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① "무임승차는 안돼"

2016. 12. 7.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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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07일(22:04)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뉴욕=이심기 특파원) ‘파산의 제왕’은 ‘주식회사 미국’도 살려낼 수 있을까. 트럼프 차기 미 정부에서 상무장관을 맡게 될 윌버 로스 내정자는 기업회생의 전문가다. 인터내셔날 철강그룹과 뱅크 유나이티드, 아메리카 홈 모기지 등 다양한 회사를 구조조정해 살려낸 경험도 갖고 있다.

그는 지난달 대통령 선거 직후 뉴욕 맨해튼의 플라자호텔서 열린 한 투자포럼에서 차기정부의 통상정책을 주제로 강연했다. 상무장관으로 내정되기 전이었지만 마치 사전 낙점을 받은 것처럼 조금도 주저없이 향후 정책방향을 설명했다. 결론은 “강한 미국이 글로벌 경제의 엔진이 되고 국제교역도 증가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주요 강연 내용을 두 차례에 걸쳐 요약한다.

○글로벌 교역이 준다고? 정반대다.

트럼프 당선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돼 글로벌 무역이 줄어들 것으로 많은 기업들이 우려하고 있다. 정반대다. 트럼프 정부는 세제개혁과 재정확대로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다. 워싱턴의 좌파 정치전문가들조차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당선됐을 때보다 수년간에 걸쳐 상당한 경기부양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무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미국의 소비다. 글로벌 해운업계의 경기도 미국인들이 얼마나 많이 소비하느냐에 좌우된다. 미국의 경제성장은 소비 증대로 글로벌 경제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문제는 미국이 일방적인 적자를 보는 교역구조다. 대략 미국이 연간 5000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보고 나머지 국가들에서 비슷한 규모의 흑자를 본다. 이 상태는 미국으로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트럼프 정부는 이러한 구조에 변화를 주겠다는 것이다.

국가간 무역적자와 흑자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략이 트럼프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모든 국가가 이같은 방향으로 나가면 무역전쟁이라는 것은 없고 국제교역이 활성화되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무역수지 흑자가 목표가 아니다.

트럼프 당선자는 성공적인 대통령으로 대단한 이정표를 세울 것이다. 하지만 무역수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화하는 것만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트럼프가 무역수지흑자를 위해 온갖 종류의 관세를 부과한다면 ‘스무트-홀리법’과 같이 무역전쟁을 초래하고 국제적인 경기침체를 불러올 것이다.

(1930년에 제정된 이 법은 대공황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2만개가 넘는 수입품목에 최대 400%의 관세를 무차별적으로 부과했다. 이 결과 교역상대국의 보복관세를 야기했고 세계공황을 장기화시켰다.)

트럼프의 정책은 이와 거리가 멀다. 스무트-홀리법은 상대방과의 사전 협상이나 경고, 전략도 없이 즉각적으로 실행돼 대규모 관세를 부과했다. 공황상태에서 보여주기 식으로 뭔가 조치를 하고자 한 측면이 있었다.

○막무가내식 통상압력은 없다.

트럼프 정부에서 막무가내(willy-nilly)식의 통상정책은 없다. 트럼프 정부에서는 스무트-홀리법과 같은 것은 없다.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대신 상품별로, 국가별로 체계적인 접근의 전략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대규모 산업수요자들끼리 서로 싸우게 하는 전략이 있을 수 있다.

멕시코는 지나치게 미국에 기대 지나치게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 일례로 1992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제결(1992년) 전에는 미국이 매년 40~50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였으나 이후 지금까지 미국은 대 멕시코 교역에서 1조 달러 누적적자를 보이고 있다. 이는 멕시코의 연간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수준이다. 단일 국가와의 교역에서 이 정도 적자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만일 이런 무역적자를 내지 않고 이 정도 규모로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했다면 미국 경제가 얼마나 좋아졌겠나.

○중국 45% 관세부과는 전략적 허풍(bluffing)

대중국 교역과 관련하여 트럼프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중국 수입품에 4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인데 트럼프는 결코 그렇게 말한 적은 없다. 그는 “중국 통화(위안화)가 45% 평가절하돼 있어 대중 적자를 해소하려면 45%의 관세 부과를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협상을 위한 전략적 고려이지, 마치 미친 사람(mad man)처럼 되는대로 모든 품목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식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

예를 들면, 중국은 미국내 신발, 의류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2위와 3위를 합친 것보다 많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면서 미국산 면화에 대해 쿼터(수입한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에 있는 미국 의류기업에 필요한 면화를 수출하는 데에도 곤란할 지경이다. 중국이 면화수입 쿼터를 완화해주고, 미국의 무역적자를 축소해주면서 미국의 일자리도 만들어주는 기여를 할 수 있다. (계속)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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