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에게 튄 하야 불똥

박성의 기자 2016. 12. 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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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최순실 스캔들’ 탓에 점화된 박근혜 대통령 하야(下野)론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옮겨 붙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보충 질의에 앞서 재벌 총수들 청문회 자세를 평가하면서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답변능력과 태도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정몽구 회장이 경영 일선에 건재한 탓에 무리하게 ‘왕위계승작업’ 속도를 올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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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비춰진 노령의 CEO, 제네시스 브랜드에 치명타.."승계 속도내지 않으면 불안감 가중"

“정몽구 회장은 입력된 말만 되풀이하는 로봇 같은 느낌이다. 현대차 미래를 위해 이제는 경영 은퇴를 선언해야 하는 게 아닌가.”

 

이른바 ‘최순실 스캔들’ 탓에 점화된 박근혜 대통령 하야(下野)론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옮겨 붙었다. 6일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조사 1차 청문회를 끝으로 남긴 소회 탓이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보충 질의에 앞서 재벌 총수들 청문회 자세를 평가하면서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답변능력과 태도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하 의원은 “오늘 기회를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활용하는 프로 의식이 없다”며 “정몽구 회장이 연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우이독경 수준”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정몽구 회장이) 이런 수준인데 대통령과 독대하며 소통이 됐겠나?”라며 정 회장이 그룹을 위한다면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계에서는 하 의원의 이 같은 반응이 정 회장 건강을 고려하지 않은 감정적 반응이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 회장은 1939년 생으로 올해 만 78세다. 청문회에 불려온 역대 증인 중 최고령이다. 또 심장병 수술 전력과 고혈압 등으로 지병을 앓고 있다. 이 탓에 장시간 같은 자리에 앉아 대화를 이어가는 게 쉽지 않다.

 

정 회장과 주기적으로 골프를 치는 사이라는 경영인 3세 A씨는 “(정 회장은) 웬만한 젊은 사람보다 풍채가 좋다. 정정하고 의사전달도 정확한 편”이라며 “그러나 나이가 있다 보니 말하는 게 아무래도 어눌하다. 하지만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고는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젊은 사람들도 오랜 시간 같은 자리에 앉아 대화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정 회장의 일상 소통능력에 이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재계 일각에서는 정 회장의 이번 청문회가 현대차그룹의 승계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시간으로 방송된 청문회를 통해 비춰진 고령의 정 회장 모습이, 최근 현대차가 추구하고 있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 다소 괴리가 있는 탓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제네시스를 별도 고급차 브랜드로 독립시켰다. 당시 브랜드 론칭 행사는 정의선 부회장이 이끌었다. 과거 정주영 전 회장이 ‘포니’를 생산하며 자동차산업 부흥기를 이끌었듯, 정의선 부회장이 제네시스를 통해 현대차 고급화를 이끌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정의선 부회장은 아직 승계 작업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태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 6.96%와 현대차 지분 5.17%로 기업을 장악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주식을 정 회장으로부터 상속·증여 받아야 승계가 마무리될 수 있다. 그러나 정몽구 회장이 경영 일선에 건재한 탓에 무리하게 ‘왕위계승작업’ 속도를 올리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청문회를 계기로 현대차그룹이 승계 작업에 탄력을 붙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총수의 이미지가 브랜드 이미지를 좌우한다며, 정몽구 회장이 자진해서 퇴진하지 않을 경우 현대차가 공을 들이고 있는 ‘럭셔리 브랜드’ 도약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대차 가장 큰 문제는 정몽구 회장이 물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정의선 부회장이 부각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며 “현대차가 승계를 공식화 할 것이라면 구(舊) 수장이 너무 오래 앉아있어서는 불안감만 커진다. 롯데사태가 비단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아니었다는 걸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성의 기자 sincerity@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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