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남아 투자, 빠르게 동남아를 바꾸고 있다

안소영 기자 2016. 12. 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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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투자가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중국은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에 투자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철도역. / 블룸버그 제공

블룸버그는 5일 “중국이 돕는 동남아 국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이 국외로 생산시설을 옮길 때 이 국가들은 대안이 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또 “이러한 중국의 행보는 미국이 보호주의와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우는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도했다.

에드워드 리 스탠다드차타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동남아시아에 대해 상품을 판매하고 투자 수익을 크게 얻을 수 있는 지역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중국은 이 국가들에 더 많은 비용을 쓰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 아세안의 프런티어 시장, 중국 덕 본다…中 인프라부터 무역까지 모든 부문 투자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은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아세안) 프런티어 시장 지역의 철도에서부터 부동산까지 거의 모든 부문에 투자하고 있다. 프런티어 시장은 브릭스(BRICs·중국,인도,브라질,러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신흥시장국보다 증시 규모가 작고 개발이 덜 된 국가를 뜻한다.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은 대표적인 아세안 프런티어 시장으로 꼽힌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중국 민성증권과 캄보디아의 대기업 LYP그룹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근처에 컨벤션 센터, 호텔, 골프장, 놀이공원 등 605만평(2000만m2) 크기의 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15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 금액은 캄보디아 국내총생산(GDP)의 10분의 1 규모에 달한다.

지난해 라오스에서는 중국과 라오스를 잇는 414km(257마일) 길이의 철도 건설이 시작됐다. 신화통신은 라오스 철도 프로젝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 정책 중 하나로 54억달러의 비용이 든다고 밝혔다. 시진핑은 지난주 통룬 라오스 총리와 회담을 갖고 결속 강화를 약속했다.

미얀마는 민주주의로 바뀐 뒤 경제자유화와 시장개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IMF는 올해 미얀마의 경제 성장률을 8.1%로 전망했다. 미얀마는 이라크 다음으로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얀마의 최고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은 취임 후 중국 시진핑 총리와 만나는 등 중국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은 미얀마의 최대 교역상대국이며 미얀마 서쪽 해안에 특수경제구역, 발전소, 항구를 건설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올해 캄보디아는 7%, 라오스는 7.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며 “빠른 경제성장은 소득 수준의 상승과 빈곤 감소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최근 세계은행 데이터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에서 하루 1.9달러로 생활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1994년 30%에서 2012년 2.2%로 줄었다. 라오스의 빈곤율도 1992년 22.9%에서 16.7%로 하락했다.

중국과 캄보디아는 관계가 호전되면서 무역도 활발해졌다. 지난해 중국과 캄보디아의 상호 거래는 48억달러로 2012년의 2배 이상까지 늘었다. 2012년은 캄보디아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한 아세안의 비판 공동선언문 발표를 반대해 무산시켰던 때다.

데릭 시저스 CBB 인터내셔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에 유입되는 대부분의 중국 자금은 중국 회사들이 건설 프로젝트 자금을 위해 양허 조건으로 빌려주는 것”이라며 “2005년 이후 중국의 건설과 투자는 라오스 GDP의 15%에 달하고 라오스는 중국 외 다른 국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라오스 내 전기 사용 인구는 1990년 중반 15%였지만 2014년에는 90%까지 증가했다”며 “하지만 라오스의 전력 수요가 연평균 13%씩 늘고 있어 전력망을 더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시저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력 분야는 기본적으로 중국에서 건설했으며 중국 설비들이 국민 대다수에게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미얀마를 위해 에너지와 광업 부문에 큰 계획을 세웠지만, 실제 이뤄진 투자와 건설은 더 평범한 수준이다”라고 덧붙였다.

◆ 지나친 중국 의존 위험해… 자율성 제한·소수에게 부와 권력 집중될 가능성도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는 중국의 공급망에 더 많이 편입되고 있다. 공장에서 중간재를 구매하거나 중국 소유 회사나 중국 자금을 지원 받는 회사가 생산한 의복, 신발 등 소비재를 파는 식이다. IMF는 지난 5년간 3개국의 수입은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이 중국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IMF에 따르면 중국은 캄보디아의 최대 투자국이다. 중국개발은행(CDB)이 캄보디아 정부에 대출해준 금액은 캄보디아 정부 부채 총액의 43%에 달한다.

마찬가지로 중국의 라오스 철도 투자는 지난해 라오스 GDP(105억달러)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IMF는 “생산기지와 수출기지가 적은 것은 단점이 많다”며 “캄보디아 의류공장의 대다수는 자르고 만들고 다듬는 식의 공정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가치 사슬의 맨 밑으로 전체 공정의 매우 적은 부분”이라고 밝혔다. IMF는 캄보디아 기업들은 자율성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일대일로 같은 중국의 사업과 수출 전략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국 제조업체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제네바에 본사를 둔 국제노동기구(ILO)는 캄보디아의 월평균임금은 121달러로 중국(613달러)의 5분의 1에 불과하다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또 아세안 내 프런티어 시장의 최대 위기는 권력을 잡고 세력을 구축하는 등 소수의 엘리트들을 생산해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송성운 CIMB 프라이빗뱅킹 이코노미스트는 “프런티어 시장은 중국으로부터 많은 자금과 기회를 얻고 있다”면서 “그러나 소수에 부가 집중된다면 사회 불안정성을 높여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의 핵심은 중국기업들의 소비자가 될 수 있는 중산층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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