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조세 청산될까..朴정부에서만 갹출된 대기업 돈 최대 1조

박종민 기자 2016. 12. 7.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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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서 조차 "입법으로 막아달라"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증인으로 출석한 제계 총수들과 관계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2016.1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박종민 기자 = 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정책 협조'의 이름으로 대기업에게 빈번히 요구되어온 준조세 관행이 청산될 수 있을까. 예단은 힘들지만 청산 호기를 맞은 것은 분명하다. 6일 대기업 회장들을 대상으로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구본무 LG회장은 준조세를 입법으로 막아달라고까지 했다.

준조세는 강제성이 있는 돈이지만 그렇다고 말을 할 수 없는 돈이다. 안내면 뒷일이 걱정되고 내어도 정경유착의 의혹이 늘 따라다니는 불편한 돈이다. 주로 여론이 이는 곳이나 정치적·정책적 취향이 두어진 곳에 대기업 돈이 편의적으로 동원됐다. 원칙적으로 정부 예산으로 해결해야할 일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숨은 목적세'다.

◇ 국내 5대 그룹, 정부 주도 재단·기금 설립 명목으로만 1140억원 뜯겨

7일 경제계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들어 국내 대기업들은 정부의 요청 혹은 지시로 각종 재단, 기금 설립에 총 2164억원을 출연했다.

세부적으로는 Δ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 Δ청년희망재단 880억원 Δ지능정보기술연구원 210억원 Δ한국인터넷광고재단 200억원 Δ중소상공인희망재단 100억원 등이다. 이중 삼성, 현대차, LG, SK, 롯데 등 국내 5대 그룹이 기부한 금액은 그 절반인 1138억원이다.

가장 최근에 문제가 된 미르재단의 경우 5대 그룹은 전체 486억원 중 326억원을 부담했다. 삼성이 125억원, 현대차가 85억원, SK가 68억원, LG 48억원, 롯데 28억원이었다.

K스포츠재단에서도 삼성이 7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차가 43억원, SK 43억원, LG 30억원, 롯데 17억원 등 212억원을 출연했다. 5대그룹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서만 총 538억원을 갹출당했다.

청년들의 취업을 돕겠다며 출범한 청년희망재단도 대기업에 대한 반강제적인 모금으로 출발했다. 청년희망재단은 지난해 9월15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직접 설립을 제안하면서 설립이 추진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 명의로 200억원, 현대차 정몽구 회장 명의 150억원, LG 구본무 회장 명의 70억원, 롯데 신동빈 회장 명의 50억원을 냈다. SK는 각 계열사 명의로 10억6000만원 등 총 480억6000만원을 출연했다. 이들의 기부금액은 총 480억6000만원으로, 전체 기업 모금액 880억원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위해 정부가 설립한 지능정보기술원도 마찬가지다. 국내 5대그룹 계열사가 전체 금액의 절반이 넘는 120억원을 부담했다.

지능정보기술원은 지난 3월 전 국민이 '알파고 충격'에 빠지면서 미래창조과학부 주도하에 부랴부랴 설립을 추진, 지난 7월 정식 개원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150억원을 연구기금으로 먼저 내놓고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SK텔레콤, KT, 네이버, 한화생명 등 7개 회사가 각각 30억원씩 총 210억원을 출연했다.

중소상공인희망재단과 한국인터넷광고재단의 경우 네이버가 불공정행위와 관련해 공정위의 징계를 받지 않는 대신 출연금액을 전액 부담했다. 네이버는 두 재단에 각각 100억원과 200억원씩 기부했다.

◇ 국가역점사업까지 더하면 최대 1조원대에 달할 듯

이밖에도 박근혜 정부는 각종 사업의 후원금 명목으로 기업들에게서 추가로 돈을 받아냈다. 이렇게 될 경우 국내 기업들이 이 정부들이 기부한 금액은 최대 1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진 의원에 의하면 국내 대기업들이 지난해 2월부터 창조경제혁신센터에 기부한 돈은 삼성이 120억원, KT 133억원, 현대차 116억원, LG 76억원, 한화 62억원 등 총 700억원대 규모다.

여기에 추가로 기업들은 평창동계올림픽 위원회에도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 LG, SK 등 9개 기업이 500억원 이상 후원사에 이름을 올렸으며 20여개 기업들이 25억원 미만에서 150억원 이상을 후원했다. 삼성의 경우 이미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및 지원에 1000억원을 썼다.

jm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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