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가' 만점자 작년 20분의 1.. '불수능'에 변별력 커져

입력 2016. 12. 8. 03:06 수정 2016. 12. 8.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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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학년도 수능성적 발표]영역별 표준점수 분석
[동아일보]
조마조마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통지된 7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외국어고에서 한 고3 학생이 자신의 성적표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기존에는 영역별 만점자 1%를 금과옥조처럼 여겼는데 이번에는 그 목표를 고려하지 않았다.”(11월 17일 정진갑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장)

 2017학년도 수능 당일 출제위원장의 말은 진짜였다. 쉬운 수능을 출제하겠다며 2012학년도부터 지켜왔던 ‘만점자 1%’ 기조가 6년 만에 깨졌다. 올해 수능에서는 국어 수학 영어 영역 중 단 한 과목도 만점자 비율이 1%를 넘지 못했다. ‘쉬운 수능’이었던 2년 전에는 만점자 비율이 세 영역 모두 1%를 넘었고(국어B형 제외), 수학B형은 4.3%나 됐다.

 학생들은 ‘불수능’에 울상이지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예상할 수 있는 난도였다고 평가한다. 강상진 수능채점위원장은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 “국어 수학 영어 모두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해 6, 9월 모의평가나 지난해 수능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난도 일관성이 잘 유지됐다”고 밝혔다.

○ 전 영역 변별력 갖춰… 국영수탐 모두 불수능

만점자 수가 제일 줄어든 영역은 수학 ‘가’형이었다. 올해 만점자 수는 133명으로 지난해(2597명)보다 2464명이나 감소했다. 수학 ‘가’형 만점자 비율(0.07%)은 현재의 선택형 수능 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후 2011학년도(0.02%)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수학 ‘나’형 만점자는 지난해 1206명에서 올해 534명으로 줄었다. 국어는 지난해는 수준별, 올해는 통합형으로 출제돼 단순 비교가 어렵다. 그러나 쉬운 국어A형을 기준으로 했을 때 만점자는 2198명에서 1277명으로 감소했다. 영어만 만점자가 2709명에서 3951명으로 늘었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아지는 표준점수 최고점은 수학 ‘나’형을 제외하고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올라갔다. 국어는 139점으로 지난해(국어A형 134점, 국어B형 136점)보다 3∼5점 올라갔고, 수학 ‘가’형은 130점으로 지난해(수학B형 127점)보다 3점 상승했다. 영어도 지난해 136점이었지만 올해는 139점이었다. 수학 ‘나’형(137점)은 지난해(수학A형 139점)보다 2점 내려갔다.

 올해 수능은 전반적으로 9월 모의평가에 비해서도 어려웠다. 수능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는 동일했지만 수학 ‘가’형은 6점, 수학 ‘나’형은 1점, 영어는 10점 높았다. 6월 모의평가에 비해서는 수능 수학 ‘가’형과 영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각각 4점, 3점 올라갔다. 국어와 수학 ‘나’형은 2점씩 내려갔다.

 이번에는 탐구 영역도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어려웠다. 사회탐구 9과목과 과학탐구 8과목 중 각 2과목씩을 제외하고 모두 만점자 비율이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만점자 비율이 제일 낮은 건 사탐은 사회문화(0.58%), 과탐은 생명과학Ⅱ(0.26%)였다.

 하지만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극심한 현상은 완화됐다. 영역별 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가 지난해 수능보다 줄어든 것. 사탐은 6점(지난해)→3점(올해), 과탐은 13점→5점으로 작아졌다.

 이종서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사탐·과탐 선택과목 중 뭘 선택하느냐에 따라 서울대와 다른 대학 간 지원 가능 점수가 역전되는 문제가 줄어들 것”이라며 “표준점수 최고점을 고려하면 인문계는 국어 수학 영어, 자연계는 국어 영어 과탐의 영향력이 골고루 있을 것”이라고 했다.

○ 한국사 1등급 22%, 아랍어 찍어도 5등급

올해 처음 필수영역으로 지정된 한국사는 1등급 비율이 21.77%였다. 한국사는 절대평가로 50점 만점에 40점 이상만 받으면 1등급이다. 대부분 대학이 만점을 부여하는 3등급 이상 비율은 57.50%였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의 아랍어 로또 현상은 반복됐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아랍어Ⅰ은 원점수 기준 50점 만점에 31점만 맞아도 1등급이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아랍어Ⅰ은 찍어서 10점만 받아도 5등급, 13점이면 4등급이다”라고 말했다. 아랍어Ⅰ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00점으로 독일어Ⅰ(66점)과 34점이나 차가 났다. 다른 과목(67∼79점)에 비해서도 압도적으로 높았다.

 아랍어Ⅰ 응시자는 제2외국어·한문 영역 중 71.1%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문가들은 벼락치기로 제2외국어를 공부하려는 수험생이 대거 아랍어를 선택했다고 분석한다. 공부를 기피하는 학생이 많이 쏠리다 보니 다른 과목과 달리 1등급(75점)과 2등급(57점) 구분점수 차가 18점이나 났다. 이용상 평가원 수능본부 기획분석실장은 “아랍어를 제대로 공부하고 응시하는 학생은 극소수고 대부분은 수준이 상당히 낮아 1, 2등급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며 “출제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교육적 차원의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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