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례서 찾는 고령사회 대비책은?

기자 2016. 12. 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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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와이드 이슈& -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센터장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을 초고령사회라고 합니다. 이웃나라 일본이 바로 초고령사회에 해당하는데요. 오늘은 최근 일본에서 나타나고 있는 노후준비 방식의 변화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 日 고령인구 비율 26.7%

일본은 고령인구 비율이 26.7%나 된다. 전체 인구 4명 중 1명이 고령자인 셈이다. 이탈리아 22.4%, 독일 21.2%인 것을 보면 서구보다 훨씬 고령자가 많다. 이렇게 초고령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일본은 여태껏 다른 어떤 나라도 경험해보지 못한 다양한 사회경제적 변화에 직면하고 있어, 저같이 노후준비와 은퇴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살아 있는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 당면한 과제에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지켜보면, 때론 타산지석으로, 때론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 日서 나타나는 노후준비 특징적인 변화는?

우선 주목해 봐야 할 것은 은퇴설계 방식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전통적으로 은퇴설계를 할 때는, 언제 은퇴를 계획하고 있느냐, 다달이 생활비는 얼마나 필요하냐, 1년에 몇 번이나 여행을 갈 것이냐고 물어본 다음, 이를 기준으로 노후에 필요한 돈이 얼마냐고 산정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노후필요자금을 산정해보면, 현재 자기가 가지고 있는 돈과 너무 많이 차이가나서 경악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노후에 대한 불안감만 조성하지 정작 노후준비를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에는 노후 생활비로 얼마가 필요하냐고 묻는 게 아니라, 현재 수중에 가지고 있는 돈이 얼마이냐 라고 먼저 물어본다고 한다. 무작정 불안감만 조성한다고 해서 없는 돈이 어디서 툭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가지고 있는 예적금과 펀드, 퇴직연금, 개인연금, 공적연금 등 노후자산을 전부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그것을 가지고 60대, 70대, 80대, 90대에 얼마씩 쓸 수 있는지 할당해 본다. 그런 다음 매달 필요한 생활비를 빼면, 어떤 시기에 돈이 부족하고 남는지 알 수 있다.

◇ 현금 흐름 중심으로 노후설계하는 이유는?

일본의 베이비붐세대라고 할 수 있는 단카이 세대의 대량퇴직과 관련 있다. 단카이세대란 1947년부터 1949년까지 3년간 태어난 사람들을 말하는데, 680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들이 전부 65세가 넘어 갔다. 이제 이들은 은퇴 준비가 필요한 게 아니라 은퇴생활에 들어간 사람이 늘어났다. ‘언제 은퇴를 계획하고 있느냐’고 물어보면, ‘이미 은퇴했느냐’는 답이 돌아오는 것이다. 이들 입장에서 없는 돈을 어디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 그 동안 모아 둔 돈을 가지고 어떻게 생활할 것인가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 日 '가족에서 졸업한다' 언급…의미는?

사람들은 50세가 넘어가면서 세 가지 커다란 인생의 이벤트를 맞이하게 된다. 먼저 남성은 직장에서 정년퇴직 하면서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경제적 부담에서 벗어나게 되고, 여성들은 막내가 독립하면서 집안일과 육아로부터 해방된다. 끝으로 70세가 넘어가면서 ‘부모가 타계’하면서 부모봉양의 의무에서 마저 벗어나게 된다.

이렇게 정년퇴직, 자녀독립, 부모타계의 세 가지 이벤트를 겪으면서 은퇴자들은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시간을 갖게 되는데, 이를 두고 ‘가족에서 졸업한다’는 표현을 쓰는 것 같다. 단카이세대가 70대에 접어들면서 가족에서 졸업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 건강 관련해 日 은퇴자들 어떤 점을 가장 중요시 하나?

일본의 한 연구소에서 55세부터 74세 은퇴자 1000명을 대상으로 ‘퇴직하고 나서 가장 후회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건강’과 관련해서 ‘정기적으로 치아검진을 받을 걸’ 하는 답변이 가장 많이 나왔다. 다음으로 운동해서 체력을 길러둘 걸, 평상시 많이 걸을 걸, 폭음 폭식하지 말걸 간식을 자제할 걸 순으로 답변이 나왔다.

