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97%가 "사장 나가라".. 석유公에 무슨 일이?

세종=유영호 기자 입력 2016. 12. 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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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와 잇따른 해외투자 실패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국석유공사가 ‘낙하산 인사’로 내홍을 겪고 있다.

김정래 사장이 기획예산고문 등 억대연봉의 전문계약직 4명을 채용한 것을 두고 노조가 ‘전형적인 측근 인사에 비선 경영’이라며 김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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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경영고문 등 억대연봉 계약직 4명 채용.. "전형적 비선경영" 노조 '사장 퇴진' 결의

[머니투데이 세종=유영호 기자, 이동우 기자] [사측, 경영고문 등 억대연봉 계약직 4명 채용… "전형적 비선경영" 노조 '사장 퇴진' 결의]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저유가와 잇따른 해외투자 실패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국석유공사가 ‘낙하산 인사’로 내홍을 겪고 있다. 김정래 사장이 기획예산고문 등 억대연봉의 전문계약직 4명을 채용한 것을 두고 노조가 ‘전형적인 측근 인사에 비선 경영’이라며 김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선 것. 사측은 노조의 경영권 침해라고 맞서고 있어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 노조는 최근 조합원을 대상으로 ‘김정래 사장 퇴진 결의’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조합원의 92%가 투표에 참여했는데 찬성률은 97.3%였다. 노조에 전체 직원의 80%가 가입한 점을 고려하면 직원 대부분이 김 사장이 물러날 것을 요구한 셈이다.

지난 2월 취임한 김 사장은 현대중공업 출신으로 인력축소, 임금인상 제한 등으로 경영 정상화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이같은 조치와 성과연봉제 시행 등에 따른 노사간 갈등이 누적돼 왔고, 전문계약직 문제를 계기로 폭발했다는 게 공사 안팎의 분석이다.

노조가 가장 문제로 삼는 것은 김 사장의 ‘낙하산 인사’다. 10개월간 사장직을 수행하며 무분별한 인사로 석유공사 조직을 뿌리부터 뒤흔들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특히 지난 2월과 4월 전문계약직으로 3명의 고문과 1명의 본부장을 채용한 게 결정적이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임직원 전체가 연봉의 10%를 자진 반납하는 상황에서 평균연봉이 1억원에 달하는 별정직을 4명이나 채용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것.

노조 관계자는 “특별채용된 4명은 석유개발과 전혀 관련이 없고, 사장이 예전에 소속됐던 현대 출신이거나 서울대 동문들”이라며 “기존 본부장들은 ‘인격 살인’을 통해 역할은 축소하면서 전문성 없는 1년짜리 계약직이 그 역할을 대신하는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사 관계자는 “지난 2월 24일 채용된 경영혁신단 고문은 채용계획서가 채용 당일 사장결재를 거쳤다”며 “채용 과정 자체가 부실하다”고 말했다.

실제 석유공사 감사실은 내부감사를 통해 전문계약직 채용절차가 부적절했다고 평가했다. 면접 시행에 대한 기록이 빠져있고, 경력증명서·학력증명서를 감사일까지 갖추지 않아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노조의 주장에 사측은 경영·인사권 침해라고 일축했다. 공공기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민간 전문가 영입은 정부 차원에서 적극 권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산합리화, 법무전략 수립, 재무 리스크 관리 등 조직 내부에 부족한 민간 전문가를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사측 관계자는 “현재 채용된 전문 인력은 자격과 능력, 전문성이 충분하다”며 “사장에게 맡겨진 경영정상화 임무 수행에 필수적인 인력”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노조가 기존의 불합리한 인사 관행과 능력중심 인사를 실시하는 데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가 인사에 영향을 미치고 개입하던 것과 공사 퇴직자에 국내 및 해외 자회사 자리를 만들어 주던 관행을 파괴한 것에 대한 불만으로 보인다”며 “노사 간 교섭을 계속 추진하는 한편, 경영권 침해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유영호 기자 yhryu@mt.co.kr, 이동우 기자 can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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