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 같은 보컬 전상근, 제2의 박효신 될까

손화신 입력 2016. 12. 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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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회 현장] <너목보2> 전상근, 첫 싱글앨범 <더 발라드> 로 데뷔

[오마이뉴스손화신 기자]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 2(아래 <너목보>)에서 '응답하라 삼천포'라는 이름으로 화제를 모은 전상근. 그가 1년의 시간이 지나 정식으로 '가수' 데뷔했다. 방송이 나간 직후 지금의 회사에 들어가게 됐고 쭉 앨범 준비를 해왔다. 그리고 이렇게 첫 싱글 앨범 <더 발라드>를 세상에 내놓았다. 음반 발매를 하루 앞둔 7일 오후, 서울 한남동의 스트라디움에서 열린 전상근의 음악감상회에 다녀왔다.

악기처럼 정제된 목소리, 절제의 미학

 가수 전상근이 데뷔 앨범 <더 발라드> 발매를 하루 앞둔 7일 오후 서울 한남동 스트라디움에서 음악감상회를 열었다.
ⓒ 씨그널엔터테인먼트
보통 쓰는 단어인 '쇼케이스'가 아닌 '음악감상회'라고 이름 붙인 이유를 알만했다. 전상근은 이날 6곡의 노래를 불렀다. <너목보> 출연곡 '걱정말아요 그대' 무대부터 시작해 앨범의 수록곡인 '안녕', '내 방, 내 맘', 주제곡 '내 손으로 숨을 막는 일', 박효신의 '숨', 드라마 <오 마이 금비>의 OST '좋은 하루'까지 불렀다. 그의 노래를 듣고 떠오른 느낌은 '악기 같은 보컬'이란 것. 정제된 목소리 덕분에 든 생각이다.

내일이면 데뷔하는데 실감이 안 난다는 그는 "곡 작업은 끝났지만 긴장을 풀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방송 후 1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차분히 공들여서 준비했기에 애착 가는 '첫 앨범'이다. <더 발라드>라는 앨범명처럼 발라드 세 곡으로 채워진 앨범인데, "가사 없는 연주곡도 대중에 들려드리고 싶어서 인스트까지 넣어 6트랙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주제곡은 '내 손으로 숨을 막는 일'이다. 이창현 작곡, 김이나 작사. 전상근은 "노래의 마지막 가사처럼 헤어지는 일이란 내 손으로 숨을 막는 일이라고 이별에 관해 정의하는 그런 내용"이다. 그는 "처음 음만 들었을 땐 밝은 느낌의 곡이라 생각했는데 가사를 받아서 부르니 슬픈 분위기가 나서 처음에 당황했다"며 "녹음, 연습하다보니 주옥같은 표현들이 많아서 너무 좋았다"고 했다.

사슴 같은 보컬, 박효신을 흠모하다

 음악감상회에서 전상근은 앨범의 수록곡 '내 손으로 숨을 막는 일' 외 6곡의 노래를 피아노와 기타 반주에 맞춰 선보였다.
ⓒ 씨그널엔터테인먼트
앨범 재킷 이미지로 사슴을 넣은 건 왜일까. 전상근은 "자세히 이유는 모르지만 목소리가 사슴 같다고 해서..."라며 부끄러운 듯 말을 얼버무렸다. 이날 진행을 맡은 정인영 아나운서는 쑥스러워하는 그를 대신해 디자이너의 말을 전했다. 전상근의 목소리를 듣고 이미지를 떠올린 재킷 디자이너는 이렇게 말했다고.

"그의 목소리는 굳건하고 우직하면서도 어딘가로부터 묻어오는 아련함, 애상, 연약함이 있다. 그래서 사슴을 떠올렸다."

이날 전상근이 부른 6곡의 노래를 들으니 디자이너의 표현이 꽤 정확했음을 알 수 있었다. 힘 있으면서도 여리여리하다고 할까? 악기 중에 바이올린 소리가 떠올랐다. 그는 최근 선배 가수인 박효신의 콘서트에 다녀왔다고 했다. "콘서트를 보고 나오는데 마치 꿈을 꾸고 나오는 기분이 들었다"며 "여태껏 제가 했던 음악을 돌이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덧붙였다. 너무 좋아서 심지어 두 번이나 갔다고. 박효신의 콘서트에 다녀온 후 영감을 받아, 고민하고 있던 가사도 금방 정리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효신의 노래 '숨'을 들려줬다.

박효신이야말로 악기처럼 노래하는 정제된 보컬의 대표주자다. 그를 좋아한다는 전상근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는 건 우연이 아니었다. 그는 "박효신 선배님의 노래를 연습하면서 제 보컬이 한결 부드러워지고 감성적으로 변했고,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집중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가 추구하는 음악적 지향점을 잘 표현하는 한마디였다.

가수 김범수는 <너목보>에서 만난 출연자 중 전상근을 콕 집어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뮤지션"이라고 말했다. 이를 기사로 접한 전상근은 "김범수 선배님과 같은 보컬을 '로망'처럼 꿈꿔왔는데 저와 작업해보고 싶다 말씀해주셨다는 걸 알고는 너무 안 믿겼다"고 들뜬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직도 안 믿긴단다.

싱어송라이터가 목표, 오래 음악하고파...

 전상근은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2에서 '응답하라 삼천포'라는 닉네임으로 출연해 가창력으로 화제를 모았다.
ⓒ 씨그널엔터테인먼트
전상근은 이번 앨범 수록곡 중에서 '안녕'이란 곡을 직접 작사했다. 그는 싱어송라이터가 최고 목표라고 밝혔다. "발라드만 하는 게 아니라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든 음악을 할 수 있는 그런 가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꿈을 묻는 질문에는 "단지 음악을 쭉 하고 싶다"고 답했다. "인기가 많지 않아도 꾸준히 음악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나이를 먹어서도 계속 음악을 하고 싶다"고.

이번 앨범 <더 발라드>를 한마디로 표현해달라는 부탁에는 '아련함'이란 단어를 선택했다. "저만의 표현 방식들이 있는데, 특히 슬픈 노래를 부를 때 그런 방식을 고수한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노래 후 진행자로부터 "목소리에서 착함이 묻어 난다"는 말을 들은 전상근에게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던져졌다. 그는 다음처럼 답했다.

"경상도 사람이라 표현법이 까칠한 편인데, 항상 겸손함을 유지하려고는 노력하는 것 같아요. 그런 게 노래에 묻어나오는 것 같고요. 절제, 절제, 계속 절제 후에 표현을 해요."

절제를 통해 정제된 음악을 들려주는 전상근은 <너목보> 방송 후 많은 사람들을 만난 덕분에 더 폭넓은 음악을 하게 됐다고 했다. 전에는 다소 거칠었지만 지금은 부드러운 보컬로 바뀐 것 같다고. 새출발을 시작한 전상근은 이렇게 점점 자신의 스타일과 목소리를 찾아가고 있는 듯했다.

 전상근은 부드러운 목소리를 지녔다.
ⓒ 씨그널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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