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은행에 낸 재직증명서 '비덱'..자금세탁 노렸나

2016. 12. 6.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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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외국 거주자’ 신분으로 보증신용장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에 낸 재직증명서가 최씨가 독일에 세운 페이퍼컴퍼니인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가 발급한 서류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 입장에선 자기 예금을 찾아 독일로 송금하는 단순한 방법이 있었는데도 이런 서류까지 동원하며 딸 명의로 ‘외국 거주자 유로화 대출’을 받아낸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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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하나은행 보증신용장 받을 때 ‘외국 거주자’ 증빙으로
돈세탁 의심 독일법인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 재직증명서 내…
최순실 예금 등 담보로 5억여원 대출받아
“외환거래법 감시 피하려는 꼼수”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외국 거주자’ 신분으로 보증신용장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에 낸 재직증명서가 최씨가 독일에 세운 페이퍼컴퍼니인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가 발급한 서류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 입장에선 자기 예금을 찾아 독일로 송금하는 단순한 방법이 있었는데도 이런 서류까지 동원하며 딸 명의로 ‘외국 거주자 유로화 대출’을 받아낸 셈이 됐다. ‘자금세탁’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5일 사정당국과 금융권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해 12월8일 이화여대 1학년이던 정유라씨(당시 19살)는 케이이비(KEB)하나은행 압구정중앙지점에 ‘코레스포츠’ 재직증명서를 제출해 국내가 아닌 독일에 사는 ‘비거주자’(외국 거주자) 신분으로 보증신용장을 받았다. 비거주자 신분은 외국에서 영업활동에 종사할 경우 등에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정씨가 제출한 재직증명서는 최순실씨가 독일에 세운 페이퍼 컴퍼니에서 발급한 것으로, 현재 금융당국은 이 재직증명서가 유효하지 않아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독일 검찰은 최씨 모녀 소유인 코레스포츠가 주소지를 둔 비덱호텔을 독일 내 돈세탁 혐의로 조사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 검찰도 삼성전자가 280만유로(약 37억원)를 이 회사에 송금한 것에 대해 대가성 여부를 수사중이다.

최순실 의혹을 보도한 독일 지역지. 사진은 최씨가 독일에 세운 회사 비덱스포츠가 사들인 비덱타우누스호텔의 모습. 누리집 갈무리

정씨는 19살 대학생이 받기 쉽지 않은 보증신용장 방식에 ‘외국 거주자’라는 신분 요건까지 적용해 하나은행 독일법인에서 38만5천유로(한화 5억78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 독일 현지에서 받은 대출의 금리는 0.8%였으며 1년 만기 상품이어서 최근 정씨의 대리인이 대출을 상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대출은 최씨의 3억원짜리 정기예금과 최씨 모녀가 공동 소유한 7만여평 규모의 강원도 평창 소재 임야를 담보로 실행됐다. 최씨 모녀는 왜 단순 송금 대신에 ‘외국 거주자 보증신용장 대출’이란 복잡한 방식을 선택했을까? 외환 전문가들은 이들이 ‘국외 송금 규제’와 ‘자금 추적’을 동시에 피한 채 국내 자금을 외국으로 가져 나가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또 이 과정에서 금융 전문가의 조력이 있었을 것이란 의혹도 제기했다.

실제 ‘외국 거주자’ 신분에 독일 현지에서 실행되는 ‘유로화 대출’이란 조건이 더해지면 외국환거래법의 감시망을 피할 여지가 커진다. 금융권의 한 외환분야 전문가는 “국내 거주자가 외국 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해 거액의 송금을 할 경우 액수와 용도 등을 신고하게 돼 있고 이를 국세청과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인지하게 되는데 비거주자의 유로화 대출은 대체로 외국환거래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씨의 경우 보증신용장 발급 사실만 한국은행에 신고했을 뿐이다. 또다른 외환 분야 전문 법조인은 “최씨 모녀가 사용한 방식은 비전문가는 알기 어려운 내용이어서 금융 전문가의 조력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취재 결과 최씨는 지난해 5~6월부터 독일에 법인을 세우려 움직였고 7월에 ‘셸프(Shelf) 컴퍼니’(팔기 위해 만든 회사)인 ‘마인제959’를 인수해 코레스포츠를 설립했다.

한편, 하나은행은 이와 관련해 “대출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는 없었다”고 밝혔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정유라씨의 모습. 한겨레 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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