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11종 중 2종, 밤만 되면 '까막눈'

양모듬 기자 2016. 12. 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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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야근을 마치고 늦은 밤에 승용차를 몰고가던 회사원 김지수(32)씨는 갑자기 앞으로 끼어든 차량을 피하려다 화단을 들이받았다. 김씨는 끼어든 차량을 신고하기 위해 차량용 블랙박스에 녹화된 영상을 확인해봤지만, 해당 차량을 알아볼 수 없었다. 녹화 영상이 어두워 번호판 구별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교통사고에서 중요한 증거자료로 활용되면서 ‘차량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차량용 블랙박스가 제품별로 성능 차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6일 차량용 블랙박스의 번호판 식별 성능과 시야, 동영상 저장 기능, 내구성 등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월 운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가장 많이 선호된 제품 11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 일부 제품의 경우 해상도와 시야 부분에서 KS 기준(한국산업표준)에도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블랙박스 11종 가운데 2종은 밤이면 ‘까막눈’

일부 블랙박스는 밤이면 번호판도 못 읽는 ‘까막눈’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낮 시간 주행 테스트에서는 모든 제품이 전방 상황을 잘 식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일부 제품은 후방 녹화나 야간 녹화 기능이 떨어졌다”고 했다.

조사 대상인 11개 차량용 블랙박스 중 다본다(모델명 시크릿 SCR-K40F)와 코원(오토캡슐 AN2) 등 2개 제품은 전방 야간에서 KS 기준에 미달했다. 야간 주행 시 앞서 가는 차의 번호판 등을 식별하지 못하는 것이다. 낮밤을 가리지 않고 전·후방 식별 성능이 모두 ‘매우 우수’인 제품은 유라이브(알바트로스4 MD-9400P), 아이로드(T10), 큐비아(R935), 아이나비(QXD950 View), 만도(KP100) 등 5개 제품뿐이었다.

11개 중 3개 제품은 시야가 좁아 신호등, 교통표지판 등 향후 분쟁 시 증거가 될 주변 정보를 제대로 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본다, 코원, 폰터스(SB300) 등 3개 제품은 전방 시야각 평가에서 KS 기준(수평 80도, 수직 50도 이상)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코원과 다본다 제품은 수평 시야각이 77도로, 수평 시야 범위가 가장 넓은 만도(수평각 116도) 블랙박스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했다. 다본다 제품은 후방 시야각도 조사 제품 중 가장 좁은 것으로 평가됐다.

◇11종 중 8종 내구성 부족

일부 제품은 비포장도로 주행이나 과속방지턱 넘기 때 발생할 수 있는 진동이나 충격에 취약했다. 충격 시험 결과 다본다·큐비아·만도·폰터스 4개 제품을 제외한 7개 제품의 후방 카메라가 먹통이 되거나 본체와 거치대가 분리됐다. 아이머큐리(가넷), 파인뷰(Solid 500), 폰터스 등 3개 제품은 진동 시험 중 거치대가 부서져 KS 미달 평가를 받았다. 소비자원은 “최근 출시된 제품들이 터치 LCD를 탑재하면서 과거보다 본체 크기와 무게가 늘어나면서 거치대에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진동·충격 평가를 모두 통과한 제품은 다본다, 큐비아, 만도 3가지 제품뿐이었다.

동영상 저장 성능, 메모리 사용량, 부팅 시간 등도 제품별로 크게 차이가 났다. 차량용 블랙박스의 경우 저장 속도가 느리면 녹화된 화면이 끊겨 보이고, 저장 속도가 빠를 경우 영상이 부드럽게 보인다. 시험 결과 전 제품이 KS 기준을 만족했으나 영상 저장 속도(전방 기준)가 최대 1.5배가량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영상 저장 속도가 빠른 제품의 경우 상대적으로 메모리 사용량이 많았다. 메모리 사용량이 많으면 녹화 가능 시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조사 대상 중 아이로드 제품은 저장 속도도 빠르고, 메모리 사용량도 적어 우수한 품질의 영상을 오래 기록할 수 있었다. 제품 부팅 시간은 만도·폰터스가 6초로 가장 짧았고, 아이리버가 45초로 가장 길었다.

이외에 저온(영하 20도)과 고온(영상 70도) 노출, 과전압, 충격 시 녹화 안정성 등에서는 모든 제품이 이상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이 된 차량용 블랙박스의 가격은 14만7000원(다본다)에서 37만7080원(유라이브) 사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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