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불펜몸값' 오승환도 '연 1000만달러' 계약 가능하다

스포츠한국 김경동 기자 2016. 12. 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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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경동 기자]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불펜투수들의 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내년 FA로 나올 오승환은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올시즌 FA시장은 유례없는 '불펜 호황'을 경험하고 있다. 물론 올해 시장에 대어급 매물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가치있는 야수들, 선발투수들에 비해 다소 박한 평가를 받았던 불펜들의 가치를 구단들이 알아보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 야구로 들어서면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중요한 승부처가 반드시 9회에 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투수 기용법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이번 포스트시즌만 봐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앤드류 밀러, LA다저스의 켄리 젠슨, 시카고 컵스의 아롤디스 채프먼 등은 마무리투수면서도 팀의 위기를 막아내기 위해 7,8회 등판이나 1이닝 이상 투구도 불사하며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AFPBBNews = News1

이를 통해 구단과 팬들 모두 선발투수 못지 않게 승부처에서 투입되는 불펜카드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심상치 않은 불펜 FA시장의 흐름도 이러한 공감과 무관하지 않다.

첫 스타트를 끊은 것은 마크 멜란슨이다. 젠슨, 채프먼과 함께 불펜FA 최대어 3인방으로 꼽힌 멜란슨은 지난 6일 4년 6200만달러(약 724억원)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이로써 2011년 불펜투수 조나단 파벨본이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이적하면서 기록한 4년 5000만달러(약 580억원)의 불펜FA최고액은 다시 쓰여 졌다.

채프먼은 8일 5년 8600만달러(약 1000억원)에 뉴욕 양키스로 떠났다. 아직 젠슨의 행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현지 보도에 따르면 마이애미 말린스로부터 5년 8000만달러(약 926억원)까지 제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무리 오승환과 비교하면 어떨까. 우선 시즌 중반부터 마무리로 올라섰기에 세이브 갯수로 따지면 오승환이 3인방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오승환 19세이브, 채프먼 36세이브, 젠슨 47세이브, 멜란슨 47세이브).

ⓒAFPBBNews = News1

마무리로서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세이브 성공률에서도 뒤쳐진다. 오승환에게는 올시즌 총 23번의 세이브 기회가 주어졌다. 이중 오승환이 수확한 세이브는 19개. 반면 채프먼은 39번 중 36번을 살렸고 젠슨은 53번중 47개의 세이브를 챙겼다. 멜란슨도 51번 중 47개의 세이브를 따냈다.

오승환이 갑자기 마무리로 섰던 것을 생각해보면 선방한 것은 맞다. 하지만 올시즌만 놓고 봤을 때 마무리로서의 안정감은 확실히 이들 3인방이 오승환에 앞선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닝과 방어율을 따져보면 어떨까. 오승환은 올시즌 79.2이닝을 소화하면서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했다. 채프먼은 58이닝에 1.55, 젠슨이 68.이닝에 1.83, 멜란슨이 71.1이닝에 1.64를 마크했다. 기록상으로 볼 때 같은 평균자책점 1점대에 80이닝 가까이 소화한 오승환이 밀리지 않는다.

물론 단순 이닝, 방어율만 따져서 오승환의 기여도가 3인방과 동급이라고 보기에는 힘든 점이 있다.

특히 시즌 초반 오승환은 마무리보다는 주로 추격조나 셋업맨의 역할을 소화했기 때문. 상대적으로 경기 막판에 나오는 마무리보다는 편안한 상황에서 등판할 때가 많았다.

그렇다고 오승환의 기여도를 낮게만 평가할 수는 없다. 홀드라는 기록을 보면 이 점이 드러난다. 상대적으로 세이브에 비하면 중요한 기록은 아니지만 팀의 리드를 지켜냈을 때 주어지는 이 기록도 올시즌 오승환을 평가한다면 눈여겨봐야할 기록 중 하나임에는 분명하다.

오승환은 올시즌 총 14개의 홀드를 챙겼다. 불펜 3인방은 전문 마무리로 뛰었기 때문에 홀드는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AFPBBNews = News1

지금까지 말한 모든 것을 도합해 수치화한 지표,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은 오승환의 이러한 종합적인 활약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승환은 올시즌 2.6의 WAR을 기록했으며 채프먼은 2.7, 젠슨이 3.2, 멜란슨이 1.8의 기여도를 보였다.

보통 이 WAR은 1당 연 7-800만달러의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승환이 올해와 같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내년 FA로 나왔을 때 '연 1000만달러 이상' 대형 계약을 맺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물론 30대 중반의 나이가 오승환의 거액 계약에 걸림돌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통계로도 알 수 있듯 이미 오승환은 자신의 공이 빅리그 레벨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아직은 빅리그 '신인'이었던 오승환의 활약에 '그의 공에 적응이 덜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 모든 것을 덮는 것은 이러한 활약을 1년 더 보여주는 것. 올시즌 정도의 활약을 보여준다면 오승환이 대형 계약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놀라운 일도 아니다.

스포츠한국 김경동 기자 tuytur1534@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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