◇ 일병식재 (一病息災)’ 유행…뜻은?  

본래는 병이 없을 때 건강을 챙긴다는 의미에서 ‘무병식재’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후기고령자들이 늘어나면서 ‘일병식재’라는 말을 많이 쓴다고 한다. 후기고령자들 중에는 병 하나는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은데, 그렇다고 벌써부터 인생 내리막길이라고 자포자기 하고 살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 가지 병에 걸리면 그때부터 ‘몸을 제대로 관리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된다는 뜻에서 ‘일병식재’라는 말을 쓴다고 한다.

◇ 치매카페도 등장…어떤 곳인가?

일본에서는 치매 대신 ‘인지증’이라나 말을 쓰는데, 현재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 중에서 치매환자가 462만명(2012년 기준)이나 된다고 한다. 치매환자가 늘어나면서 치매카페도 늘어나고 있다. 치매카페란 치매환자나 가족, 지역주민 전문가들이 한곳에 모여 차를 마시거나 간단한 다과를 하면서 서로 고민을 얘기하고 정보도 공유하는 장소인데, 일본정부가 국가치매대책의 하나로 재정적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한다. 현재 전국에 약650여곳이 있다고 한다.

◇ 사후,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서비스도 등장…이유는?

나홀로 사는 고령자들 중에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분들도 많다. 그런데 여생이 얼마 안 남은 어르신들 중엔 가족과 같은 반려동물을 두고 세상을 떠나는 게 여간 마음에 걸리는 것 같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다고, 이 같은 고령자 수요에 맞춰 요즘 일본에서는 주인이 사망한 다음에 반려동물을 보살펴 주는 서비스가 인기가 있다고 한다. ‘애완동물(펫) 신탁’이 바로 그것이다.

반려동물 주인이 믿을 만한 가족이나 친척, 친구 등과 신탁계약을 맺는다. 애완동물 주인은 신탁자, 친척이나 친구는 수탁자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주인은 사료 등 사육비를 신탁재산 전용계좌에 넣어두면 된다. 반려동물 주인이 사망하거나 요양시설에 들어가 반려동물을 돌볼 수 없게 되면 신탁의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 즉 수탁자에게 애완동물이 인계되고, 신탁재산에서 사육에 필요한 비용이 지불되는 거죠. 수탁자가 애완동물을 잘 관리하는지 살피기 위해 신탁감시인을 두기도 한다.

◇ 저소득층의 소액 종신보험 늘어나…이유는?

본래 종신보험이라고 하면 가장이 일하는 동안 불의의 사고나 질병으로 사망했을 때 유가족의 생활비 보장을 위해 가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고령화로 혼자 사는 고령자들이 늘어나면서 종신보험의 용도도 변하고 있다. 자신이 사망한 다음 받은 보험금을 유가족의 장례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사실 저소득자 입장에서는 만일의 사태가 벌어졌을 때 돈이 없어 장례를 못 치르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있다.

어떻게든 장례를 치르긴 하더라도 자녀에 친척들에게 폐를 끼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떨칠 수 없는것이다. 일본인들이 남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무엇보다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보면, 종신보험이라도 가입해서 장례비 재원을 마련해 두려는 그들의 마음도 십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 日, 자신들의 사후 처리 비용까지 미리 준비해두나?

장례비용뿐만 아닙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종활 (終活, 슈카쓰)이라는 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종활이란 말 그대로 인생의 마지막을 위한 활동을 뜻하는 신조어인데, 생전에 자신의 장례식이나 묏자리 등의 준비와 더불어 물려줄 유산의 상속과 불필요한 연명치료에 대한 본인의 생각 등을 정리해 두는 것을 말한다. 고령자들이 자신의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한 준비작업인 셈인데, 일부 여행사에서는 ‘종활 여행’ 상품까지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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