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라이벌 의식의 '리바이벌'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2016. 12. 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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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승엽이 대구 홈 LG전에서 홈런으로 치고 들어오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2012년 말 LG와 삼성은 구단 역사상 첫 맞트레이드를 단행했다. LG는 내야수 김태완, 정병곤과 우완투수 노진영을 내주고 포수 현재윤과 내야수 손주인, 우완투수 김효남을 영입했다. 프로야구 원년 이후 그룹 차원에서 뿌리 깊은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던 두 팀으로서는 파격적인 거래를 성사시킨 것만으로도 화제를 몰고 왔다.

당시 두 팀이 트레이드를 성사시킬 수 있던 데는 또 다른 배경이 있었다. 대구가 같은 고향으로, 평소 소통이 잘됐던 두 팀 단장이 의기투합해 ‘오랜 금기’를 깰 수 있었다.

두 팀 사이에 잠들어 있던, 라이벌 의식 및 신경전이 이번 겨울 되살아나고 있다. 바로 오프시즌 선수 이동 때문이다.

삼성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사이드암 선발 우규민을 4년 총액 65억원에 영입하며 선제 공격을 하듯 움직이자, LG는 삼성 좌완 에이스인 FA 투수 차우찬에 러브콜을 보내며 카운트 펀치를 날리려는 분위기다. 삼성이 우규민을 향해 손짓한 것도 LG의 움직임에 따른 사전 반응이었다는 시각도 있다. 차우찬의 LG행 가능성은 높다.차우찬의 행선지가 결정된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그를 두고 이미 두 팀 사이에서는 불편한 시선이 오가고 있다. 삼성은 차우찬을 잔류시키는 것이 어려운 쪽으로 흐르자 관례를 깨고 구단의 제시 조건을 시장에 공개했다. 총액 100억원을 상회하는 계약 조건을 차우찬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LG뿐 아니라 차우찬을 영입하려는 다른 구단 입장에선 이래저래 불편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계약 조건을 마련하고 발표 단계까지 이르는 데 이것저것 신경쓸 게 많아졌기 때문이다.

2년 전 FA 시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두산이 좌완투수 장원준과 4년 총액 84억원에 계약한 내용을 공식 발표하는 과정에서 그의 원소속구단인 롯데가 이미 총액 88억원을 제시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이다. 롯데 입장에서는 장원준을 향해 섭섭함을 전했고, 두산은 미묘한 감정 속에 롯데의 메시지를 받아들었다.

2000년대 이후 그라운드 승부에서 삼성과 LG는 확연한 격차를 보였다. 2002년 한국시리즈 맞대결에서 삼성이 우승, LG가 준우승을 한 뒤로, 삼성은 절대 강자 또는 우승 후보로 10년 이상을 보냈고, LG는 하위권에서 가을야구 문턱을 힘겹게 오가는 고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지난 시즌 LG가 4위로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삼성이 9위로 처지면서 흐름이 또 한번 바뀔 가능성을 남겼다. 내년 시즌은 기로일 수 있다. 오프시즌의 신경전을 배경으로 두 팀의 만남이 다시 치열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라이벌 의식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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