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펀딩 | 맛있는 맥주에 투자해볼까?

2016. 12. 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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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펀딩에는 두 가지 버전이 있다. 하나는 이제 출발하는 벤처나 사회 활동을 돕는 사전 주문 또는 기부 형식의 펀드다. 또 하나는 수익을 염두에 둔 투자이다. 최근 와디즈에 올라온 세븐브로이의 투자 제안서를 읽어 보았다. 맛있는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국의 맥주 맛에 실망 중인 사람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볼 만하다.

나는 맥주를, 맛있는 맥주를 좋아한다. 코펜하겐, 암스테르담, 오키나와 등을 여행할 땐 때로는 아침부터 맥주를 마시기도 한다. 주량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그 나라 맥주들, 특히 로컬 맥주의 맛이 기가 막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맥주시장이 변하고 있다. 대기업 일색의 시장에 맛있는 수입맥주들이 쏟아져 들어 오는가 싶더니 수제맥주들이 하나둘 생기며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세븐브로이’라는 브랜드가 있다. 2003년, 수제맥주의 개념조차 없던 시절에 서울역사 매장 안에 시설을 만들어 하우스맥주를 팔기 시작, 구름 같이 모여드는 고객으로 화재가 되었던 회사다. 새로운 맥주 맛에 반한 손님들이 몰려들자 세븐브로이는 외부 유통을 꿈꿨다. 그러나 소규모 맥주 제조 면허로는(하우스맥주가 소형 맥주 제조 면허에 해당) 레스토랑 외부로 술을 갖고 나갈 수 없었다. 그러던 2011년, 맥주 허가 관련 규제 일부가 풀리면서 세븐브로이는 유통 사업에 필요한 ‘일반 맥주 제조 면허’를 취득했고, 직원들의 독일 연수 등 준비 과정을 거쳐 확장 준비를 완료했다. 그리고 강원도 횡성에 양조장을 만들어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천연암반수+맥아+효모+홉+허브+향신료’가 조합된 에이드 생맥주다.

양조장을 횡성에 만든 이유는 물과 너구리 때문이었다. 양조장 지하 450m에 천연 암반수가 흐르고 있었고 성분 분석도 끝냈다. 물 좋은 지역을 찾고 또찾아 마침내 이곳에 도착했을 때 그들을 맞은 건 너구리 세 마리였다고 한다. 깊은 곳에 천연암반수가 흐르고 땅 위에는 야생동물 너구리(세븐브로이 캐릭터가 너구리가 된 것도 이런 연유에서였다)가 사는 곳이니 더 이상 좋은 입지도 없겠다는 과학적 판단을 근거로 양조장 건설은 확정되었고, 이렇게 생산된 세븐브로이 맥주는 주요 마트와 펍에서 인기리에 팔리기 시작했다. 세븐브로이 맥주의 주원료인 맥아는 백퍼센트 독일에서, 홉 역시 독일과 미국에서 수입한다. 발효와 숙성 단계를 거쳐 생산되는 크래프트 맥주는 단 한 잔의 맥주에도 약 100만 마리의 효모가 살아있는 약주 그 자체이다. 맛과 향도 라거나 일반 병맥주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세븐브로이는 이제 두번째 양조장 ‘세븐비어’ 건설을 앞두고 비상장 증권 모집을 시작했다. 투자받은 자금은 모두 설비에 투자되는데 목표액은 2억원이다. 11월29일 현재 1억1350만원이 투자 확정된 상태다(12월21일 마감). 회사는 와디즈 투자 제안을 통해 투자자들에게는 “기대배당수익률 9%대’, ‘맥주 전문 아카데미에서 진행하는 브루잉 코스 교육비 일부 지원’(200만원 이상 투자자 선착순 30명) 등을 약속했다. 물론 이것은 회사의 주장이고 경우에 따라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세븐브로이의 경쟁 상대는 크래프트 맥주 생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대기업, 수입 맥주 시장 모두를 포함한다. 수입 맥주 소비량은 지난 10년 동안 10배 이상 상승했고 그래프는 여전히 고공 행진 중이다. 이태원 등에서만 판매되던 크래프트 맥주가 이제는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의 펍과 카페에서도 맛볼 수 있다. 시장의 확장이 눈에 보이는 것이다.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매력적인 투자 대상인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투자는 한국거래소 상장사에 대한 투자와 다른 ‘비상장증권’라는 점 등 리스크에 대한 꼼꼼한 스터디와 동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와디즈 해당 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기사는 펀딩 사이트 와디즈(wadiz.kr)에 올라온 투자 제안 내용을 근거로 한 것이며, 시티라이프가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투자 판단은 개인의 몫이고 그에 따른 수익, 손해와 관련된 권리와 책임 또한 개인에게 있습니다.

[글 이영근(IT라이프스타일 기고가) 자료와 사진 WADIZ.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557호 (16.12.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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