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의사, 7초 만에 항암치료 처방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2016. 12. 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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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천대 길병원 국내최초 도입
환자정보 입력하자마자 진단.. 실제 의사가 내린 처방과 같아

"말로만 듣던 인공지능 의사 왓슨이 진료하고 항암제 처방까지 냈다니 신기하네요. 왠지 신뢰가 가니, 잘 나을 것 같아요."(대장암 환자)

"암 환자 진료에 써보니 왓슨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의학 지식과 최신 진료 서비스를 제안하네요. 최종 결정은 의사가 하겠지만, 왓슨이 훌륭한 보조 의사가 되겠어요."(대장암 수술 집도의)

가천대 길병원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미국 IBM사의 인공지능 '왓슨(Watson)'이 실제 암 환자 진료에 들어갔다. 길병원은 왓슨이 대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 조모(61)씨에 대해 항암제 투여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첫 진료를 무사히 마쳤다고 5일 밝혔다.

환자 조씨는 지난 11월 16일 대장암 3기 진단을 받고, 길병원에서 복강경 수술을 받았다. 오른쪽 대장 절반과 주변 림프절을 제거한 상태다.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를 암세포를 제거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항암 치료가 필요했기에 이 병원 본관 1층에 개설된 인공지능 왓슨 암센터를 찾았다.

의료진은 조씨의 나이, 몸무게, 전신 생체 지표, 시행한 치료법, 조직검사 결과, 암 관련 혈액검사 지수, 유전자검사 결과 등을 왓슨 인터넷 시스템에 입력했다. 그러자 왓슨은 7초 만에 적합한 진단과 치료법을 제시했다.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에 대한 근거와 신뢰 점수도 제시했다. 왓슨이 적극 추천한 처방은 항암제 병합요법으로, 외과·종양내과·병리학 교수 등이 협동 진료해 내린 처방과 같았다. 집도의인 백정흠 외과 교수는 "왓슨이 꾸준한 항암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근거를 바탕으로 제시해 신뢰감이 컸다"며 "의학적 판단을 하는 데 이세돌과 바둑을 두던 알파고처럼 거침이 없었다"고 말했다.

암 진료에 특화된 왓슨은 290여 종의 의학저널과 전문 문헌, 200종의 교과서, 1200만쪽에 달하는 전문 자료를 습득한 수퍼컴퓨터다. 미국 최고 암병원으로 꼽히는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의 8개 전문 진료과 30여 명의 전문의가 의학과 임상 데이터를 입력하고 해석을 업데이트한다. 내년이면 전체 암의 약 85%를 왓슨이 진단하고 처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암 환자 진료는 미국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 도쿄대와 싱가포르대 병원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길병원은 앞으로 의료진이 의뢰하거나 환자가 신청하는 경우 왓슨 암센터에서 진료를 할 방침이다. 아직 정식 진료가 아니기에 비용은 무료다. 현재 하루 5~7건의 진료 문의가 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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