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서 드러난 최순실 '슈퍼 파워'.."김종, 수행비서로 여겨"

입력 2016. 12. 7.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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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택 "대통령에게 이럴 수 있는 사람이 있나 생각"
"아랫사람 인간취급 안해"..靑-崔 사이에 '밀봉 농투' 왔다갔다
"비밀많은 과시형..차 타고 가다 누군과와 통화할 때 대화 못듣게 차단"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국회 국정조사 특위의 7일 청문회를 거치며 그동안 설로만 나돌던 최순실씨 국정농단의 백태가 부분적으로나마 베일을 벗었다.

"권력서열 1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정을 제멋대로 주물렀던 '슈퍼파워'와 박근혜 대통령과의 특수관계, 정부 관료와 청와대 비서관들에 대한 고압적 행태 등에 대한 공개적 증언이 나온 것이다.

◇崔씨 말대로 대통령이 움직인 정황 주장 = 청문회에서는 최씨가 각종 인사 등에 개입하며 국정을 농단한 사실이 잇따라 폭로됐다.

차은택씨는 2014년 6∼7월께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에서 당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면담한 사실을 거론했다. 그는 "최순실씨가 가보라고 해서 갔다"고 소개하고 "최씨가 김 전 실장의 연락이 올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차씨는 당시 김 전 실장을 만나고 나서 '최씨가 고위 관료들과 굉장히 가깝구나'라고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2014년 최씨의 요청을 받고 문화부 장관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추천해 관철됐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이어 '다른 쪽 장관도 최씨가 알아보고 다녔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제 의견으로는 그렇다"고 답변했다.

최씨가 'VIP(대통령을 의미)가 가실 것'이라고 한 뒤 실제 세 차례에 걸쳐 자신이 기획한 행사에 박 대통령이 참석했다는 차씨의 진술도 나왔다.

고영태씨도 '최씨가 청와대 비서관이나 행정관들과 직접 본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종편을 통해 공개된 CCTV 동영상 화면에 잡힌 이영선 청와대 비서관과 윤전추 행정관 등을 거론, "비서관들이 전화를 하면 오기도 하고 왔다갔다 했다"고 말했다.

고씨는 '청와대 자료를 최씨가 검토하고 회의를 하는 걸 목격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청와대에서 서류가 오면 최씨가 이를 들여다본 뒤 이 비서관을 통해 '밀봉된 노란봉투'에 담아 다시 청와대에 가져다 준 적이 있다고 공개했다.

고씨는 최씨가 연설문을 고친다는 내용을 들었다며 "사무실 컴퓨터에서 얼핏 봤다"고 증언했고, 차씨도 최씨의 요청으로 문화창조 및 콘텐츠 관련 의견을 전달한 뒤 그 내용이 박 대통령의 연설에 포함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반면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은 외부에서 고쳐갖고 왔다는 느낌을 못받았다고 거듭 부인했다.

다만 고씨는 최씨에 대해 "태블릿 PC 같은 것을 사용 못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 카톡은 했던 것 같다. 제가 알기로는… 딸인 정유라는 아직 어려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고도 했다.

◇"김종, 수행비서 다루듯…아랫사람 인간 취급 안해" = 박 대통령과 최씨의 '각별한 관계'도 일련의 증언으로 나왔다.

차씨는 "굉장히 가까운 관계라고 생각했다"며 '절친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을까 싶다. 사실 (대통령에게) 이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최씨는 주변 인사들에게 박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님'으로 호칭했다고 고씨가 전했다. 고씨는 "최씨가 통화한 게 대통령인지는 모르겠는데, 어떤 분과 할 때에는 반말을 하고 어떤 분하고 할 때에는 존댓말을 쓰더라"고 말했다.

최씨가 주변에 고압적이고 아랫사람들을 하대하는가 하면 '힘'을 과시하는 특유의 스타일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고씨는 김종 전 문화부 차관을 최씨가 어떤 존재로 바라봤느냐는 질문에 "수행비서?"라며 "뭔가 계속 지시하고 얻으려 하고 했던 것 같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한 최씨에 대해 "밑의 직원들에게 모욕적 말을 하고, 사람 취급을 안하는 행위를 많이 했다"고 폭로했다.

조카 장시호씨도 "저는 최씨가 지시를 하면 따라야 하는 입장이다. 이모인데다가 거스를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차씨는 김 전 비서실장을 만났을 당시의 상황과 관련, '최씨가 뭘 의논하라고 보낸 것이냐'는 질문에 "의논하란 건 딱히 없었다. 당시 제가 최씨에게 신뢰를 별로 못가지고 있어서 과시형으로 저한테 뭘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누군가 통화할 때 대화 못 듣게 차단하고 비밀 많아…귀국 직후 장시호에 공중전화" = 최씨는 '보안'에도 나름대로 각별한 신경을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최씨가 대통령과 통화하는 걸 들었는가'라는 질문에 "최순실 이모는 저와 차를 타고 갈 때도 라디오를 크게 틀어놓거나 항상 차를 세워놓고 내려 (밖에서) 통화하기에 누구랑 통화하는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장씨는 최씨에 대해 "여러가지 휴대전화를 들고 다닌다"고 증언했다. 차씨도 "최씨와 통화할 때 대포폰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고씨도 "일하는 방식이 비밀이 되게 많았고, 차단을 많이 했다"며 "전화 받을 때도 회의를 하다가도 다 나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최씨가 지난 10월말 독일에서 귀국, 검찰에 출석하기 전 공중전화로 조카 장시호씨에게 공중전화를 거는 등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행각을 벌였던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장씨는 '최씨가 10월31일 귀국해 31시간 호텔에 머무는 동안 만났느냐'는 질문에 "안만났다. 공중전화로 연락은 왔다"며 최씨가 "유연(정유라의 개명 전 이름)과 유주(정유라의 아들)를 잘 부탁한다고 했다. 공중전화로 굉장히 짧게 통화했다"고 밝혔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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