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3차례 담화 얼굴 표정 비교해 봤더니..

입력 2016. 12. 6. 10:06 수정 2016. 12. 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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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MS 표정분석기로 분석결과
앞선 두 차례 담화 ‘무표정’과 달리
3차 담화에선 ‘행복’ 항목 제일 높아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의 마지막 승부수가 통했던 걸까요?

지난 29일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이후 ‘대통령 탄핵 정국’이 여야의 좌충우돌 형국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3차 담화에서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에 맡기겠다”며 공을 정치권에 떠넘겼습니다. 이에 새누리 비박계 의원들은 동요했고, 야당도 탄핵 일정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정치권의 반응을 예상했는지 박 대통령은 3차 담화에서 앞선 두 차례의 담화 때보다는 한결 여유로운 표정을 보였습니다. 눈물이 고인 채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이 됐나 자괴감 들고 괴롭다”며 담화문을 읽어 내려갔던 2차 담화 때와는 사뭇 달라 보였습니다. 또, 앞선 담화 때와는 달리 목걸이를 한 점도 눈에 띕니다. 190만 촛불의 ‘즉각 퇴진 외침’을 듣고도 여유를 되찾았다니 안 믿기신다고요?

그래서 한 번 해봤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5월, 사진을 웹사이트에 입력하면 표정을 인식해 분노, 경멸, 혐오, 행복 등 감정 항목들을 숫자로 보여주는 ‘표정 분석 기술’(▶ 바로가기 : https://goo.gl/KOke15)을 선보였습니다. MS의 이 서비스를 이용해 박 대통령의 1차·2차·3차 대국민담화 때 표정을 비교해 봤습니다.

박 대통령의 표정에는 어떤 감정이 숨어있을까요? 정면, 측면, 고개를 숙인 표정 세 개의 각도로 나누어 살펴봤습니다. MS의 표정 분석은 1.0에 가까울수록 해당 감정을 나타내며, 항목은 차례대로 분노(Anger), 경멸(Com tempt), 혐오(Disgust), 공포(Fear), 행복(Happiness), 기본 표정(Neutral), 슬픔(Sadness), 놀라움(Surprise)을 나타냅니다. 물론 이런 사진 한장만으로 이때 대통령의 감정이 당시 어땠다고 확신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세 각도의 사진을 비교해본 결과, 공통으로 3차 담화의 사진에서 ‘행복 수치’가 늘어났습니다.

MS의 얼굴분석 기술로 비교해본 박근혜 대통령의 1차·2차·3차 대국민담화 정면 모습.

먼저, 정면 모습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3차 담화 때의 ‘행복 수치’입니다. 1차와 2차 담화 때 가장 높은 감정의 수치가 무표정(기본 표정·Neutral)이었던 것에 견주어 3차에서 두드러지는 감정은 ‘행복’이었습니다. 또한 1차 담화에서 무표정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한 감정은 ‘경멸’로, 2차 담화에서도 역시나 세 번째로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MS의 얼굴분석 기술로 비교해본 박근혜 대통령의 1차·2차·3차 대국민담화 측면 모습.

이어서 측면을 보겠습니다. 1차 담화에서의 행복 지수는 0.042였습니다. 2차에서는 0.007로 떨어졌는데요. 다시 3차에서는 0.088로 다시 올라갑니다. 정면에서와 마찬가지로 1차 담화 때는 ‘경멸’이 다소 높은 수치를 보입니다. 0.085를 기록한 ‘놀라움’도 눈에 띕니다.

MS의 얼굴분석 기술로 비교해본 박근혜 대통령의 1차·2차·3차 대국민담화 고개 숙인 모습.

다음으로는 고개 숙인 모습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난히 자주 보여줬던 모습이기도 합니다. 1차 때 0.078이었던 행복 지수가 2차에서는 0.007로 떨어졌다가 3차에서는 다시 0.093으로 늘어납니다. 측면 사진에서 보였던 변화와 비슷한 양상입니다.

한편, 3차 담화 때 박 대통령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실려있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1일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음성분석 전문가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정보통신과학과)는 “(박 대통령의) 목소리 톤이 2차 때와 조금 비슷하지만 음성에 실리는 힘이 2차에 비해서 3차는 1.4배 증가했다”며 “20데시벨 이상 증가했다. 상당한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3차례의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하면서도 “지금 벌어진 여러 문제들은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며,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책임을 회피하는 발언입니다. 그는 2차 담화에서 “진상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히고서도 끝내 검찰의 대면조사에는 응하지 않았습니다. 박 대통령의 말은 이미 신뢰를 잃어버렸습니다. 급기야 그의 진심을 추측하기 위해 담화 사진까지 비교해 봐야 하는 국민의 신세가 서글프게 느껴집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그래픽 강민진 디자이너 rkdalswls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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