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영복 회장 아들, 엘시티 관여·골프로비도

서태욱,박재영 입력 2016. 12. 7. 16:14 수정 2016. 12. 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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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총 24회 마케팅·홍보 담당하며 로비지원
의혹 불거지자 대표직 사임..인터넷서 회사정보 삭제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 사업의 불똥이 박근혜 정부의 역점시책인 ‘창조경제’로 번지고 있다. 연결 고리는 이영복 엘시티 회장(66·구속기소)의 아들인 이창환 씨(44).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과학창의재단 창조경제문화운동 추진위원회 선임위원으로 활동하고 VR기업체를 운영했던 그는 엘시티 사업에 적극 참여하면서 골프 로비까지 했던 정황이 매일경제 취재 결과 드러났다.

이 씨가 불법 로비에 개입했다는 게 확인되면 그가 참여한 창조경제 정책의 도덕성과 타당성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씨는 지난 10월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VR페스티벌’ 행사장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간담회에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씨는 본인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부친 이 회장의 해운대 엘시티 관련 회사의 마케팅과 홍보 등 업무를 맡아 사업에 깊숙이 관여했다. 그는 2011~2015년까지 부친 법인카드로 다수 골프장에서 총 24회에 걸쳐 사회 유력 인사 및 사업관계자들과 골프를 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4월께 이씨와 함께 골프를 쳤던 A씨는 “이씨가 엘시티 명함을 주면서 ‘내 개인사업체도 있는데 아버지가 도와달라고 간곡히 부탁해 어쩔수 없이 도와주고 있다’는 말을 했다”며 “엘시티의 분양 및 사업 홍보가 이씨의 주요 업무였다”고 말했다.

이씨가 골프 접대 뿐만 아니라 이 회장 접대 전용 술집이었던 강남 일대 유흥업소에도 고객들을 데려간 정황이 있다. 부친의 내연녀이자 강남 M유흥업소의 명의상 대표(바지사장)로 알려진 이모씨와도 수시로 골프라운딩을 했다. 당시 이씨와 함께 골프를 쳤던 또다른 지인 B씨는 “이씨가 가끔 접대를 할 때 M유흥업소에 데려갔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씨가 경영하는 벤처기업 FX기어는 지난 2015년초까지 자본잠식을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해 2월 대규모 투자금이 유입되면 회사 경영상황이 급격하게 호전됐다. 매출액도 2013년말 38억원에서 2014년말 43억원, 2015년 말에는 75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이 시기에 이씨가 부친 회사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던 점을 고려하면 자금 출처가 이 회장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매일경제가 회사측에 출처를 물었으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투자를 받았을 뿐”이라며 투자주체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FX기어는 지난 6월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 레지던스‘ 모델하우스에 VR 체험관(가상현실 체험관)을 열기도 했다. 이에따라 이 회장이 홍보 일감 중 상당수를 아들 회사에 맡긴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 시기에 이씨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과학창의재단 창조경제문화운동 추진위원회 선임위원으로 활동했고, FX기어는 정부의 각종 사업까지 따내며 몸집을 키웠다. 그러나 회사측 관계자는 “우리회사는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투자를 받았고, 외국 유수기업에서 일감을 따냈을 정도로 기술력이 탄탄하다”며 “특혜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벤처업계에 따르면 현재 에프엑스기어의 기업가치는 1200억원선으로 추정된다. 이씨는 지분 34%를 보유중이어서 그의 몫만 430억원선으로 평가된다.

검찰의 엘시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이씨는 행적을 감춘 상태다. 지난 10월10일 돌연 회사 대표직을 사임한 것으로 매일경제 취재결과 밝혀졌다. 회사도 ‘이창환 지우기’에 나선 정황이 있다. FX기어는 상장 대기중인 벤처기업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사이트 등에 자사정보를 삭제해 달하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현재 이 회사의 구체적인 사업내역이나 재무정보, 경영진에 관련한 정보는 대부분 삭제된 상태다.

회사측은 “괜한 불똥이 회사로 튈 수 있어 자발적으로 사임한 것”이라며 “온라인 사이트에서 회사 정보를 지운 것은 각종 루머로 주주들이 뜻하지 않은 피해를 입을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서태욱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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