정책모기지를 받지 못하는 실수요자들이 대거 2금융권으로 몰려 가계의 빚부담이 가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4차 경제현안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정책 모기지 개편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먼저 보금자리론 지원대상 주택 가격이 현행 9억원에서 6억원으로 낮아진다. 이는 2009년 1월 이후 8년 만에 원래대로 돌아간 것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5억6000만원이라는 점을 반영해 조정했다. 2004년 보금자리론이 처음 나왔을 때 상한선은 6억원이었지만 이후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정부는 한도를 9억원으로 높여 유지해 왔다.

대출 한도는 5억원에서 3억원으로 줄어든다. 또 기존에는 소득 제한 없이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부부 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인 사람에게만 대출해 준다는 요건이 신설됐다.

이처럼 요건을 강화한 것은 정부 재정이 들어가는 정책 모기지 지원을 서민 실수요층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도규상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금리 상승이 본격화하고 입주 물량이 증가하면 정책 모기지 쏠림현상이 가속화할 수 있다”며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정책 모기지를 공급하기 위해 실수요층 중심으로 지원 대상을 한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정책 모기지를 실수요자인 서민·취약계층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이 이용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보금자리론은 대출조건이 관대한 데다 금리가 대출기간에 따라 연 2.50∼2.75%로 일반 대출상품보다 낮다. 올해 아파트 분양시장의 과열로 대출 수요가 급증하자 정부는 지난 10월 연말까지 대출요건을 일시 강화한 바 있다.

올해 보금자리론 대출 실적에 따르면 연소득 7000만원 이상에 대한 대출금이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부부합산 소득 요건 7000만원을 적용해도 전체 가구의 80%는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보금자리론 공급 규모를 올해와 비슷한 15조원으로 잡았다. 요건을 강화했지만 공급량은 그대로 유지해 보다 많은 서민층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디딤돌대출도 달라진다.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생애 최초 주택 구매는 7000만원)의 무주택 세대주만 이용할 수 있는 디딤돌대출의 주택가격 기준도 6억원에서 5억원으로 낮아진다. 다만 디딤돌대출이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 신혼부부 등 서민 실수요자를 지원하기 위한 상품이라는 점을 고려해 소득기준과 대출한도(2억원)는 그대로 유지된다. 서민층 부담을 감안해 저리(현재 2.10∼2.90%) 지원은 지속하되 시중금리와의 적정 금리차는 유지되도록 관리할 예정이다.

내년 디딤돌대출 공급 규모는 주택 거래량 등을 감안해 올해 공급 예상치(9조1000억원)보다 줄어든 7조6000억원이다.

적격대출은 요건을 그대로 유지하되 금리 상승에 대비해 순수 고정형 상품을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금리상승에 대비해 만기까지 고정금리를 유지하는 상품 비중을 현재 50%에서 매년 15%씩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 적격대출 공급량은 올해(18조원)보다 3조원 늘어난 21조원이다. 이에 따라 내년 정책모기지 3종세트 공급량은 올해보다 3조원가량 증가한 내년 44조원에 이르게 된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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