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워싱턴 D.C.역 필요" vs "오송·공주역 상권 직격탄"
세종 "열차 서야 80만명 도시 성장"
대전·충청 "역 이용객 감소" 반발
이에 대해 충북은 세종시 관문 역할을 하는 오송역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오송역 주변 상권도 위축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충남은 공주역 존립 자체를 걱정한다. 공주역은 지난해 호남고속철도 개통과 함께 문을 열었지만 하루 이용객이 500여 명에 불과하다. 대전 역시 KTX정차 횟수가 크게 준 호남선 서대전역 활성화는 물 건너갈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택구 대전시 기획조정실장은 “세종시 출범 이후 4년간 대전시 인구 5만명이 세종시로 이주했다”며 “세종역까지 생기면 인구 유출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역 인접 지점에 추가로 역을 건설하는 것에 따른 예산낭비 논란도 있다.
이해찬 의원 측은 “세종역은 하루 10여 차례 정도만 열차가 정차하는 간이역 형태여서 오송역과 공주역 등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주말 기준 하루 129차례 KTX열차가 서는 오송역은 오는 9일 수서발 고속열차(SRT)까지 가세하면 과부하가 걸릴 것”이라고 했다. SRT열차는 오송역에 하루 54회(왕복) 정차한다.
세종역이 들어서면 정부세종청사 공무원을 포함한 세종 시민들은 편해질 전망이다. 서울에서 KTX를 타면 오송역에 내린 뒤 다시 BRT(간선급행버스)를 타야 정부세종청사에 간다. 오송역에서 세종청사까지 거리는 18㎞다. BRT를 타면 오송역에서 세종청사까지 15~20분 걸린다. 배차간격(5~10분)까지 감안하면 길에서 20~30분을 보낸다.
세종역이 세워지면 청사까지(3~4㎞) 자동차로 3분이면 갈 수 있다. 일반 시민은 물론 정부청사를 찾는 민원인도 편해진다.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세종역이 생기면 KTX 오송역에서 정부세종청사까지 택시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오송역에서 정부세종청사까지의 택시요금(2만원 안팎)은 서울역~오송역 KTX요금(1만8500원)보다 비싸다.
하지만 인구 증가를 기반으로 한 세종시 자족기능 확충에는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서울에서 정부세종청사로 출퇴근 하는 공무원을 포함해 세종시 이주민이 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역까지 만들어지면 세종시에 정착하기보다는 서울 등지에 거주하려는 공무원이 오히려 늘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고승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세종역을 막기보다는 역이 들어섰을 때 나머지 충청권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상생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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