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 "자식 죽어가는데 누가 머리손질할까?"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6. 12. 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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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고영희(세월호 유가족, 故 최진혁 군 어머니)

세월호 사고 당일. 그 급박한 시각에 대통령이 올림머리 손질을 하고 있었다. 특히 민방위 복장과 어울리게 머리를 일부러 부스스하게 연출했다. 이런 보도가 어젯밤 나오면서 지금 국민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유족들의 심정은 오죽할까요. 세월호에 타고 있다가 숨진 고 최진혁 군의 어머니 고영희 씨를 잠깐 연결하겠습니다. 어머님, 나와 계세요.

◆ 고영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제 대통령이 참사 당일에 머리 손질하는 데 시간을 허비했다. 화장하고 머리 손질하는 데 90분이 들었다. 이 얘기 듣고는 어떠셨어요?

◆ 고영희> 너 미쳤구나. 무엇을 감추기 위해서 또 쇼를 하나. 그날 그 이른 시간 저는 눈을 떴을 때 진짜 눈곱도 안 떼고 저는 학교로 뛰어올라갔었거든요. 그런 생각부터. 연출을 하기 위해서 올림머리를 했다? 진짜 다 쥐어뜯어버리고 싶었어요.

◇ 김현정> 그날 아침 사고 소식 전화를 먼저 들으신 건 몇 시에 받으셨어요, 전화는?

◆ 고영희> 한 8시가 좀 넘고 9시 거의 됐을 때.

◇ 김현정> 그 얘기 듣자마자 그냥 이불에서 눈곱도 안 떼고 박차고 학교로 가셨죠?

◆ 고영희> 그냥 핸드폰이랑 그날 썼던 가방 그대로 모자만 눌러쓰고 학교 근처라 집이 어떻게 뛰어올라갔는지도... 이 나라의 엄마라면... 내 자식이 죽어가는데 진짜 머리를 할 수 있을까.

◇ 김현정> 그러게요, 그러게요. 머리를 할 수 있을까? 청와대는 지금 20분이라고 20분 머리 손질했다고 얘기하는데 중대본부 가기 전에. 이 나라의 엄마라면 아니, 엄마가 아니어도 우리 자식들 300명이 탄 배가 침몰하고 있다고 이미 뉴스가 나오는데 머리를 할 정신이 있을까. 그 생각을 하시는 거예요.

◆ 고영희> 그렇죠.

◇ 김현정> 더군다나 일부러 민방위복에 맞춰서 머리를 다시 부스스하게 연출했다 이런 증언이 나오고 있어서 말이에요.

◆ 고영희> 그 말이 더 어이없어요. 그 말이 더... 그렇게 한다는 자체가 저는 더 지금 하고 있는 그 말 자체가 더 연출 같아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고영희> 아까 첫머리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얼마나 더 큰 무엇이 있기에. 그래요. 김기춘 비서실장도 이야기했잖아요. 여자니까, 여자니까, 여성이니까 물어볼 수도 없고 할 수도 없었다고 그랬잖아요. 그래요. 여자니까 머리도 할 수 있어요.

◇ 김현정> 아니요. 그런데 여자니까 머리를 할 수 있다는 말에 저는 동의 못하겠습니다. 그 시각에.

◆ 고영희> 그런데 할 수 있다 치자 그거죠. 너무 화가 나니까, 저도.

◇ 김현정> 네, 치죠.

◆ 고영희> 할 수 있다 치자 그래요. 이 나라의 또 좋게 말하면 이 나라의 엄마니까.

◇ 김현정> 할 수 있다 치고?

◆ 고영희> 그런데 그 뒤에 얼마나 더 큰 진실이 감춰져 있길래... (울음) 우리는 그날... 전원 구조했다는 말에 내 새끼 찾으러 간다고 그렇게 뛰어갔는데, 진도로. 자기는 그 시간에 쇼를 하기 위해서.

◇ 김현정> 전원 구조됐다는 말을 듣고 어머니들은 다 기뻐서 버스 타고 진도로 맨발로 눈곱도 안 떼고 가던 그 시각에, 그 시각에. 진혁이 생각이 지금도 당연히 많이 나시죠?

◆ 고영희> 나죠. 안 날 수가 없어요. 이 시간에도 애가 학교 갈 시간이고. 더 화가 나는 건 그 배에 물이 차오르는 시간에 아무것도 안 하고 더 화가 나는 건 그 아이들이 그렇게 숨 막히고 그랬을 때 우리 부모는 아무것도 해 줄 수가 없었고 충분히 구조할 수 있는 상황에 말 한마디만 잘 했으면 다 살릴 수 있는 상황에. 제가 페이스북에도 어제 올렸어요. 머리 다 쥐어뜯어버리고 싶다고.

◇ 김현정> 어머님, 이거 어떻게 뭐라고 말씀을 드리면서 인터뷰를 마쳐야 할지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감정이 북받쳐서 죄송합니다. 이 7시간의 진실 꼭 밝혀져야겠고요. 우리 진혁이를 위해서라도 다른 많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왜 그렇게 우리가 아이들을 놔줘야 했던가. 그렇게 보내야 했던가 끝까지 밝혀지기를 저도 끝까지, 끝까지 노력하겠습니다.

◆ 고영희> 감사합니다. 같이 싸워주셔서.

◇ 김현정> 어머님,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건강하시고요. 고맙습니다. 세월호 유족 고 최진혁 군의 어머님 고영희 씨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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