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여전히 높은 집값, 2030대 한숨 깊어진다

김현주 2016. 12. 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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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정신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물질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대상입니다. 집의 크기와 위치는 거주하는 사람의 부(富)와 계층을 상징하며, 번듯한 ‘내 집 마련’은 여전히 대다수 사람들의 가장 중요한 꿈이자, 목표입니다. 그렇다 보니 집을 투자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을 여전히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우리나라 특유의 매매 중심 부동산 정책과 맞물려 집값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집이 투자대상이 아닌 주거공간으로써 온전하게 인식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이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내 이웃, 지역사회의 현안에 대한 관심이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 이번 조사결과에서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안정적이지 못한 주거환경과 집을 투자대상으로 생각하는 인식 앞에서 집은 ‘언젠가 떠날 대상’에 머무를 것입니다.

여전히 높은 집값으로 인해 젊은 세대의 부담감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부동산 가격이 높은 편이라는 의견은 해를 거듭할 수록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향후 거주 자체의 가치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시각은 감소했다.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은 낮은 편으로, 10명 중 3명만 지역 문제나 현안에 관심이 많다고 답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부동산 및 지역사회 관심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 한국 부동산 시장의 문제점으로 높은 집값을 꼽고 있었으며,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서의 ‘정주(定住)의사’는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현재 부동산 가격 수준과 관련 전체 응답자의 92.3%가 높은 편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대다수 서민들은 현재의 부동산 가격을 상당히 부담스럽게 느끼는 것으로, 2013년과 2014년 같은 조사에 비해 부동산 가격이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더욱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결혼준비 과정에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젊은 세대가 부동산 가격에 대한 부담감을 보다 크게 느끼는 모습이었으며, 현재 자가 거주자 보다는 전월세 거주자가 부동산 가격이 높은 수준이라는 생각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2030대 "경제상황 고려했을 때 집값 더 떨어져야"

향후 부동산 가격과 관련해서는 아직은 더 상승할 것이라고 보는 전망이 우세했다.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보다 좀 더 많은 것이다. 다만 2014년 조사에 비해서는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전망하는 의견이 다소 줄어들었다.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시각은 역시 20~30대가 많이 가지고 있었으며, 월세 거주자가 전세 및 자가 거주자보다 향후 집값 상승을 더욱 많이 예상하는 특징도 살펴볼 수 있었다.

자신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국내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변해야 할지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 74.3%가 현재의 집값보다 가격이 더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같은 조사와 비교했을 때 현재보다 집값이 더 낮아져야 한다는 바람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 문제로 인해 집값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젊은 층일수록 집값이 더욱 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훨씬 강했다. 또한 1인가구와 세입자들이 향후 집값이 낮아져야 한다는 데 보다 크게 동의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현재 수준으로 부동산 가격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은 상대적으로 자가 거주자와 중장년층에서 높은 편이었으며, 현재의 집값보다 가격이 더 올라가야 한다는 인식은 드물었다.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현재 집값보다 20~30% 정도 가격이 낮아져야 한다고 바라봤다.

◆韓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 대부분 높은 전월세 가격 꼽아

최근 한국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도 역시 집값으로 바라봤다. 대부분 여전히 높은 수준의 부동산 가격과 높은 전월세 가격을 지적한 것이다. 다만 높은 부동산 가격을 문제점이라고 보는 시각은 모든 연령대에서 비슷하였으나, 전월세 가격에 대한 부담감은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에게서 높은 특징을 보였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내 집 마련은 고사하고, 마음에 맞는 전월세 주택을 마련하기도 어렵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집값 다음으로는 △하우스푸어 증가(30.5%) △정부의 주택 매매중심의 부동산 정책(29.4%) △공공임대주택의 공급 부족(20.9%) △부정확한 부동산 전망 관련 정보 유통(19.6%) 등을 한국 부동산 시장의 문제점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는 않았다.

현재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이 높은 부동산 가격이라는 인식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전체 10명 중 8명(79.4%)이 부동산 시장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가 너무 높은 집값이라는 데 공감한 것이다. 2014년 조사에 비해서도 집값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인식은 더욱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5명 "내년에도 부동산 시세 오를 듯"

내년에도 집값 상승은 계속되리라고 보는 전망이 많았다. 우선 전체 응답자의 45.9%가 내년에도 부동산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인식은 2014년 조사에 비해서도 많아진 것으로, 20~30대의 경우 절반 이상이 내년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전망하고 있었다.

