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투데이] 슈퍼예산 맞나? 내년 상반기 '보릿고개'

2016. 12. 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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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 박재훈 앵커 ▶

우리나라 한해 국가 예산이 얼마냐, 15년 전 2001년에 100조 원을 넘어서서 다들 우와 했는데, 2011년에는 300조 원이 됐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말 국회에서 통과된 예산 규모는 이제 4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400조 원이란 숫자가 좀 의미가 있나 봅니다.

다들 이제 '슈퍼 예산'이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국민 1인당 천만 원, 대체 이 많은 돈이 어디에 쓰이게 되는지, 우선 신지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역시 일자리.

공공부문 청년 일자리 확충과 노인이나 장애인의 취업 지원 등을 위해 6천억 원을 투입합니다.

이로써 내년 보건, 복지, 고용 예산은 올해보다 6조 원 많은 130조 원, 총 예산의 3분의 1을 차지하게 됐습니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도 대비해 국방예산도 1조 5천억 원 늘립니다.

이른바 최순실 예산으로 분류됐던 실체가 불분명한 지출 3천7백억 원은 국회 논의과정에서 모두 깎였습니다.

[정관주/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지난달 4일)]
"의혹이 제기되고 있고 이런 부분에 있어서 선제적으로 저희가 예산을 폐지 내지 삭감한다는 차원에서…."

4백조 원대 슈퍼 예산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인상하기로 하면서 정부가 약속한 증세 없는 복지는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MBC 뉴스 신지영입니다.

◀ 박재훈 앵커 ▶

네, 예산이 이만큼 늘었다는 건 그만큼 우리가 세금도 더 많이 내게 됐다는 얘기겠죠.

엄주원 아나운서, 아닌 게 아니라 절세 혜택이 좀 줄었다고 해요?

◀ 엄주원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연말 소득공제에서 혜택을 보는 신용카드 공제도 축소 되고요.

상속세와 증여세도 실질적으로는 오르게 됩니다.

◀ 박재훈 앵커 ▶

저는 아직까지 신용카드 많이 쓰면 연말에 정산 많이 받겠거니 어렴풋이 생각하는데, 이제 그렇지도 않나 봐요?

◀ 엄주원 아나운서 ▶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애초 3년에서 1년을 줄여 2년까지만 연장하기로 했는데요.

따라서 300만 원 한도로 공제를 받는 건 2019년이 아니라 2018년까지입니다.

원래 상속세는 사망한 지 6개월, 증여세는 소유권을 넘긴 지 3개월 안에 신고하면, 세금을 10% 깎아줬는데요.

이 비율도 내년부터 7%로 줄어들어 실질적으로 세율이 최대 1.5%포인트 오릅니다.

가족에게 재산 증여를 고려 중이라면 이달 안에 마치는 게 좋겠죠.

반면, 세금 감면 혜택도 있는데요.

퇴직 후 3에서 10년 된 경력 단절 여성이 중소기업에 취직하면 150만 원 한도로 소득세를 70% 깎아줍니다.

◀ 박재훈 앵커 ▶

눈에 띄는 것 하나가 있네요.

액수상으로는 일자리 예산이 굉장히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 엄주원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17조 5천억 원이 배정돼서 올해보다 10%가 늘었습니다.

◀ 박재훈 앵커 ▶

액수가 많아진 건 좋지만 어디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이느냐가 사실 관건 아니겠습니까?

◀ 엄주원 아나운서 ▶

그게 중요하죠.

일단 사회 취약 계층의 일자리 지원에 예산을 편성했는데요.

노인 일자리에 4천660억 원, 장애인 일자리에 814억 원을 쓰기로 했습니다.

또, 공립 어린이집을 확충하고, 관련 일자리도 늘리기로 했는데요.

보조교사 인력을 2천656명 늘리는 데 129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또, 청년 일자리를 1만 개 이상 늘리겠다며 5백억 원을 편성했는데요.

원래 정부 예산에는 없었지만, 국회가 증액한 겁니다.

한편, 얼마 전 정부는 내년 공공기관 채용으로 사상 최대규모인 2만 명을 뽑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건 관련 보도로 확인하시죠.

◀ 리포트 ▶

구체적으로는 한국전력과 건강보험공단이 각각 1천 명 이상을, 서울대병원 등 국립의료기관이 최고 8백여 명을 뽑습니다.

[유일호/경제부총리]
"일자리는 삶의 필수조건이자 최고의 복지입니다. 고졸, 지역인재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채용 규모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하지만, 만 9천 명 가운데 출산이나 육아 휴직자 등을 대체하는 인력이 9천여 명이고, 하루 4시간씩의 시간제 근로자도 포함돼 있어 실제로 순수하게 늘어나는 청년 고용은 5천여 명 정도입니다.

특별한 대책이 없다면 앞으로도 청년 취업난은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 박재훈 앵커 ▶

사상 처음으로 400조 원을 넘긴 했는데 우리 경제 워낙 빈사 상태이다 보니 경제 회복까지 기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런 의견이 많죠?

◀ 엄주원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올해 정부 예산은 이미 4백조 원에 육박했고, 내년에 늘어나는 지출 규모는 2조 원 안팎으로 0.5% 정도만 늘어난 건데요.

정부는 최대한 확장적으로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지만, 내년 경기 한파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입니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경기 침체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실제로 OECD는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2.6%로 낮췄고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한한령으로 한류 산업의 타격이 우려되는 등 대외 여건도 좋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성장률을 떠받치던 건설투자 효과도 이제 약해지고 있는데요.

관련 보도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3분기 우리 경제는 전 분기보다 0.6% 성장해 네 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발표했던 3분기 성장률 예상치보다도 0.1%포인트 악화됐습니다.

원인은 건설투자와 수출이었습니다.

3.9%는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던 건설투자가 9월 시공 금액이 적어지면서 실제로는 3.5% 성장에 그쳤고 수출성장률도 0.8%로 예측했었지만 0.6%로 내려갔습니다.

3분기 마지막 달부터 위축된 건설투자는 부동산과 가계부채 대책으로 4분기부터 더 위축될 게 불가피한 만큼 그나마 성장률을 떠받쳤던 건설투자의 효과가 이제 끝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 박재훈 앵커 ▶

정치적으로는 내년 초에 헌법재판소 탄핵이냐, 하야로 인한 조기 대선이냐 이게 관심이지만 경제적으로도 다들 내년 상반기를 주목합니다.

투자, 소비, 고용이 모두 최저점을 찍으면서 최악의 '보릿고개'가 닥칠 거란 우려가 큰데요.

집행 과정에서 한 푼도 허투루 쓰지 말고 예산 운용의 묘를 잘 살려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이슈투데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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