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주사 참기가 그렇게 힘이 듭니까?

김연희 기자 입력 2016. 12. 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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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구입한 의약품 목록이 공개되었다. 태반주사·마늘주사·감초주사·백옥주사 등 피부미용 주사제들과 전신마취제 그리고 비아그라와 같은 발기부전 치료제가 들어 있었다. 탈모제로 사용되는 약도 있었다.

청와대가 구입한 의약품 목록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졌다. 이 목록에는 태반주사, 백옥주사 등 피부미용 시술용 주사제들과 제2의 프로포폴이라 불리는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리푸로주 등이 포함되었다.

가장 화제가 되었던 의약품은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다. 청와대는 지난해 12월 한국화이자제약의 비아그라 60정, 한미약품에서 만든 비아그라 복제약품 팔팔정 304정을 구매했다. 보도가 나온 11월23일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올해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순방 시) 아프리카 고산지대에 갔을 때를 대비해 고산병 치료제로 구입했다. 한 번도 안 써서 그대로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비아그라는 혈관 확장 기능이 있어서 고산병 치료나 예방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고산병 전문 의약품 대신 비아그라를 대량 구입했다는 청와대 해명은 의혹을 더 부채질했다. 청와대 의무실은 11월24일 추가 해명자료를 냈다. 2015년 4월 콜롬비아 순방 당시 고산병 전문약(아세타졸정)을 준비해갔지만 고산 증세를 호소하는 수행원이 많아서 추가 대책을 고민하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앞뒤가 맞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공개한 청와대 의약품 목록에 따르면 아세타졸정을 구입한 건 2015년 12월이 처음이었다. 2015년 4월 콜롬비아 순방 이전에도 아세타졸정을 산 기록은 없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때 고산병을 예방하기 위해 비아그라를 구입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2014년 6월 태반주사로 알려진 멜스몬주 50개를 산 데 이어 2016년 6월까지 라이넥주(태반주사) 150개, 푸르설타민주(마늘주사) 50개, 히시파겐씨주(감초주사) 100개, 루치온주(백옥주사) 60개를 구매했다.이 주사제들은 일선 병원에서 안티에이징과 피부 미백, 만성피로 회복 목적으로 쓰인다. 청와대는 미용주사 대량 구입과 관련해서는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경호원 등 청와대 근무자의 건강관리를 위해 정상적으로 구매했다”라고만 해명했다.

게다가 이 주사제들의 사용자가 박근혜 대통령일 수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2013년 2월부터 2014년 9월까지 대통령 주치의를 맡았던 이병석 세브란스 병원장은 KBS 인터뷰에서 “취임 초 박근혜 대통령이 태반주사 등 영양주사를 놓아달라고 먼저 요구했지만 의학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이를 완곡하게 거절했다”라고 밝혔다. 이 병원장은 (주치의) 사직 배경에 대해서는 “원해서 그만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2014년 6월 멜스몬주(태반주사) 50개 이외 나머지 미용주사 구입 시기는 서창석 현 서울대병원장이 대통령 주치의로 취임한 이후이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는 차움의원 대리 처방이 중단된 시점과도 맞물린다. 최순실씨와 최순득씨는 2011년부터 ‘대표’ ‘청’ ‘안가’ ‘VIP’라는 이름으로 주사제를 처방받았지만 2014년 10월 이후에는 진료기록부에 해당 단어들이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

차움의원 대리 처방 중단 이후 주사제 구입 시작

제2의 프로포폴이라 불리는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리푸로주도 논란이 되고 있다. 청와대는 주사제를 2014년 11월과 2015년 11월 각각 10개씩 총 20개 구입했다. 프로포폴과 비슷한 효과를 내지만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지 않아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의료계에서 나왔던 약품이다. 청와대 의무실은 에토미데이트리푸로주에 대해 “응급처치에 대비해 예비로 보관했다”라고 밝혔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여러 차례 구입한 프로스카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지만 주로 탈모제로 사용돼 구입 목적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프로스카와 관련해서 청와대는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았다. 구글 검색 창에 ‘South Korea president(한국 대통령)’를 입력하면 ‘viagra (비아그라)’가 자동 완성어로 뜬다.

김연희 기자 u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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