이에 반해 내년에는 부동산 가격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거나, 부동산 가격에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은 적은 수준에 머물렀다. 전세가격의 상승을 예상하는 시각은 더욱 많았다. 전체 10명 중 6명이 내년에도 전세가격은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바라본 것으로, 역시 연령이 낮을수록 전세가격의 상승을 많이 예상하고 있었다.

◆61.1% "향후 부동산은 거주 자체의 가치가 더 중요"

하지만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을 예상하였음에도, 앞으로 부동산은 주거공간으로써의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전체 응답자의 61.1%가 향후 부동산은 투자가치보다는 거주자체의 가치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바라본 것이다.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주거 목적으로의 부동산 가치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2014년 조사와 비교했을 때 투자가치보다는 거주가치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시각이 오히려 감소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최근 지속되는 집값 고공행진 속에 부동산을 투자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다시 늘어났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실제 앞으로는 부동산으로 돈을 벌기가 어려운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감소한 반면, 향후에도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는 부동산에 있을 것 같다는 예상은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젊은 세대가 부동산으로 돈을 벌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데 동의하는 의견은 적고, 부동산에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 같다는 예상은 많이 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한번 살게 된 동네에서 계속 머무르려는 경향 뚜렷

한편 많은 사람들이 가급적이면 한 지역에 오래 살고자 하는 경향을 가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선 현재의 집에 거주하고 있는 기간을 보면 3년 미만과 10년 이상 거주자가 대체로 많은 모습이었다.

현 거주지역의 집에서 살고 있는 기간이 1년 미만인 경우는 20대와 1~2인가구, 월세 거주자가 많이 해당되었으며, 1~3년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은 30대와 1~2인가구, 전세 거주자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반면 10년 이상 현재 집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주로 가족구성원이 많고, 자가 거주자인 경우에 해당되었다. 결국 1~2인가구 중심의 전월세 거주자는 짧은 기간 자주 집을 옮기는 반면, 핵가족 이상의 자가 주택 보유자는 한 집에 오래 머무는 경향을 뚜렷하게 보이는 것이다.

현재 살고 있는 동네에 머문 기간은 보통 집의 거주기간보다 길었다. 한번 살게 된 지역에서 계속 머물게 되는 경향이 큰 것으로, 현재 사는 지역에서 10년 이상 거주했다는 응답이 전체 44.3%에 달했다. 그 다음으로는 △5~10년(20%) △1~3년(16.8%) △3~5년(12.4%) △1년 미만(6.5%) 순이었다.

현재 사는 지역에 10년 이상 머문 사람들은 보통 가족구성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자녀의 학교생활이 한 지역에 오래 머무르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했다.

◆거주하던 동네가 익숙, 이사 비용 등 부담…살던 동네 지속적으로 거주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 지속적으로 거주하겠다는 정주의사도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44.8%가 현재 살고 있는 동네에서 앞으로도 쭉 살고 싶다는 의향을 나타낸 것으로, 지속적인 거주의향은 중장년층이 좀 더 높았다.

현재 사는 동네에서의 향후 예상 거주기간을 묻는 질문에는 전체 3명 중 1명이 5년 이상의 장기거주를 예상했다. 1년 이내 또는 1~2년 단기 거주 후 지역을 떠나겠다는 생각은 상대적으로 적었으며, 생각해본 적이 없거나 잘 모르겠다는 의견이 23.9%였다.

5년 이상 장기거주의 의향은 중장년층과 자가주택 보유자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현재 지역에서 5년 이상의 장기거주를 희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동네가 익숙하다(52.1%·중복응답)는 점 때문이었다. 또한 △이사 가는 것이 부담스럽고(46%) △주변 자연환경이 좋거나(38.2%) △편의시설이 많아(36.3%) 지속적으로 현재 지역에 머물고 싶다는 의견도 많았다.

그밖에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20.1%) △교육환경이 좋으며(17.8%) △인근에 가족 및 친척이 산다(17.6%)는 것도 장기거주를 희망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연령별로 지역에 오래 머물고자 하는 이유는 조금씩 다르기도 했는데 △20대는 동네의 익숙함(62.2%) △30대는 편의시설 여부(40.6%) △40대는 자연환경(44.7%) △50대는 이사의 부담스러움(54.4%)에 상대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고 있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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