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골든타임 '머리손질' 시인..왜 오후에 했는지는 답 못해

2016. 12. 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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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올림머리 90분’ 궁색한 해명-
“계약직 미용사 2명 거의 매일 와
출입기록 보니 3시20분경부터
1시간 머물러…머리손질은 20분”

당일 관저출입 1명뿐이라더니
기존 해명과 앞뒤 안맞고 꼬여

김기춘 “관저 사사로운 생활 몰라”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의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들에게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순실을 만나본 사람 손들어 보라”는 주문을 했으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 셋째)만끝내 손을 들지 않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차은택 전 문화창조융합본부장, 김 전 실장,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7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머리손질을 하느라 상당 시간을 보냈다는 <한겨레> 보도를 놓고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하지만 김 전 실장은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청와대 또한 박 대통령이 참사 당일 왜 집무 시간이 시작된 오전이 아니라 오후 늦게야 머리손질을 한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세월호 침몰 때 대통령이 머리손질하는 것을 알고 있었나”라고 묻자, 김 전 실장은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최교일 새누리당 의원이 “매일 아침 9시에 머리손질하는 게 사실이냐”고 하자, 김 전 실장은 “관저 내 사사로운 생활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이에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김기춘 증인 입으로 대통령이 세월호 당일에 관저에서 사사롭게 있었다는 것을 말했다”고 하자, 김 전 실장이 “관저에도 집무실이 있고, 주무시는 내실이 있는데 내실에 있는 일은 모른다는 것”이라고 했다. 황 의원은 “그러니까 집무를 보고 있으면 내실이든 어디든 비서실장이 알아야 하는 것이다”라며 그날 김 전 실장이 아는 공식 업무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황 의원은 또 김 전 실장에게,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 머리를 손질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ㅌ미용실 정아무개(55) 원장의 존재를 아는지 따졌다. 정 원장을 청와대 계약직으로 고용한 당사자가 김 전 실장이라는 점을 황 의원이 들이대자, 김 전 실장은 “아마도 하급 직원들이나 식당 이런 데서 일하는 분들은…”이라며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어 “총무비서관실에서 (계약)해서 명의는 제 이름으로 나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황 의원이 청와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정 원장은 또 다른 미용사 정아무개(50)씨와 함께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16일 오후 3시22분에 청와대에 들어갔다가 75분 만인 4시37분에 빠져나간 것으로 돼 있다. 두 사람은 2013년부터 박 대통령 머리손질과 메이크업을 위해 청와대가 기간제로 계약했다.

청와대 역시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머리손질에 시간을 보낸 점에 대해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일 저녁 <한겨레>가 인터넷판을 통해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오후에 약 90분 동안 머리손질을 받았다’고 보도하자, 청와대는 같은 날 밤 자료를 내어 “대통령의 머리손질과 메이크업을 위한 계약직 2명이 출입증을 발급받아 거의 매일 출입하고 있다”며 “(2014년) 4월16일 출입기록에 따르면 오후 3시20분경부터 약 1시간가량 청와대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당사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머리손질에 소요된 시간은 20여분”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7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통상 오전에 하는 머리손질을 세월호 참사 당일에는 왜 오후에 했는지에 대해선 답을 하지 못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확실히는 모르겠다”면서도 “공식 일정이 나오면 그에 맞춰서 미용사가 들어오고 보통의 경우는 본인이 손질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는 계약직 미용사들이 ‘거의 매일 청와대를 출입하고 있다’는 전날 해명과도 배치된다. 정 원장 역시 <에스비에스>(SBS) 인터뷰에서 “매일 아침 8시에 (청와대로) 갔다가 10시 반에 (미용실) 문을 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항상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고만 말했다.

전속 미용사가 관저를 오간 사실이 확인되면서, 세월호 참사 당일 관저에 출입한 근무자가 간호장교 1명뿐이라던 청와대의 주장도 거짓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영석 청와대 경호실 차장은 지난 5일 국정조사에서 “(간호장교인) 신아무개씨가 약 4분 정도 관저에 있었고, 이를 제외하고는 내부 근무자의 출입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간호 장교에 초점을 맞춰서 (대답)한 것인가. 내부 근무자 출입기록이 왜 없겠나”라고 반문했다.

이경미 윤형중 최혜정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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